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마도 백화점의 폭풍

27화: 마도 백화점의 폭풍
화르륵-!
드워프 브록의 망치질이 아스트라페의 칼끝을 때릴 때마다, 극저온 서리 에센스의 은빛 오라가 칠흑 같은 뼈칼 칼날 속으로 물처럼 녹아들었다.
"마지막 한 방이네, 의형제! 단단히 잡게나!"
브록이 마지막으로 모루를 향해 온 힘을 실어 망치를 내리쳤다.
깡-!
눈부신 은백색의 서리 파편들이 공방을 메우며, 마침내 개조를 마친 아스트라페 뼈칼이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냈다. 칠흑 같은 기계 자루 끝에 서려 있던 불꽃 위로, 차가운 서리의 아지랑이가 은은하게 감돌며 예리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영웅 등급 '아스트라페'의 개조 조율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 '서리 파괴 (Frost Break)' 영구 속성 추가:
- 효과: 해체 및 전투 시 5%의 확률로 대상 동결 폭발 및 둔화 디버프 유발. 뼈칼 본연의 절삭력 및 장갑 파괴 대미지 영구 +10% 상승.
지한은 차가운 손맛을 느끼며 뼈칼을 역수로 돌려 쥐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의 완벽한 성물이었다.
그때, 오르비스 마도 백화점의 감정사 루시앙으로부터 전음이 다급하게 날아왔다.
[루시앙: 지한 경! 당장 백화점으로 오셔야겠소! 경매 현장이 완전히 폭발했소! 자네의 설계도 때문에 오르비스 상단 전체가 발칵 뒤집혔단 말이오!]
지한은 곧장 마도 백화점 3층 경매장으로 향했다.
경매장 입구에 다다르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대상인들의 열기와 고성이 골목을 메우고 있었다. 감정실 내부에서는 오르비스 굴지의 광업 대기업인 '골든 오어 길드'와 철강 길드인 '블랙 메탈 길드'의 대표들이 서로 붉은 얼굴로 호가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48골드! 우리 블랙 메탈 길드에서 48골드를 부르겠소! 양보할 수 없소!"
"하! 50골드! 골든 오어가 이 도면을 독점하겠소! 더 올리시든지!"
시작가 15골드는 진작에 아득히 돌파한 지 오래였다.
두 거대 제작 길드가 드워프 광산의 자동 드릴 도면이 지닌 '채광 효율 30% 영구 상승'이라는 막대한 독점 이권을 쟁취하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결국 마지막 낙찰 카운트다운의 긴장감 속에서 골든 오어의 대행수가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쳤다.
"62골드! 더 부를 테면 불러보시오!"
"……."
블랙 메탈 대행수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조용히 주판을 내려놓았다.
낙찰 망치가 경쾌하게 울렸다.
탕! 탕! 탕!
[고대 드워프의 마법 공학 자동 드릴 설계도가 62골드에 최종 낙찰되었습니다!]
62골드 낙찰.
지한의 손끝에서 탄생한 도면 하나가 오르비스 경매장을 폭풍처럼 휩쓴 것이다.
지한은 3%의 위탁 수수료(1.86골드)를 제한 최종 대금 60.14골드를 백작가의 VIP 계좌를 통해 정산받았다.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자금과 합쳐 지한의 총재산은 91골드 1실버라는 기적 같은 액수에 도달했다.
현실 현금으로 자그마치 900만 원이 훨씬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지한은 가방을 메고 백화점 구석의 환전 탭을 켰다.
[현재 보유 재화: 91 골드 1 실버]
[출금 가능 재화: 50 골드 (5,000,000 원)]
[수수료 5% 제외 후 이체 금액: 4,750,000 원]
[현실 계좌로 출금하시겠습니까?]
지한은 망설임 없이 출금 버튼을 터치했다.
카톡-!
[KB국민은행 입금: 4,750,000원. 잔액: 7,858,430원]
통장의 앞자리가 700만 원대로 올라선 입금 문자를 확인하는 지한의 눈시울이 뜨겁게 젖어 들었다.
지수의 다음 달 항암 수술 치료비는 물론, 집안을 파멸로 몰고 가던 연체 사채 빚의 절반을 일시에 변제하여 옥조이던 독촉장 고지서의 올가미에서 완전히 해방되게 된 것이다.
현실의 단칸방 구석에서 지한은 벽에 기대어 한참 동안 뜨거운 희열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게임 내의 어두운 음모는 그의 성공과 반비례하여 더욱 깊숙하게 그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었다.
같은 시각, 오르비스 지하 슬럼가의 어두운 골방.
아이언 크로우(Iron Crow) 길드의 길드장인 암살자가 붉은 촉수가 감긴 단검을 벼리며 부하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길드장: 크로우 (Crow) - Lv.28 암살자]
"징벌대장 쿠간이 단 두 번의 칼질에 즉사당해 아이템을 드랍당했다고? 상대는 고작 5레벨의 넝마주이 스캐벤저였는데?"
크로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부하들이 사시나무 떨듯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다, 길드장님! 녀석이 쥔 검은색 뼈칼 아스트라페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단 한 방에 쿠간 대장의 판갑 장갑을 두 동강 내 무력화시켰습니다."
"흥…… 영웅 등급 무기가 확실하군. 오르비스에 갓 기어들어 온 풋내기 새끼가 감당하기엔 과분한 성물이지. 오늘 밤 기사단이 대지부를 비우는 틈을 타, 녀석을 암살하고 아스트라페를 회수하라. 실패는 없다."
"존명!"
지한의 가슴팍에 장착된 에메랄드 브로치가 불길하게 은은한 경고의 진동을 내뿜기 시작했다.
어두운 사냥꾼들의 발걸음이, 그를 향해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