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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9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의형제의 유산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9화: 의형제의 유산

바닥에 떨어진 맥주잔에서 흘러나온 거품이 붉은 쇠 부스러기 사이로 조용히 스며들었다.
드워프 브록은 붉은 수염을 파르르 떨며 테이블 위에 놓인 영웅 등급 보석 [태양의 눈물]을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태양의 눈물…… 정말로 태양의 눈물이군! 그 고대 용광로의 깊은 핵 가마 속에서만 수백 년에 걸쳐 한 톨씩 맺힌다는 드워프 왕국의 잃어버린 성물일세!"

브록은 돋보기안경을 벗어던지고 지한의 손을 부여잡았다. 그의 두껍고 단단한 드워프 손아귀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봐, 의형제! 자네가 가져온 이 보석과 영혼 태엽이 있다면…… 내 일생을 바쳐 벼리려 했던 마법 공학 해체사 전용의 전설적인 도구를 만들 수 있네! 자네가 이 보석을 나에게 맡겨준다면, 드워프 장인의 모든 자존심을 걸고 역작을 완성해 주겠네!"

"무엇을 만들 수 있습니까?"

"마법 공학 정밀 해체 뼈칼, [아스트라페 (Astrapē)]일세! 단순한 도구가 아니네. 사물의 마력 흐름을 해체할 뿐만 아니라, 전투 중 적의 마력 보호막과 물리적 장갑의 흐름을 직접 베어 분해해 버리는 해체사만을 위한 마법 공학 무기이지!"

영웅 등급의 무기이자 해체 도구인 [아스트라페].
지한은 브록의 격정 가득한 제안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믿고 맡기겠습니다. 형님."

"하하하! 의형제! 탁월한 선택일세! 꼬박 이틀의 시간이 걸릴 테니 그동안 자네는 몸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두게나. 오르비스 북쪽에 있는 '서리 거인의 협곡'으로 가서 빙결 기운이 서린 '서리 마력석'을 캐오면 뼈칼의 과열 방지 조율에 아주 완벽하게 들어맞을 걸세."

[돌발 의뢰: 불칸의 공방 조율]

"다녀오겠습니다."

지한은 브록과 주먹을 맞대고 대장간을 나섰다.

이틀간 레벨을 높이고 장비를 단단히 다듬을 기회였다. 그는 오르비스의 중앙 광장으로 가던 중, 광장 한편의 모험가 길드 의뢰판 앞에서 낯익은 실루엣들을 발견했다.

"어? 어어?! 저기 봐, 지한 형씨 아니야?!"

기합 어린 외침과 함께 은빛 전신 사슬갑옷을 입은 덩치 큰 기사가 지한을 보고 헐떡이며 달려왔다. 사냥꾼 크리스와 마법사, 궁수 파티원들이었다!

"크리스 씨? 오르비스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하하하! 지한 형씨 덕분에 라르크 마을에서 블러드 울프 사냥 대박을 치고 평판을 올려 오르비스로 진출했단 말일세! 그런데 오르비스에 오자마자 자네 소문으로 상인들이 뒤집어졌더군! 라인하르트 백작가의 조력자가 되었다며?"

크리스 파티원들은 지한의 눈부신 성공 신화와 소문을 들으며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들에게 지한은 이제 동경의 대상을 넘어 거대한 랭커로 성장할 은인으로 모셔지고 있었다.

지한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제안했다.

"잘되었군요. 마침 오르비스 북쪽 '서리 거인의 협곡'으로 서리 마력석을 캐러 갈 파티를 찾고 있었습니다. 함께 가시겠습니까?"

"서리 거인의 협곡?! 거긴 18~22레벨 몬스터들이 나오는 아주 위험한 구역이지만…… 지한 형씨와 함께라면 지옥 불덩이 구덩이라도 갈 용의가 있네! 당장 출발하세!"

크리스 파티는 망설임 없이 지한의 제안을 수락했다. 지한의 신들린 약점 투시 오더와 드워프 고글, 그리고 백작가의 기운이 깃든 장비들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일행은 정비를 마치고 오르비스 북문의 험준한 산악 기차를 타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흰 눈 세상으로 향했다.

'서리 거인의 협곡.'

한겨울의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 닥쳐 시야를 가리는 하얀 빙벽들의 골짜기였다.
기사단과 다닐 때보다 인원수는 적었지만, 라르크에서부터 합을 맞춰온 크리스 파티의 결속력은 탄탄했다.

지한은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을 내렸다.
하얀 설원 위로 붉은 격자 격자선들이 흐릿하게 깔리며, 눈 덮인 바위 아래에 박혀 있는 푸른빛의 '서리 마력 광맥'들의 흐름이 선명하게 투사되었다.

"전방 30미터 바위 틈새에 마력 광맥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전진……."

지한의 경고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방의 설산 빙벽 위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눈덩이들이 굴러내려 오기 시작했다.

바스락, 콰구구궁-!

하얀 안개와 날리는 눈보라 사이로, 신장이 2미터에 달하고 온몸이 새하얗고 긴 털로 뒤덮인 괴생명체들이 나타나 일행의 사방을 포위했다. 붉게 충혈된 눈이 눈보라 속에서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프로스트 예티 (Frost Yeti) - Lv.20]

그 수는 무려 다섯 마리였다.
20레벨 몬스터들의 살기가 설원 위로 사납게 뿜어 나오며 일행의 전방을 가로막아 섰다.

크리스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강철 검을 고쳐 쥐었다.

"예티 무리다! 지한 형씨, 오더를 내려주게!"

눈보라가 몰아치는 얼어붙은 골짜기 한가운데.
지한은 보급형 해체 키트와 은빛 핀셋을 단단히 고쳐 잡으며 하운드 사냥 때처럼 차갑게 눈동자를 빛냈다.

설원 위의 새로운 사냥이, 지한의 손끝에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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