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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89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새로운 질서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89화: 새로운 질서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 리레코드가 황도 루테시아 상공 한가운데에서 눈부신 백색과 황금빛 룬 오로라 장막을 밤하늘에 드리운 채 정박해 있는 동안, 지한은 수도 본부의 최고 회의실에서 제국 황실 대리인들과 제국 의회 의장단을 소집했다.

그들이 앉은 원형 탁자 위에는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최종 법적 조서인 ‘대륙 단일 자유 물류 연합(Continental Unified Logistics Union) 설립 조서’가 놓여 있었다.

내용은 심플하면서도 파괴적이었다. 제국 내의 모든 세금 징수 관문과 영주간 물류 장벽을 영구 해체하고, 아스트라페가 관리하는 독점 네트워크를 통해 전 대륙의 물류 유통을 강제 일원화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이건 황실의 고유 과세 주권과 영주들의 사법 전권을 통째로 강탈하겠다는 문서가 아닙니까! 제국 역사상 이런 오만한 조약은 없었습니다!”
제국 의회 의장이 붉은 핏대를 세우며 탁자를 치고 소리쳤다.

지한은 턱을 갰다. 그의 두 눈가에 서린 [아틀라스의 눈] 고글이 의장단 전체의 마력 흐름과 숨결의 흔들림을 소름 끼치도록 차분하게 읽어 내리고 있었다.

“과세 주권이라. 영주들이 관문을 세워 모험가들과 백성들의 피를 빨아먹는 썩은 관습을 그동안 주권이라 불러왔나? 그 썩은 껍데기는 오늘부로 완전히 절단 해체된다.”

지한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웅웅웅웅웅웅웅웅웅웅-.

회의실 유리창 너머로, 공중에 정박한 알바트로스 요새 하부에 도킹되어 있던 30미터 크기의 초전설 거신 아스트라페 기가스가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회의실 내부를 고요히 들여다보았다. 흉부의 '아틀라스 절대영도 파동포'가 푸른 스파크를 일으키며 0.1초의 사격 준비를 마쳤음을 경고했다.

회의실 내부의 공기가 순식간에 영하로 떨어지며, 의장단의 컵에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

“서명해라. 수술은 이미 끝났다. 너희는 껍데기만 치우면 된다.”
지한의 서늘한 목소리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황실 기사단과 의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조서 하단에 그들의 국새와 고유 도장을 차례대로 찍어 나갔다. 제국의 낡은 귀족 독점 체제가 지한의 무력과 물류 카르텔 앞에 완전히 굴복하여 역사 속으로 영구 해체 분해되는 순간이었다.

[시스템 메시지: 대륙 단일 자유 물류 연합이 공식 발효되었습니다.]

가상 세계 아르카디아의 모든 화폐와 물자의 흐름이 강지한의 손바닥 안에서 완성되는 새로운 지배의 질서가 정식 확립되었다.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는 네오넷 신임 회장 강지한의 대담한 기자회견이 전 세계 뉴스의 메인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속보: 네오넷 강지한 회장, 아르카디아 2세대 오감 동조 가상현실 원천 기술 특허권의 '전 세계 무료 오픈소스 선언' 발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특허 독점 구도가 영구 해체되며, 중소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가상현실 민주화 시대 도래 선포.]

이 선언은 전 세계의 대중들과 중소 개발자, 학계로부터 사상 초유의 기립 박수와 극도의 찬사를 끌어냈다. 그동안 거대 대기업들이 특허 장벽을 쌓고 일반 개발사들을 억누르며 콘텐츠 제작을 가로막던 착취의 고리가, 지한의 특허 해체 선언 단 한 번에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이다.

대중들은 그를 착취자가 아닌 가상 현실의 진정한 ‘민주적 구원자’로 칭송하며 열광했다.

현실 세계, 한남동 펜트하우스의 테라스.
지한은 시원한 저녁 한강 바람을 맞으며 휠체어 없이 스스로 똑바로 서서 걷고 있는 지수와 기분 좋은 가벼운 웃음을 나누며 통화했다.

“형! 뉴스 다 봤어! 형 진짜 너무 멋있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형 칭송하고 있어!”
화면 속 지수의 얼굴은 최고의 건강과 혈색을 되찾아 황홀할 정도로 밝게 빛났다.

“그래, 약속했으니까. 이제 우리한테 그 누구도 억압이나 빚 독촉 전화를 가할 수는 없다. 평화롭게 누리기만 해.”

지한은 수신기를 끄며 고요하게 흐르는 한강의 물결을 응시했다.
빚쟁이 꼬맹이 청소부에서 시작해, 기어코 양대 세계의 낡고 썩은 모든 기득권 시스템을 완벽하게 절단 해체하여 자신만의 완벽한 성역과 새로운 질서 위에 왕좌를 세운 사내.

그는 이제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절대적인 지배자로서 찬란한 제국의 막바지 완성을 향해 웅장하게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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