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기회의 지평선

188화: 기회의 지평선
아스트라페 수도 본부 빌딩 최상층 집무실의 커다란 전면 유리를 통해 황도 루테시아의 밤거리가 은하수처럼 찬란하게 내려다보였다. 지한은 커피 잔을 든 채 조용히 그 야경을 응시했고, 그의 등 뒤에서는 크리스가 태블릿 모니터를 조작하며 신대륙 노스가드의 정착민 통계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었다.
“형님, 현재 노스가드 대륙의 자치 정부 설립 이후, 각 상회와 소형 길드들로부터 이민 신청서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일반 유저들의 대이동이 시작된 셈입니다.”
크리스가 기쁜 목소리로 보고했다.
지한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좋다. 기존 대형 독점 길드들이 노스가드의 입구를 틀어막고 자기들끼리 노다지를 나눠 먹으려 하겠지. 그들의 장벽을 완전히 으깨버리고 일반 유저들에게 전면 개방해라. ‘노스가드 전면 개방 조서(Declaration of Northgard Open-Access)’를 공식 선포한다.”
지한의 단호한 선언은 전 대륙 아르카디아의 커뮤니티와 월드 채팅창을 그야말로 폭발시켰다.
[대영주 선언: 신대륙 노스가드의 모든 사냥터와 광산, 그리고 고대 유적 기지를 일반 모험가 전원에게 상시 100% 무료 개방합니다!]
- 특수 혜택: 노스가드 내 개인 채굴 광물의 90% 소유권 보장 및 아스트라페 유통망 우대 판매 권한 헌정.
이 혁명적인 조서가 선포되자마자, 그동안 대형 거대 길드들의 사냥터 통제와 자원 독점에 숨죽이고 있던 수백만 명의 중소 규모 유저들과 라이트 모험가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강지한 만세! 진짜 갓지한이구나!”
“독점 길드 놈들이 입구 막으려다 요새 알바트로스의 주포 포격 위협에 쫄아서 도망쳤대!”
“기회의 신대륙이 열렸다! 다들 노스가드로 가자!”
수만 척의 일반 모험가 비공정들이 꼬리를 물고 북방 경계선을 가로질러 노스가드로 대대적인 행렬 비행을 개시했다.
일부 대형 독점 길드들이 골짜기 길목을 가로막고 통행세를 뜯으려 시도했지만, 지한의 시간 가속 성역 요새 알바트로스 리레코드와 30미터 크기의 기계 거신 아스트라페 기가스가 그들 머리 위에 위엄 넘치게 출현하자마자, 기겁하며 방어선을 허물고 허겁지겁 도망쳐 흔적도 없이 붕괴했다.
노스가드는 역사상 유례없는 대호황과 활력이 끓어넘치는 ‘기회의 지평선’으로 정식 탈바꿈했다.
수백만 유저들이 노스가드의 희귀 광물들을 캐내어 지한의 아스트라페 상단에 판매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지 통행료와 경매장 교역 수수료가 고스란히 아스트라페의 금고로 폭포수처럼 유입되었다.
[시스템 메시지: 노스가드 자유 개방 교역망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주간 순수익이 320,000골드를 돌파했습니다!
가상 대륙의 경제와 물류 전체가 강지한이라는 사내 한 명의 손끝에서 순환하는 절대적인 철혈 독점 카르텔이 완성되었다.
한편, 현실 세계 서울 한남동의 초호화 한강 조망 펜트하우스.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넓고 쾌적한 다이닝 룸 테이블 위에 정갈하고 따뜻한 요리들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 휠체어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제 발로 굳건히 서서 접시를 나르는 동생 지수의 얼굴에는 그늘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해맑은 미소가 가득했다.
“형! 찌개 다 끓었어! 어서 와서 먹자!”
지수가 지한을 향해 손을 힁힁 흔들었다.
지한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지수의 맞은편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한 달에 30만 원을 벌기 위해 가상 캡슐 안에서 매일 18시간씩 썩어 문드러진 마수 가죽을 뜯고 쇠붙이를 분해하던 비참했던 스캐벤저 시절. 부모님이 남긴 수억 원의 사채 빚 독촉 전화에 매일 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공포에 떨던 그 쓰라린 과거.
지한은 이제 현실과 가상 양쪽의 모든 썩어 문드러진 종양을 완벽하게 절단 해체하여 역사 속으로 완전히 날려 보내 버렸다.
그는 이제 동생의 해맑은 미소 앞에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서 있는 가장이자, 두 세계 모두를 지배하는 유일무이한 절대적인 거신으로서 찬란한 제국의 막을 찬란하게 완성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