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노스가드의 군주

179화: 노스가드의 군주
크로노스 기어 코어의 금빛 모래시계가 요란한 진동을 멈추고 지한의 기계 의수 손바닥 아래에서 고요하게 청백색 빛을 발산하며 안착했다. 그와 동시에, 세계수 정상에서 뿜어졌던 것과 똑같은 눈부신 은빛 마력 파동이 스파이어 거탑 꼭대기에서부터 하늘 높이 솟구쳐 올라 노스가드 대륙의 밤하늘 전체로 파도처럼 번져 나갔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대륙 전체를 혹독하게 휘감고 가로막고 있던 가혹한 화산재 폭풍과 칠흑 같은 어둠이 한순간에 걷히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황홀한 은백색의 오로라 광막이 태양처럼 밝게 내려앉았고, 영구 동토의 매서운 칼바람은 유저들이 쾌적하게 호흡하고 활동할 수 있는 시원한 북풍으로 완벽하게 조율되었다.
[시스템 메시지: 크로노스 기어 코어의 완전 해체 및 동조 완료!]
[노스가드 대륙의 마도 연산, 기상 제어, 그리고 로컬 물리 엔진의 절대 권한을 영구 획득하셨습니다!]
[특수 상태: 강지한 님이 노스가드 대륙 전체의 영구 세습 대영주이자 '군주(Sovereign of Northgard)'로 대관되셨습니다!]
이 역사적인 월드 알림 창이 아르카디아 대륙 전역에 접속해 있던 2억 명의 모험가들의 시야에 황금빛 글씨로 요란하게 점멸하기 시작했다.
[월드 알림: 신대륙 노스가드의 주권이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회주 '강지한' 님에게 복속되었습니다!]
“……미친, 이게 현실이야?”
“밑바닥 쓰레기나 뒤지던 기피 직업 스캐벤저가, 기어코 신대륙 노스가드 전체의 독점 군주가 되었다고?”
“아스트라페 길드가 대륙의 진짜 황실을 넘어섰네! 이제 아르카디아의 주권은 강지한에게 있다!”
대륙 곳곳의 대도시 광장과 사냥터에서 유저들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허공의 메시지를 보며 경악했다.
그 시각, 네오넷 본사 권혁준 대표 이사 집무실.
툭-.
권혁준의 손에 쥐여 있던 스마트 기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화면에는 아스트라페 인베스트가 네오넷의 우호 지분 51%를 전량 확보하여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법적 등기 완료 보고서가 선명했다.
“끝났군…… 이제 네오넷도, 아르카디아도 완전히 강지한의 손바닥 안이네.”
권혁준은 허망하게 소파 뒤로 몸을 파묻었다. 현실에서의 빚쟁이 꼬맹이를 무시하고 가볍게 스펙 하향으로 밟아 없애려던 그의 오만이, 결국 회사 전체의 주권 상실이라는 파멸적인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현실 세계, 서울 대학병원 특별 수술실 내부.
시냅스 나노 케어 장치를 장착한 동생 지수가 마침내 세계 최고 권위의 의료진의 특별 호위를 받으며 수술실의 무균문 안쪽으로 안전하게 입성했다.
최민우 이사가 지한의 전용 캡슐 방 수신기 너머로 떨리는 어조로 승전보를 보고했다.
“형님! 현실 세계에서의 모든 네오넷과의 지분 인수 합의 서명이 법적으로 완벽하게 등록 완료되었습니다! 지수의 난치병 치료 특별 수술도 방금 수술실 문이 닫히며 예정대로 안전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현실에서의 모든 복수와 청산이 끝났습니다!”
지한은 헬하임 요새의 최정상 발코니 난간으로 걸어 나가 노스가드의 웅장한 대지를 내려다보았다.
칼바람이 그의 망토를 거칠게 뒤흔들었지만, 그의 등 뒤에는 신장 30미터의 은빛 기계 거신 아스트라페 기가스가 붉은 눈을 빛내며 부동자세로 지한을 엄호하듯 우뚝 솟아 있었다. 하늘에는 초전설 엔진을 장착한 아스트라페의 헬하임 비공정 선단 수십 척이 백색 왜곡막의 황홀한 오라를 뿜어내며 기수를 아래로 숙이고 주인을 향해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썩은 마수 가죽을 뜯고 쇠붙이를 뒤지던 비참했던 스캐벤저 청년.
그는 이제 가상 세계 노스가드의 절대적인 영구 군주이자, 현실 세계의 거대 다국적 IT 기업 네오넷의 최고 소유주로 대관되어 두 세계 모두를 완벽하게 수술해 장악한 채 거대한 제국의 막을 찬란하게 수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