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시간의 비상

172화: 시간의 비상
티탄 제너럴 크로노스의 육체에서 해체해 낸 초전설 등급의 '티탄 코어 - 크로노그래프'는 투명한 크리스탈 튜브 내부에서 금빛의 미세한 기어들이 기묘한 주파수를 내며 고속 회전하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동력원이 아닌, 아르카디아의 시간 가속 및 감속 물리 코드가 하드웨어적으로 정렬된 신화적인 핵심 부품이었다.
지한은 곧바로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의 메인 동력실로 이동했다.
그는 요새 중앙의 아포칼립스 무한 에테르 엔진 전면의 마력 분배기 슬롯을 열고, 금빛으로 맥동하는 크로노그래프 코어를 장착시켰다.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의 메인 엔진에 초전설 크로노그래프 코어를 이식합니다.]
[요새 전체의 시간 물리 매트릭스 동조율: 100%]
- 특수 기능: '크로노 드라이브 (Chrono Drive)' 가동 가능. 요새의 추진 속도 및 비공 비행 속도가 상시 300% 증가합니다.
- 무장 강화: '크로노 뇌전 주포'로 진화. 모든 주포의 연사 쿨타임이 80% 감소하며 3연사 사격이 가능해집니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요새 알바트로스의 모든 철골 기둥과 갑판 배관들이 금빛 광채를 머금은 백색 에너지를 분출하며 강하게 진동했다. 브릿지의 모니터 콘솔 화면에 표기되던 기동 가속도 수치가 순식간에 기존의 3배 이상으로 폭등하여 고정되었다. 시간의 흐름을 쪼개어 요새 자체의 물리 기동력을 비현실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형님! 주포 제어 장치의 연산 딜레이가 0으로 수렴했습니다! 이제 아포칼립스 엔진의 출력이 포구 끝으로 실시간 전송되어 딜레이 없는 무한 포격 연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조종석의 크리스가 게이지를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외쳤다.
“좋다. 이제 노스가드의 진짜 전초기지를 요새화해야겠군.”
지한은 요새에서 내려 헬하임 요새 내부의 대형 주조 공장을 직접 가동했다.
그의 고글 [아틀라스의 눈] 너머로 요새의 벽면들을 덮고 있는 차가운 ‘헬하임 개척 장갑판’들의 주조 포뮬러가 세부 투시되어 보였다. 혹한의 영구 동토에서 요새를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적들의 모든 냉기 속성 타격을 무효화하는 초전설 등급의 특수 철강 장갑이었다.
“브로크 족장, 제련한 야철 주괴들과 요새의 연산 코어를 융합해 이 장갑판 주조를 시작해라.”
“오우! 알겠네! 즉시 대형 압착 주조기를 돌리겠네!”
드워프들의 거대한 기계 프레스가 굉음을 내며 야철을 압착하기 시작하자, 역시나 초전설 등급의 에너지를 융합하는 과정에서 압력 불균형 렉이 발생했다. 주조기 내부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극저온과 고온을 오가며 강철판의 겉면이 쩍 갈라지려 했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 신의 해체자] 뼈칼을 들고 나섰다.
[고유 능력: '신의 해체 영역' 발동.]
[주조되는 장갑판 내부의 물리 응력(Stress) 결합 구조를 실시간 투시합니다.]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서각-! 스각!
지한의 뼈칼이 주조 장비 전면을 향해 몇 번의 미세한 곡선을 그리며 횡단했다. 찰나의 순간, 강철판의 팽창과 수축을 방해하던 비정상 열역학 인장들이 실타래처럼 부드럽게 잘려 나가며 공중으로 승화했다.
그와 동시에 지한은 기계 의수를 쭉 뻗어 마력을 불어넣었다.
“원격 마력 쇄도.”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지한의 전신에서 뿜어진 백색 마력이 강철판의 분자 격자 구조를 가장 조밀하고 단단한 기하학적 대칭으로 재배열하여 고정시켰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주조기 내부의 온도 센서가 거짓말처럼 녹색의 안정을 유지했고, 배출구에서 눈부시게 매끄러운 순백색의 초전설 헬하임 장갑판 수십 장이 완벽한 형태로 쏟아져 나왔다.
[시스템 메시지: 초전설 등급 '헬하임 개척 장갑판' 20개 주조 완료!]
- 요새 알바트로스 외벽에 장착 시, 물리 방어력 300% 증가 및 냉기 속성 공격 면역 판정 획득.
브로크 족장은 거친 턱수염을 쓸어내리며 신음하듯 감탄했다.
“자네의 칼질 한 번에 뒤틀린 쇠가 살아 움직이듯 펴지다니…… 이건 대장장이가 아니라 철의 물리 법칙을 직접 주물러 깎아내는 신의 솜씨로군.”
장갑판 주조를 마친 지한은 브릿지로 귀환해, 현실 세계의 대리 법무팀으로부터 최종 보고 서류를 전달받았다.
[대리 보고: 네오넷 권혁준 대표의 경영권 포기 각서 및 지분 51% 양도 계약의 최종 서명이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수 님의 수술 예정 시각인 월요일 아침까지 법적인 간접강제금 부과 감시단이 네오넷 본사를 철저히 억누를 예정입니다.]
지한은 편안하게 숨을 내쉬며 미소 지었다.
부모님의 수억 원의 빚으로 매일 밤 벼랑 끝에 몰려 가상현실 캡슐 안에서 썩은 쓰레기들을 뒤지던 비참한 시절.
그는 이제 그 처참했던 과거를 완벽하게 해체하여 휴지통에 던져 버리고, 아르카디아 대륙 전체의 지배권을 틀어쥔 채 가상 세계의 신이자 현실의 압도적인 조 단위 자산가로 비상할 완벽한 막바지 비행의 날개를 거대하게 펼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