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7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태양의 중심에서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7화: 태양의 중심에서

후끈거리는 고열의 복사열이 지한의 뺨을 태울 듯이 엄습했다.
발밑의 수천 도 용암 연못은 지옥의 아가리처럼 끓어오르고 있었고,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유황 가스가 지한의 숨통을 조여왔다.

태양 용광로의 철제 제어판에 거꾸로 매달려 버티는 것 자체가 기적적인 집념의 산물이었다.

[남은 시간: 07분 42초]

눈앞의 붉은 카운트다운 숫자가 1초씩 줄어들 때마다 지한의 심박수도 요동쳤다.
그는 이를 악물고 제어판의 그을린 구리 덮개를 정밀 뼈칼 끝으로 강하게 지렛대질해 뜯어냈다.

철커덕!

덮개가 뜯겨 나가며 드러난 기계실 내부는 그야말로 극악무도하게 얽힌 청동 태엽들과 이음새 마력관의 미로였다.

"구조 정밀 투시."

지한의 고글 안쪽에서 은은한 녹색 광채가 감돌며, 뒤엉킨 기어 무덤의 내부 결함이 투명하게 비쳐 보였다.

중앙에서 끊임없이 동력을 전달해야 할 회전식 필터 기어 뭉치.
그 미세한 태엽 이빨 틈새에 검게 타버린 고대 골렘의 쇳조각 파편 하나가 쐐기처럼 꽉 꽂혀 있었다. 이 쇳조각 때문에 기어가 멈추었고, 동력로 내부에서 팽창하는 증기 압력이 배출구를 찾지 못해 폭발 직전까지 치달은 것이었다.

'저 쇳조각을 빼내야 해. 하지만 지금 내부 증기압이 기어를 너무 강하게 짓누르고 있어서 그냥 잡아당기면 기어 이빨이 부러진다.'

기어 이빨이 단 하나라도 손상되면 동력로 균형이 무너져 그 즉시 폭발할 상황이었다.

지한은 차분하게 쇳조각과 결합된 좌우의 압력 조절 유압 핀 두 개를 관찰했다.

'양옆의 조율 핀을 시계 방향으로 동시에 0.5밀리미터씩 풀어서 기어 틈새를 미세하게 벌린다. 그 찰나의 순간에 핀셋으로 쇳조각을 뽑아내고, 다시 핀을 즉시 조여 고정해야 한다.'

말은 쉬웠지만, 0.1밀리미터의 오차로도 기어가 어긋나 터질 수 있는 우주 정밀 조립 기술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지한은 등 뒤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훔치며 손가락 끝에 힘을 모았다.
왼손에 [불칸의 정밀 조율 핀셋]을, 오른손에는 뼈칼을 단단히 쥐었다.

"조율 핀 동시 개입."

그는 뼈칼 날끝과 핀셋 끝을 양측 조율 핀의 홈에 동시에 끼워 넣었다.
공장에서 불량 칩을 핀셋으로 집어 올릴 때의 그 정적이, 이 끓어오르는 용암 위 석실 한가운데에서 완벽하게 재현되었다. 지한의 뇌파가 고도로 집중되며 주변의 용암 소음이 소멸했다.

스슥.

그는 두 손목을 안쪽으로 꺾으며 핀을 미세하게 비틀었다.

철컥.

기어 틈새가 아주 미세한 틈으로 툭 벌어진 순간.

지한은 오른손의 뼈칼을 던지듯 가방에 꽂아 넣고, 왼손의 핀셋으로 기어 사이에 박혀 있던 시커먼 쇳조각의 머리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힘껏 위로 낚아챘다!

슈욱!

쇳조각이 기어 틈새에서 부드럽게 뽑혀 나왔다.
그와 동시에, 지한은 지체하지 않고 핀셋을 놔버린 채 두 손으로 양측 조율 핀을 원상태로 팽팽하게 조여 매듭지었다.

철커덕!

마지막으로 제어판 우측 하단에 위치한 커다란 수동 압력 배출 레버를 온 힘을 다해 아래로 꺾어 내렸다.

"열려라!"

지한의 외침과 함께 유적 천장을 뚫는 듯한 웅장한 가스 배출음이 복도를 울렸다.
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태양 용광로 상단 배출구에서 엄청난 양의 백색 증기 기둥이 허공으로 분수처럼 뿜어 나가며, 석실 전체를 짓누르던 붉은 압력 오라가 일순간 걷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눈앞의 시뻘건 카운트다운 숫자가 03분 12초에서 우뚝 멈추었다.

[태양 용광로의 내부 압력 과부하가 안전하게 해제되었습니다.]
[유적의 폭발 붕괴 위기가 소멸했습니다.]

"하아, 하아, 하아……!"

지한은 제어판 덮개에 머리를 기댄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뺨과 손목은 용암의 고열 때문에 붉게 익어 화끈거렸지만, 그의 귓가에 울리는 시스템 알림은 그 어떤 얼음보다 시원하고 감미로웠다.

띠링! 띠링!

[경이로운 유적 조율입니다!]
[마력 해체 숙련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마력 해체 스킬 레벨이 상승합니다! (Lv.1 -> Lv.2)]

그리고 공중에 둥둥 떠 있던 태양 용광로의 구형 가마 하단 배출구가 철컥 열리며, 그 안에서 고대로부터 용광로의 심장부에서 정제되어 오던 한 보석이 천천히 하강해 내려왔다.

영롱한 주황빛의 광채를 내뿜는, 마치 태양의 화염이 결정화된 듯한 거대하고 아름다운 보석이었다.

[태양의 눈물 (Sun's Tear)]

지한은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보석을 받쳐 들었다.
보석이 내뿜는 따스하고 영롱한 오라가 그의 가슴을 뭉클하게 채웠다.

"영웅 등급…… 태양의 눈물."

지한의 손바닥 위에서, 마침내 그의 고대 마법 공학 해체사 연대기의 가장 화려한 전리품이 찬란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석실 뒤편에서 숨죽이고 지켜보던 휴고와 펠릭스 경, 그리고 마도 기사단원들이 그 광경을 목도하고 약속이나 한 듯 환호성을 터뜨렸다.

"와아아아아아!"
"살았다! 유적이 작동을 멈췄어!"

휴고 단장은 감격에 젖어 지한을 바라보며 장검을 치켜들었다.
지한은 보석을 가방 깊숙이 넣고, 안경을 쓸어 올리며 허리를 폈다.

이제 대도시 오르비스의 상업 지구 전체를 쥐락락할 수 있는, 불멸의 거상이 될 발판이 그의 손안에 완전히 쥐어져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