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60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동토의 야성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60화: 동토의 야성

신대륙 노스가드의 영구 동토는 탐욕스러운 침입자들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아스트라페 개척단이 전초기지를 구축하고 주변 얼음 평원을 정찰한 지 불과 반나절 만에,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솟아올랐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하늘을 찌를 듯한 노효성과 함께, 지면의 얼음판을 깨부수며 나타난 존재들은 온몸이 단단한 만년설과 푸른빛 빙갑으로 뒤덮인 '서리 티탄(Frost Titan)'들이었다. 평균 레벨 55에서 58에 달하는 노스가드의 고대 지배자들. 그들의 거대한 발걸음이 울릴 때마다 지반이 지진처럼 격렬하게 요동쳤다.

그 무리의 최전선에는 신장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우두머리, '고대 서리 티탄 로드 (Lv.60)'가 버티고 서 있었다. 놈이 휘두르는 거대한 빙산 곤봉은 지나가는 자리의 대기마저 급속 동결시키며 모든 생명력을 얼려 부수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끄아악! 방패 장갑이 얼어붙어 바스라집니다! 후퇴하십시오!”
“발이 얼음 감옥에 묶여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전초기지 외곽을 정찰하던 아스트라페 정찰대 50여 명이 순식간에 티탄 로드의 동결 폭풍에 휘말려 위기에 처했다. 기사들의 전설 등급 방패와 장갑마저 냉기 디버프를 견디지 못하고 성에가 낀 채 각질처럼 쪼개져 나갔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 공중의 알바트로스 요새 갑판에서 한 줄기 눈부신 백색의 궤적이 지상으로 수직 낙하했다.

쿵-!

엄청난 충격파와 함께 눈밭에 착지하며 티탄 무리와 정찰대 사이에 가로막아선 사내. 바로 지한이었다. 그의 두 눈가에는 은빛 야철 프레임과 투명한 심연 렌즈가 결합한 초전설 등급 장비, [아틀라스의 눈 - 리레코드]가 푸른빛 서광을 뿜어내며 착용되어 있었다.

“형, 형님!”
얼음 감옥에 갇혀 버린 기사단장 라울이 감격과 걱정이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지한은 차분하게 고글의 제어 감도를 올렸다. 초전설 등급 고글이 가동되자마자, 지한의 시야에 비치는 세계의 해상도가 차원을 달리하여 정밀해졌다.

[초전설 장비 효과: '아틀라스의 눈'이 작동합니다.]
[고대 서리 티탄 로드의 모든 혹한 보호 장벽 및 물리 면역 수식을 실시간 우회 분석합니다.]

기존의 마법 고글로는 그저 ‘파괴 불가능한 물리 빙갑’으로만 보이던 티탄 로드의 몸체가, 이제는 미세한 마력의 유동 경로와 빙갑이 결합한 분자 단위의 결합선(Joint Line)들로 투명하게 쪼개져 지한의 시야에 비쳤다. 놈들을 지탱하는 것은 노스가드의 대지에서 공급되는 고대 중력 인장이라는 사실도 단숨에 꿰뚫어 보았다.

“쿠오오오오! 침입자 죽인다!”

티탄 로드가 지한을 발견하고 분노하여 양손으로 쥔 거대 빙산 곤봉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놈의 무기 끝에서 영하 200도의 절대영도에 육박하는 급속 냉동 파동이 해일처럼 일어나 지한을 덮쳐왔다. 주변의 대기 중 산소마저 액화되어 흘러내릴 정도의 살인적인 냉기 압력이었다.

지한은 오른발을 뒤로 가볍게 뺐다.

[고유 능력: '오리진의 절대 영역' 발동.]
[피해 왜곡 반경을 전방 10미터 부채꼴 구역으로 전개.]

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지한의 몸에서 뻗어 나간 투명한 왜곡 장막이 덮쳐오는 동결 폭풍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상식을 뛰어넘는 마력 왜곡 현상이 벌어졌다. 지한을 얼려 죽여야 할 냉기 해일이, 왜곡막의 경계선에 닿는 순간 급격하게 굴절되어 티탄 로드의 좌우측 측면으로 갈라져 비껴 나갔다. 지한이 선 자리만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아늑하고 평화로웠다.

“공격의 크기는 비대하지만, 결이 너무나도 투박하군.”

지한은 기계 의수를 바닥에 짚고, 신형 고글이 실시간으로 조각해 낸 티탄 로드의 발목 관절 연결점으로 순식간에 탄환처럼 쇄도했다. 그의 손에는 심연의 동결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가 쥐어져 있었다.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스각-!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한의 뼈칼이 허공을 긁고 지나가자, 티탄 로드의 오른쪽 발목을 감싸고 있던 두께 3미터의 파괴 불가능한 고대 빙갑이 마치 칼날에 잘린 버터처럼 매끄럽게 잘려 나가며 공중으로 분해되어 흩어졌다.

장갑이 뜯겨 나간 부위는 티탄의 속살이 아니라, 놈에게 물리 엔진 동역학을 부여하던 ‘고대 중력 수식의 실선’이었다.

“원격 마력 쇄도.”

지한이 의수를 뻗어 잘려 나간 결의 틈새로 아포칼립스 코어의 에너지를 역방향으로 우겨넣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발목 관절에서 시작된 마력 역류 폭발이 티탄 로드의 거대한 하반신 전체를 타고 올라가며 놈의 뼈대를 이루던 뼈대를 사방으로 해체해 버렸다. 20미터 크기의 거대 거인은 단 한 번의 직접 타격도 없이, 물리 결합이 완전히 해체되어 흩어지는 은빛 눈가루가 되어 평원 위로 거대하게 고꾸라졌다.

[시스템 메시지: 노스가드의 고대 지배자 '서리 티탄 로드' 완전 해체 완료!]

동토의 거친 야성이 아스트라페의 회주, 강지한의 뼈칼 끝 아래에서 차갑고 처참하게 길들여지고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