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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61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얼어붙은 요람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61화: 얼어붙은 요람

고대 서리 티탄 로드가 대지 위로 무너지며 수많은 파편으로 바스라진 자리에서, 지한은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 뼈칼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마지막 정밀 해체 공정을 마무리했다.

티탄 로드의 거대한 심장 부근에서 흘러나온 찬란한 하늘색의 에너지 덩어리가 지한의 기계 의수로 부드럽게 빨려 들어갔다.

[시스템 메시지: 초전설 등급 '고대 서리 코어' 1개를 수집했습니다.]

우두머리가 단 3분 만에 처참하게 조각나 소멸하는 광경을 목도한 나머지 서리 티탄들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놈들은 무시무시한 괴성을 지르며 북쪽의 거대한 만년설 산맥을 향해 허겁지겁 도망치기 시작했다. 20미터가 넘는 거인들이 눈바람을 일으키며 도망치는 궤적은 설원 위에 거대한 발자국 고속도로를 만들어 냈다.

지한은 뼈칼을 가볍게 털어 인벤토리에 넣으며 고글 [아틀라스의 눈 - 리레코드]를 톡톡 두드렸다. 고글의 초정밀 렌즈가 도망치는 티탄들의 마력 잔상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며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녀석들의 발자국이 대지 깊숙한 마력 라인을 따라가고 있군. 라울, 크리스. 소형 탐사선을 대기시켜라. 저들의 은신처로 들어간다.”
“형님,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저 눈보라 속으로 요새 없이 들어가는 것은 조난의 위험이 큽니다.”
크리스가 염려 섞인 투로 물었다.

“요새의 아포칼립스 엔진 신호를 우리 소형 탐사선에 동조시켜 두면 중력왜곡막은 유지된다. 걱정 말고 따라와라.”

지한의 명령에 즉각 알바트로스 하부 도크에서 은빛 장갑을 두른 마도 추진 소형 탐사선 ‘스패로우’가 발진했다. 지한과 크리스, 라울을 태운 스패로우는 티탄들이 남긴 거대한 궤적을 쫓아 혹독한 칼바람이 부는 북방 만년설 산맥의 중심부로 쾌속 비행을 시작했다.

한참을 날아가자, 해발 5,000미터가 넘는 거대한 빙산의 중앙부가 움푹 파인, 마치 거대한 화산 분화구 같은 형상의 거대한 골짜기가 나타났다.

그곳의 이름은 시스템 지도상에 ‘얼어붙은 요람(Frozen Cradle)’이라 표기되어 있었다.

스패로우가 골짜기 안쪽의 거대한 빙하 동굴 입구에 착륙하자, 지한은 탐사선에서 내려 동굴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동굴 안쪽은 외부의 혹한과 달리 기묘할 정도로 정밀한 금속성 기계음이 나직하게 울리고 있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덜컹. 덜컹.

지한은 [아틀라스의 눈 - 리레코드] 고글의 감지 감도를 심층 영역으로 확장했다. 고글 렌즈 너머로 비친 동굴의 벽면은 단순한 얼음이나 바위가 아니었다. 얇은 얼음 막 아래에는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듯한 거대한 강철 톱니바퀴들과 고대 실리콘 칩 모양의 마도 연산 기판들이 벽면 전체를 뒤덮은 채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유적 발견: 초고대 마도 기계 하이브 - '기가스 하이브 (Gigas Hive)']

“이…… 이게 대체 뭡니까?”
기사 라울이 강철 벽면에 새겨진 신비로운 마도 회로를 만지며 침을 꿀꺽 삼켰다.

“고대의 자동 거신병 생산 공장이군.”
지한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기가스 하이브의 깊숙한 통로 너머로, 수십 마리의 서리 티탄들이 거대한 기계 장치 안에 누워 상처를 치료받거나, 그들의 빙갑을 고대 기계 팔들이 정밀하게 수리하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그들은 자연 발생한 몬스터가 아니라, 이 초고대 하이브에서 관리되는 일종의 ‘생체 병기 호위대’였던 것이다.

동굴의 가장 깊은 중심부에는 은빛의 거대한 구형 컴퓨터 콘솔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주위로 수백 장의 투명한 마도 보안 장벽이 격자무늬로 촘촘히 얽혀 기가스 하이브의 통제 장치를 지키고 있었다.

[경고: 관리자 권한 미확인 세션의 심부 접근을 통제합니다.]
[보안 레벨: 초전설 (Mythic) 등급의 고대 마도 암호화 가동.]

크리스는 장벽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형님, 네오넷의 보안보다 이 고대 유적의 마도 잠금장치가 훨씬 더 난해해 보입니다. 결이 겹겹이 꼬여서 손을 댈 수가 없는데요?”

지한은 천천히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 뼈칼을 꺼내 들었다.
“아무리 복잡한 고대 암호라도, 결국 시스템의 ‘결’ 위에 세워진 매듭일 뿐이다. 잘 벼려진 칼 앞에서는 전부 똑같은 수술 대상이지.”

지한은 고글의 초전설 옵션을 활용해 고대 격자 장벽의 가장 얇은 틈새, 즉 고대 개발자가 남겨둔 유일한 연산 오차의 균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기가스 하이브를 통째로 아스트라페의 개인 공장으로 개조하기 위한 위대한 집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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