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초전설 야철광산

158화: 초전설 야철광산
화산재가 휘날리는 회색 하늘과 꽁꽁 얼어붙은 영구 동토의 지면. 신대륙 노스가드에 첫발을 내디딘 아스트라페 개척단은 숨쉬기조차 힘든 척박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즉각 임시 전초기지를 건설했다. 하늘에 웅장하게 고정 정박한 알바트로스 요새의 중력 비틀림 장벽 덕분에, 매서운 혹한의 눈보라는 기지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형님! 전방 수색조가 협곡 안쪽에서 엄청난 규모의 지하 동굴을 발견했습니다! 그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 주파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수색 대장으로 임명된 베테랑 기사 라울이 두꺼운 털가죽 망토를 여미며 브릿지로 달려와 흥분된 어조로 소리쳤다.
지한은 곧바로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을 착용하고 라울이 안내한 협곡 지하 동굴 입구로 향했다.
동굴 내부로 들어설수록 차가운 냉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추운 것이 아니었다. 동굴 벽면 곳곳에 돋아난 검푸른 빛의 결정체들이 스스로 공기를 얼리며 푸른색 안개를 뿜어내고 있었다.
[광물 분석: '초전설 야철(Frost-Iron) 원석' 광맥]
- 등급: 초전설 (Mythic)
- 속성: 극저온 마도 영하 150도 고정
- 상태: 불안정한 마력 밸런스 (약간의 충격 시 원소 폭발 유발)
- 채굴 난이도: 측정 불가 (일반 채굴기 및 마법 폭파 시 광물 소실)
지한의 등 뒤에서 동행하던 드워프 부족의 대장장이 족장 브로크가 턱수염을 부르르 떨며 경악했다.
“이, 이건 신화 속에나 나오던 야철광이잖아! 하지만 빌어먹을, 이건 그림의 떡일세! 야철은 냉기 인장의 밀도가 너무 높아서 철곡괭이로 한 번만 내리쳐도 동굴 전체가 영하 200도로 얼어붙는 대폭발을 일으킨단 말이야. 현대 마법 공학의 채굴법으로는 절대로 손을 댈 수가 없네!”
실제로 드워프 광부들은 야철광 광맥을 멀찍이서 바라볼 뿐, 어떠한 도구도 들이대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지한은 천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도구로 캘 수 없다면, 결을 보고 떼어내면 된다.”
“뭐라고? 저 위험한 폭탄을 맨손으로 다루겠다는 건가?”
브로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 뼈칼을 가볍게 쥐었다. 뼈칼 표면의 심연 동결 속성이 야철의 냉기와 공명하며 푸른 스파크를 일으켰다. 지한의 의수에 심어진 기계 신경망이 아포칼립스 무한 에테르 엔진의 에너지를 미세하게 제어하며 전송하기 시작했다.
[고유 능력: '신의 해체 영역'을 발동합니다.]
[야철 광맥의 분자 결합 및 냉기 인장 코어를 3차원으로 시각화합니다.]
지한의 고글 안쪽에서 광맥의 검푸른 광석들이 그 안에 숨겨진 에너지의 ‘매듭’들과 흐름선들로 분해되어 빛났다. 야철은 냉기가 마력의 밧줄이 되어 광석 입자들을 강하게 휘감고 있는 형상이었다. 이 냉기 밧줄의 인장력만을 다치지 않게 끊어내면, 광석은 스스로 가장 완벽한 형태로 분리되어 채굴될 터였다.
스우우우우우우우우우웁-.
지한의 뼈칼이 야철 광맥의 틈새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뼈칼의 칼끝은 소름 끼치도록 정밀한 궤적을 그리며 움직였다. 단 0.0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수술용 칼놀림이었다.
[고유 능력: '원격 공간 인장 해체'가 적용됩니다.]
[야철의 냉기 마력 인장 결속을 정밀 횡단 분해합니다.]
사각-! 사가각-!
광산 내부에는 쇠가 부딪히는 굉음 대신, 마치 두꺼운 종이가 부드럽게 잘려 나가는 듯한 기묘한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지한의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마다, 시퍼렇게 날 서 있던 냉기 인장들이 소리 없이 풀어져 허공으로 승화했다.
철컥! 철컥! 철커덕!
대폭발을 일으켜야 마땅할 야철 광석들이, 지한의 손짓 한 번에 마치 잘 익은 사과가 가지에서 떨어지듯 둥글고 순도 높은 상태로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
[시스템 메시지: 초전설 등급 '정제된 야철 원석' 50kg 해체 수집 완료!]
[시스템 메시지: 초전설 등급 '정제된 야철 원석' 120kg 해체 수집 완료!]
- 전리품 획득률이 '최고 관리자 보너스'로 인해 200% 증가합니다.
“어, 어떻게 저런 짓이 가능하지……?”
브로크 족장은 턱수염을 쥔 채 그대로 주저앉았다. 수백 년 동안 수많은 광부와 드워프들이 목숨을 잃어가며 캐내지 못했던 금단의 광물이, 지한의 칼질 아래에서 너무나도 부드럽고 안전하게 고품질의 원석 형태로 발라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한은 30분 만에 동굴 초입의 야철 광맥을 흔적도 없이 발라내어 자신의 인벤토리에 수집했다.
[수집 현황: 초전설 등급 야철 원석 1.2톤 확보.]
지한은 뼈칼을 집어넣으며 어안이 벙벙해 있는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브로크 족장. 이 야철을 알바트로스의 마도 용광로로 이송해라. 이걸로 아스트라페의 첫 번째 초전설 장비 제작 공정을 시작한다.”
“아, 알겠네! 즉시 이송하겠네!”
드워프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신을 보듯 지한을 숭배하는 눈빛으로 원석들을 조심스럽게 마도 수레에 싣기 시작했다. 대륙 유일의 초전설 장비 자급자족 체계. 지한의 생계형 해체 기술은 이제 가상 세계의 군사적, 기술적 패권마저 아스트라페의 손아귀에 쥐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