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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57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신대륙의 문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57화: 신대륙의 문

황성 루테시아의 소동이 일단락된 후, 지한은 곧바로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의 메인 브릿지로 복귀했다. 그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아르카디아의 입체 지도는 예전보다 훨씬 광대하고 정밀하게 확장되어 있었다. 최고 관리자 권한을 손에 쥐면서, 그동안 네오넷이 일반 유저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가려두었던 미개방 구역들의 잠금장치가 지한의 시야에 고스란히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지한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대륙의 가장 북쪽 끝, 짙은 흑색 안개로 가로막힌 미지의 영토였다.

“형님, 그곳은 아르카디아 베타테스트 시절부터 기획만 되어 있고 정식 서비스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노스가드(Northgard)’ 대륙입니다.”
지한의 옆에서 지도를 모니터링하던 크리스가 긴장된 어조로 설명했다.

“노스가드라…… 물리 엔진 데이터의 밀도가 기존 대륙보다 3배 이상 높군.”
지한은 고글 너머로 북방 경계선의 수식들을 읽어 내려갔다.

“그렇습니다. 네오넷 내부 문서에 따르면, 그곳은 인공지능 몬스터들의 지능과 물리 충돌 감도가 너무 극악해서 일반 유저들이 접속할 경우 뇌파 피로도가 심각해질 우려 때문에 개방을 무기한 연기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초전설 등급의 희귀 광물과 고대 테크놀로지 부품들이 가득 묻혀 있는 금단의 노다지 땅이기도 하지요.”
크리스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지한은 차갑게 웃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가서 해체해 주면 그만이겠군. 모험가 길드와 상단 연합에 즉각 공문을 보내라. ‘아스트라페 신대륙 개척단’을 창설하고 북방 개척을 시작하겠다고.”

이 선언은 아르카디아 전역을 순식간에 뜨거운 용광로처럼 달구었다.
지한의 아스트라페 상단은 이미 대륙 최대의 거대 콘체른이 된 상태였다. 지한이 신대륙 개척을 선포하자마자, 대륙의 일류 모험가들과 마법 공학자, 그리고 채굴 전문 드워프 부족들까지 수만 명의 인파가 아스트라페의 깃발 아래로 속속 집결했다.

개척단의 선봉에 선 것은 단연 초전설 등급의 요새 알바트로스였다.
웅장한 날개짓을 하듯, 요새 알바트로스는 아포칼립스 엔진의 출력을 높이며 거대한 굉음과 함께 북쪽 하늘을 향해 기수를 돌렸다. 요새의 뒤편으로는 아스트라페 휘하의 중형 비공정 20여 척이 웅장한 대열을 지어 북방의 영구 동토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며칠간의 공중 비행 끝에, 개척 선단은 마침내 대륙의 북방 경계선인 ‘얼음의 한계선’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고도 수천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반투명 푸른빛의 얼음 장벽이 지평선 끝에서 끝까지 성벽처럼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얼음벽 주변에는 통과하려는 모든 물체를 강제로 소멸시키는 차원 왜곡 전자기 폭풍이 하얗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네오넷이 설계한 절대 통제 장벽이었다.

“형님! 전방의 차원 장벽에 더 가까이 접근하면 비공정들의 장갑 프레임이 중력 비틀림을 견디지 못하고 침몰합니다!”
조종석의 크리스가 조타 핸들을 꽉 쥐며 땀을 흘렸다.

“여기서 멈춰라. 내가 길을 열 테니.”

지한은 알바트로스의 선수 갑판으로 걸어 나갔다. 칼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거칠게 뒤흔들었지만, 그의 두 눈은 차분하게 빛났다. 지한은 오른손의 기계 의수를 천천히 뻗어 눈앞의 거대한 차원 얼음 장벽을 조준했다.

[고유 능력: '원격 공간 인장 해체'를 발동합니다.]
[해당 세그먼트의 차원 차단 주파수 결을 분석합니다.]

지한의 ‘신의 해체 영역’이 전방 수십 킬로미터의 장벽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일반 모험가들에게는 절망의 장벽이었지만, 세계 최고 관리자 권한을 쥔 지한의 뼈칼 앞에서는 그저 결이 맞물린 얇은 얼음판에 불과했다.

“해체(Scavenge).”

지한이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허공을 향해 세로로 길게 내려 그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늘이 쪼개지는 듯한 거대한 파열음과 함께, 수천 미터 높이의 얼음 장벽 중앙에 은빛의 거대한 균열이 일직선으로 쫙 갈라졌다. 균열 사이로 장벽을 지탱하던 수조 개의 시스템 보안 연산식들이 잘려 나간 와이어처럼 맥없이 튕겨 나가며 소멸했다.

바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북방의 경계선이 한순간에 거대한 빛의 눈사태가 되어 허공으로 무너져 내렸다. 장벽 너머의 어둠이 걷히며 마침내 베일을 벗은 신대륙 노스가드의 전경이 드러났다.

화산재가 섞인 붉은 화염의 대지, 그리고 그 사이로 얼어붙은 영구 동토가 공존하는 기이하고 웅장한 초고난이도의 세계.

지한은 뼈칼을 집어넣으며 대열을 향해 외쳤다.
“전 선단, 신대륙 노스가드로 진입한다. 아르카디아의 새로운 심장을 해체하러 가자.”

알바트로스를 필두로 한 개척 선단은 일제히 대포를 쏘아 올리며 승리의 고동과 함께 신대륙의 문턱을 넘어 거침없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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