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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56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최고 관리자의 지평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56화: 최고 관리자의 지평

순백의 빛으로 물든 아틀라스 제어실 한가운데, 지한은 공중에 떠 있는 아르카디아의 심장 '연산 코어'를 부드럽게 감싸 쥔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의 기계 의수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아르카디아의 모든 대지와 바다, 심지어 하늘을 떠도는 구름 한 조각의 풍속까지도 숫자의 나열과 수학적 '결'이 되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것은 게임 세계의 최고 관리자이자, 사실상 신의 반열에 오른 존재가 누릴 수 있는 절대적인 지평이었다.

[관리자 모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지한은 천천히 손가락을 튕겼다.

“시스템 내에 잔존하는 네오넷의 감시 임시 파일, 그리고 내 캐릭터 하향을 위해 백그라운드에 대기 중이던 모든 강제 하향 패치 알고리즘을 해체한다.”

[명령을 실행합니다.]
[신의 해체 영역이 아르카디아 전 서버 시스템 세그먼트로 전파됩니다.]

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세계수 최정상에서 시작된 은빛의 해체 파동이 데이터 네트워크망을 타고 광속으로 퍼져 나갔다. 네오넷 개발진이 지한의 고유 스킬과 아이템을 제한하려 심어두었던 수만 개의 보이지 않는 감시용 악성 패치 패킷들이, 은빛 파동에 닿자마자 한 줄기 먼지처럼 덧없이 바스라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동시에 아르카디아의 하늘을 뒤덮고 있던 어두운 적란운이 걷히고, 제국 전체에 찬란한 황금빛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기 시작했다. 물리 법칙의 코어가 지한의 생체 주파수와 완벽하게 동조하면서, 아르카디아 대륙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물리 환경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그 시각, 네오넷 주가는 그야말로 수직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기밀 정보 유출과 검찰의 데이터 센터 압수수색 소식이 뉴스로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네오넷의 시가총액은 단 1시간 만에 30%가 증발했다. 주주들은 비명을 질렀고, 이사회는 긴급 소집되어 사색이 된 채 대표 이사 권혁준을 거세게 압박했다.

“권 대표! 강지한이라는 그 청년과 당장 합의서를 가져와요! 그가 아르카디아 물리 코어의 권한을 쥐고 있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소! 코어가 강제로 정지되거나 주권이 넘어가면 네오넷은 파산이요!”
“……이미 그쪽 법률 대리인과 협상 채널을 열었습니다.”
권혁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한이 선임한 대형 금융 로펌의 제안은 무자비하면서도 치밀했다.

  1. 아르카디아 가상 세계 지적재산권 및 물리 엔진 원천 기술에 대한 지분 51%를 강지한에게 무상 양도할 것.
  2. 강지한이 아르카디아 게임 내에서 획득한 모든 가상 자산의 현실 인출 권한을 법적으로 영구 보장할 것.
  3. 난치병을 앓고 있는 강지한의 동생 강지수를 위해, 네오넷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메디컬 나노 케어 시스템과 세계 권위의 의료진을 현실에서 즉각 전폭 지원하고 수술비 일체를 무제한 보증할 것.

네오넷 이사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지한이 제시한 계약서의 모든 조항에 조용히 서명하며 굴욕적인 항복 조서를 헌정했다.

현실 세계, 서울 대학병원 특실.
지한의 심복인 크리스의 현실 인물이자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현실 관리 이사인 최민우가 지한의 동생 지수의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지수의 침대 곁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신경외과 및 난치병 전문의 5명이 모여 정밀 진단 차트를 살피고 있었다. 그들의 가슴에는 네오넷 메디컬 센터의 로고가 선명했다.

“최 이사님! 방금 미국 본사에서 특수 나노 치료제와 수술 장비가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지수의 수술 일정이 다음 주 월요일 아침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성공 확률은 98% 이상입니다!”
담당 의사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보고했다.

최민우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지한 형님이…… 진짜로 해내셨구나. 밑바닥 빚쟁이 해체업자에서 시작해서, 기어코 이 세계를 다 뜯어내고 동생을 살려내셨어.”

다시 가상 세계, 제국 황성 루테시아의 대광장.

지한이 알바트로스 요새의 포탈을 타고 광장 바닥으로 내려서자,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만 명의 모험가들과 제국 시민들, 그리고 웰링턴 백작을 비롯한 귀족들이 일제히 길을 열며 환호성을 질렀다.

“수호 성주 강지한 님 만세!”
“아르카디아의 진정한 구원자이시여!”

꽃가루가 하늘을 가득 메우며 지한의 어깨 위로 흩날렸다. 그들의 환호를 받으며 지한은 담담하게 걸어 나갔다. 생계를 위해,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뼈칼 하나를 들고 가상 대륙의 쓰레기장과 사체를 뒤지던 청년.

그는 이제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두 세계 모두를 완벽하게 장악한 절대적인 거신으로 우뚝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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