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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53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결의 궤적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53화: 결의 궤적

레비아탄의 거대한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색 연산 광선들이 제어실 내부의 어둠을 대낮처럼 찢어발겼다. 수백 줄기의 광선 포탄들은 물리 법칙을 무시한 채, 공중에서 90도로 꺾이며 지한의 사각지대를 향해 일제히 쏟아졌다. 일반적인 마법 저항력이나 방어 장비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서버 자체의 파괴 명령어 집합체였다.

슝! 슝! 슈슈슈슈슝-!

“아이리스, 궤적 분석 연산 지원해라.”
“삐빅! 전방 45도 방향에서 12개의 직격 궤적 유입 확인. 회피 불능!”

지한은 차분하게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비껴 세웠다. 그의 신경망과 100% 동조된 기계 의수가 부드러운 호를 그리며 허공을 베어 넘겼다.

[고유 능력: '결 해체'를 발동합니다.]
[공격 주체의 연산 충돌 결합을 끊어냅니다.]

스각-! 스각!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지한의 뼈칼 끝이 닿은 부분마다, 무자비하게 쏟아지던 푸른 광선들이 형체를 잃고 하얀 연산 가루가 되어 공중으로 흩날렸다. 공격의 에너지 자체가 강제로 ‘분해’된 것이다. 하지만 레비아탄의 공세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놈은 공간 자체를 접어 올리듯 꼬리를 휘둘러 지한이 서 있는 차원을 짓누르려 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지한은 물러서는 대신 앞으로 날아올랐다.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의 무한 마력이 지한의 의수 코어를 거쳐 온몸의 신경망으로 쇄도했다. 그의 두 눈이 은빛으로 밝아졌다.

[신의 해체 영역 심화: 대상의 기하학적 연결 고리(Vertex)를 투시합니다.]

지한의 고글 너머로 레비아탄의 투명한 피부 속 심장 부위가 붉게 빛났다. 그곳에는 네오넷이 심어둔 16진수 보안 키 코드로 굳게 잠긴 ‘뇌파 제어 연산 노드’가 심장처럼 고동치고 있었다. 이 노드가 아르카디아의 물리 엔진과 전 세계 유저들의 뇌파를 연결해 주는 가교이자, 레비아탄의 생명줄이었다.

“결국 저 노드가 벼랑 끝에 몰린 네오넷의 마지막 동력원이군.”

레비아탄이 지한의 접근을 눈치채고, 입을 벌려 암흑의 파괴 폭풍을 입 안 가득 충전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응축되는 마력의 밀도는 대륙 하나를 증발시키고도 남을 정도였다.

지한은 허공에 뼈칼을 대고 수평으로 그었다.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읍-.

뼈칼의 끝에서 시작된 가느다란 은색 선이 레비아탄의 목구멍 안쪽, 충전 중인 파괴 폭풍의 한가운데를 정확히 횡단했다. 찰나의 순간, 맹렬하게 소용돌이치던 파괴 폭풍의 연산 구조가 통째로 정지했다. 공격을 가두고 있던 시스템 인장이 완전히 해체된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억눌려 있던 에너지가 레비아탄의 구강 내부에서 스스로 역류하여 대폭발을 일으켰다. 푸른 불꽃의 헤일로가 레비아탄의 안면 장갑을 산산조각 내며 터져 나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기계 수호자가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며 요동쳤다.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틈을 타 지한은 레비아탄의 정수리로 내려앉았다. 그의 기계 의수가 번개 같은 속도로 레비아탄의 심장부를 직격했다.

푸우욱-!

단단한 나노 장갑을 뚫고 지한의 손끝이 레비아탄의 핵심 노드에 직접 닿았다.

[경고: 수호성 수술 영역(Surgical Field)이 형성되었습니다.]
[경고: 대상의 시스템 제어 연산 권한의 영구 해체를 시작합니다.]

“원격 마력 쇄도.”

지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의 정제된 에테르 마력이 레비아탄의 노드 내부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갔다. 네오넷이 설계한 모든 보안 장벽을 차례대로 폭파하며, 아르카디아의 핵심 코어에 지한의 고유 식별 시그널을 강제로 각인해 넣는 과정이었다.

레비아탄의 거대한 푸른 눈동자가 격렬하게 점멸했다. 놈을 지탱하던 나노 입자들이 아래에서부터 차례대로 연두색의 빛 무리로 분해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지한의 시야에 황홀할 정도로 밝은 시스템 알림 창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시스템 메시지: 보안 프로토콜 '레비아탄'의 완전 해체에 성공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 물리 엔진 권한 세그먼트의 35%가 지한 님의 통제권에 편입되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 오감 동조율 가변 제어 권한을 획득하였습니다.]

지한은 흘러내리는 이마의 땀을 훔치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그의 발밑에서 소멸해 가는 레비아탄의 잔해 너머로, 드디어 물리 엔진의 진정한 본체인 '아틀라스 마도 연산 코어'가 완전한 무방비 상태로 찬란한 백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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