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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5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기계수들의 습격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5화: 기계수들의 습격

치이이이익-!

공중을 찌르던 붉은 용암 분수가 서서히 기세를 잃고 청동 타일 아래로 흘러내려 갔다.
복도에는 팽팽한 정적이 감돌았고, 마도 기사단 전체는 넋이 빠진 채 솟구쳤던 화염의 여열을 뺨으로 느끼고 있었다.

휴고 기사단장이 창백해진 얼굴을 쓸어내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대검을 바닥에 짚고 지한을 향해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기사의 긍지를 꺾고 솔직하게 머리를 조아린 것이다.

"내가 완전히 어리석었소, 지한 경. 자네의 그 눈이 없었더라면 내 다리 한쪽은 진작에 저 용암에 녹아내렸을 거요. 정중하게 사과하겠네."

"사과하실 것까진 없습니다. 우리는 거래 파트너이니까요."

지한의 담담한 대답에 휴고는 주먹을 불끈 쥐며 결의에 찬 표정을 지었다.

"지금부터 우리 기사단의 전진 경로는 전적으로 지한 경의 지시에 따르겠소! 마도병, 탐지 마법을 거두고 지한 경의 오더를 최우선으로 수행하라!"

"존명!"

지한의 신뢰도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일행은 지한의 리드 하에 유적 복도를 조심스럽게 전진해 나갔다. 지한의 눈가에 흐르는 고글의 붉은 격자선은 복도 곳곳에 숨겨진 기계식 함정들(고압 스팀 분출구, 천장에서 떨어지는 가시 철망 등)을 귀신같이 솎아냈다. 기사단은 지한의 발걸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 밟으며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유적의 거대한 대기실에 도달했다.

대기실은 사방에서 펄펄 끓는 오렌지색 용암 구덩이들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고, 그 위로 얽히고설킨 쇠사슬 철교들이 통로를 엮고 있는 장관이었다.

쿵, 철커덕!

갑자기 대기실 맞은편의 굳게 닫혀 있던 강철 격실 문들이 일제히 거칠게 열려 젖혀졌다.
그 어둠 너머에서 붉은 적색 안광 수십 개가 기괴하게 일렁이며 튀어 나왔다.

크르르르르어어억-!

쇠사슬을 끌며 튀어 나온 기계 야수들. 전신이 붉은 용암 주철판으로 조립되어 있었고, 등에서는 고열의 마그마 증기를 내뿜으며 사나운 앞니를 드러내고 있는 사냥개 모양의 몬스터들이었다.

[용광로 마그마 하운드 (Melting Magma Hound) - Lv.18]

그 수는 무려 열다섯 마리였다. 18레벨 몬스터들의 살기가 대기실 전체를 짓눌렀다.

"방어 태세! 방패 결합하라!"

휴고의 사호와 함께 기사들이 철제 거대 방패를 엮어 철벽 진형을 수립했다.

쿠웅! 쾅-!

하운드들이 철교 위로 돌진해와 기사단의 방패 진형을 강타했다. 하운드들의 턱에서 새어 나오는 고열의 마그마가 방패 표면을 빨갛게 달구기 시작했다. 쇠가 타는 냄새와 복사열이 진동하며 기사들의 체력이 깎여 나갔다.

"너무 단단해! 마법 검사들의 수속성 참격이 먹히지 않아!"

기사들의 공격이 하운드들의 주철 장갑에 막혀 퉁겨져 나갔다.

지한은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을 내린 채 하운드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급박하게 스캔했다.
스펙트럼 분석 필터가 하운드들의 복부 아래를 깜빡였다.

'가열로 하부의 냉각 핀이 노출되어 있어. 저곳에 수속성 참격이나 빙결 마법을 꽂으면 내부 가열로가 쇼트를 일으키며 주철 장갑이 크래킹(Crack)된다!'

지한은 곧장 소리쳤다.

"기사단장님! 녀석들의 복부 밑에 튀어나온 구리 핀들을 노리십시오! 마법 검사들은 무기에 빙결 마법을 극대화해 그 핀을 찌르십시오!"

"복부 밑의 구리 핀이다! 공격 개시!"

휴고의 대검이 파랗게 얼어붙은 서리를 휘두르며 하운드의 가슴 밑을 올려쳤다.

서거억! 콰지직-!

빙결의 칼끝이 구리 핀을 강타하자, 마그마 하운드의 등에서 뿜어지던 붉은 불꽃이 일순간 회색으로 굳어버리더니 껍질 전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가며 그대로 산산조각 났다.

"먹힌다! 지한 경의 오더대로 노려라!"

기사들의 기세가 살아났다. 지한의 정확한 약점 투시는 눈먼 힘 싸움을 완벽한 효율적인 정밀 타격전으로 전환시켰다.

샤아아악-!

하지만 난전 와중에 하운드 한 마리가 기사들의 결계를 우회하여 뒤편에 서 있던 지한을 향해 번개같이 뛰어올랐다.
4레벨에 불과한 지한의 목덜미를 노리는 18레벨의 치명적인 이빨. 물리는 순간 즉사였다.

"지한 경! 위험하오!"

휴고가 검을 돌려 구하려 했으나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러나 지한은 눈동자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망막에는 '구조 정밀 투시' 스킬이 하운드의 돌진 궤적과 내부의 기계 구동 피스톤의 흐름을 0.1초 단위로 느리게 연출하듯 쪼개어 보여주고 있었다.

하운드의 콧등 부분에 드워프 설계자들이 기계 오작동을 대비해 만들어둔 손톱만 한 크기의 '비상 정지 수동 래치(Latch)'가 붉게 반짝였다.

'여기다.'

지한은 가볍게 한 보 물러서며 늑대 이빨을 깻잎 한 장 차이로 피했다.
그리고 오른손목을 비틀어 브록에게 받은 은빛의 '불칸의 정밀 조율 핀셋' 끝으로 하운드의 콧등 래치를 정확히 수직으로 내리눌렀다.

동시에 다른 한 손에 쥔 뼈칼의 예리한 칼날을 래치 아래의 마력 제어 밸브 홈에 쑤셔 넣었다.

착! 콰지직-.

"끼이이이잉-!"

마그마 하운드의 시뻘겋게 요동치던 눈빛이 일순간 탁 꺼졌다.
전신에 흐르던 붉은 용암 오라가 소멸하며, 18레벨의 거대 기계 야수는 단 일격에 동력을 완전히 잃은 차가운 쇠무덤이 되어 지한의 발밑에 스르륵 꼬꾸라졌다.

단 한 방울의 피도, 힘도 쓰지 않은 경이로운 '스캐벤저식 해체 저격'이었다.

"……어?"

검을 들고 뒤늦게 뛰어오던 휴고 기사단장이 그 광경을 보고 우뚝 멈춰 섰다.
그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4레벨의 넝마주이인 줄 알았던 청년이, 18레벨 기계 야수를 핀셋과 뼈칼 하나로 터치 한 번에 고철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저게…… 저게 말이 되는 기술인가?"

휴고의 넋 나간 중얼거림과 함께 나머지 하운드들도 마도 기사단의 빙결 공격에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지한은 품바 묻은 뼈칼 날을 옷자락에 가볍게 문질러 닦아내고 해체 가방을 열었다.

"자, 그럼 전투가 끝났으니."

지한의 입가에 짙은 희열의 미소가 번졌다.

"본업을 시작해 볼까요."

열다섯 마리의 거대 기계수 사체가 널린 현장.
마법 공학 해체사 강지한에게 그곳은 거대한 골드 노다지 밭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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