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심연의 장로와의 담판

134화: 심연의 장로와의 담판
“크하하핫! 일개 해체업자 쥐새끼 주제에 감히 신성한 승천의 의식에 재를 뿌리려 들다니! 내 친히 심연의 어둠 속에서 영원히 썩어가게 해 주마!”
제단 중앙에 우뚝 선 대마도사 말락은 기괴한 지팡이를 허공에 대고 사납게 휘둘렀다.
스아아아아아-.
그의 지팡이 끝에 그려진 흑마법 진에서, 거대하고 시커먼 연기가 회오리치더니 대지 전체를 진동시키며 53레벨의 거대한 뱀 형상을 한 '심연의 어둠 정령' 3마리가 붉은 눈을 번뜩이며 솟구쳐 올랐다.
[위협 감지: 심연의 어둠 정령 (Lv.53, 전설 소환 마수) 3기]
- 마력 특징: 흑마법 에테르 밀집 구조.
- 약점: 정령 흉부에 내재된 흑마법 핵과 머리 조인트 연결 도관 (내구 결함율 100%).
- 지한의 대응 스킬: '신의 해체 영역' 및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샤아아아아앗-!
3마리의 어둠 정령들은 맹렬하게 흑색 저주 화염 폭풍을 토해내며 지한을 짓누르기 위해 대리석 제단 바닥을 쓸며 돌진해 왔다.
하지만 지한의 시야는 3차 전직 '철혈의 신성 해체사'의 영역 안에서 극도로 예리하게 분해되어 가고 있었다.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조준 렌즈가 회전하며, 3마리 정령의 중심 핵에서 뿜어져 나오는 흑마법 펄스 파동의 미세한 흐름 결들을 선명하게 격자선으로 투시해 올렸다.
“불완전한 주술로 빚어낸 덩어리들이로군.”
지한은 오른손에 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비스듬히 뽑아 들고, 뼈칼 끝자락에 절대 동결의 냉기 마력을 불어넣었다.
지한은 정령들이 뿜어내는 흑색 불꽃의 소용돌이 속으로 한 줄기 은빛 벼락처럼 파고들었다.
스각-! 챙-!
첫 번째 정령의 거대한 꼬리 참격이 지한의 어깨깃을 스쳤으나, 지한은 가볍게 궤적을 빗겨 나감과 동시에 기계 의수를 정면으로 내뻗어 튕겼다.
“공간 해체.”
파지직-! 콰아아아아앙-!
지한의 손끝에서 튕겨 나간 차원 균열 파동이 첫 번째 정령의 가슴 흉부를 정면으로 관통했다.
흑마법 결속을 유지하던 척추 연결 도관이 결을 잃고 한순간에 와장창 깨지며, 거대한 어둠 정령의 몸뚱이가 비명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되어 사방으로 증발 해체되었다.
“무, 무슨 해체사 손가락 튕김 한 번에 내 정령이…!”
말락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이, 지한은 가볍게 도약하여 두 번째와 세 번째 정령의 머리 관절 마디를 은빛 뼈칼로 예리하게 그어 분해해 나갔다.
서거억! 슥! 서각!
[심연의 어둠 정령 3기 완전 해체 완료!]
- 전리품: 전설 등급 제작 재료 '심연 정령의 정화된 에센스' 3개를 독점 획득하였습니다!
- 경험치가 대폭 상승하였습니다.
지한은 공중에 떠 있는 영롱한 청록빛 에센스 3개를 인벤토리에 안전하게 수납했다.
“말도 안 돼! 내 53레벨 전설 소환수들을 단 10초 만에 분해해 조각내 버렸다고?!”
말락의 지팡이를 쥔 노신사의 손이 두려움으로 가늘게 떨렸다.
그는 다급하게 제단 중앙의 '태초의 오리진 조각'을 둘러싼 이중의 심연 장벽의 회전을 가속하며, 성물의 마력을 강제로 흡수하기 위해 결계 결속 핀을 내리눌렀다.
지한은 뼈칼을 집어넣고, 왼팔의 전설 기계 의수를 천천히 말락을 향해 들어 올렸다.
의수 겉면을 타고 흐르는 청록빛과 황금빛 차원 균열 라인이 폭발적인 진동을 뿜어내고 있었다.
“네놈이 친 그 얄팍한 껍질 방벽도, 내 기계 의수 아래에서는 단지 한 조각의 종이 격벽에 불과하다, 말락.”
지한의 싸늘하고도 예리한 사냥의 눈빛이, 55레벨 최종 보스의 이마 정중앙을 매섭게 조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