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신성의 문을 찢다

132화: 신성의 문을 찢다
스아아아아-.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는 은빛 신성 보호막이 물결치는 '제네시스의 문(Genesis's Gate)' 선착장 도크에 고요히 정박했다. 알바트로스의 고정 마도 닻들이 대리석 선착장의 고대 강철 조인트에 철컥 소리를 내며 흔들림 없이 결속되었다.
지한은 요새의 활강 탑승교를 따라 대리석 바닥으로 성큼성큼 내려섰다.
머리 위로는 고대 제국의 은빛 문양이 새겨진 거대한 사원 지붕과 은하수처럼 빛나는 신성 마력 수로가 장엄하게 얽혀 흐르고 있었다.
지한은 제네시스의 내부 성소로 진입하는 초거대 은빛 청동 대문 앞으로 걸어갔다.
대문에는 심연의 마탑 수장 말락이 침입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쳐둔 '심연의 어둠 장막 결계'와 함께, 고대 거인 제국의 특수 신성 인장들이 시퍼런 마력 낙인을 피우며 서려 있었다.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조준 렌즈가 회전하며, 2중으로 단단하게 걸어 잠긴 신성 결계의 마력 결을 해부 분석했다.
[제네시스 이중 대문 결계 분석 완료]
- 1차 방어막: 심연의 어둠 장막 (원격 공간 인장 해체 가능)
- 2차 방어막: 신성 낙인 잠금 자물쇠 (전설 등급, 접촉 시 폭발 위험)
- 지한의 대응 스킬: '신의 해체 영역' 및 '결 해체'.
“제법 견고하게 걸어 잠갔군. 하지만 내 뼈칼 밑바닥에선 단지 가벼운 빗장에 불과해.”
지한은 왼팔의 전설 기계 의수를 내밀었다.
“신의 해체 영역. 전개.”
스우우우우우-.
지한의 발밑에서 뻗어 나간 청록색 신성 영역 파동이 거대 청동 대문 전체를 휘감으며 사방으로 확장되었다.
영역의 통제하에 놓이자, 1차 어둠 결계의 불길한 마력 회선들과 2차 신성 낙인의 12개 핵심 인장 핀의 접합 결이 지한의 고글 렌즈 너머로 3D 도식화되어 투명하게 드러났다.
지한은 기계 의수의 핑거 포트를 미세 인장 절단 모드로 기어 변속했다.
스각-! 파지직!
의수 끝에서 뿜어 나온 공간 균열 참격이 1차 어둠 장막을 스치자, 시커먼 연기를 피우던 심연 결계가 단숨에 흔적도 없이 증발하며 해체되었다.
이어서 지한은 2차 신성 낙인 장치의 12개 잠금 핀의 회전축을 결을 따라 초고속으로 비틀어 해체했다.
서거억! 슥! 철컥!
12개의 고대 볼트 핀이 공중으로 튕겨 나가며, 거대 은빛 대문을 억누르고 있던 고중력의 신성 잠금이 일시에 가라앉았다.
끼이이이이익- 쿵!
웅장한 쇳소리와 함께 대문이 안쪽으로 스르륵 열리며, 은빛 제네시스 성소 내부의 광활한 로비 광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광장 정면의 어둠 속에서, 10여 쌍의 영롱한 백색 마안이 켜졌다.
[경고: 신성 가디언 골렘 (Lv.52, 정예 수호병기)]
- 개체 수: 10기.
- 무장 사양: 백색 마도 대방패 및 신성 뇌전 창 장착.
- 행동 패턴: 방어 대형 유지 돌격 개시.
“형님! 52레벨 신성 가디언 골렘들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알바트로스의 주포로 격침시킬까요?”
크리스가 탑승교 뒤편에서 긴박하게 통신을 넣어 왔다.
“대기해라. 내부의 기물들이 상하면 전리품 수확률이 떨어진다. 3차 전직의 시험대로 딱 적당한 크기들이로군.”
지한은 오른손에 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가볍게 비스듬히 뽑아 들었다.
절대 동결의 서늘한 서리가 뼈칼 칼날을 타고 흘러내려 성소 내부의 한기 온도를 더욱 냉각시켰다.
쿠구구구구구구궁-!
신성 가디언 골렘 10기가 백색의 거대한 마도 방패를 앞세워 일제히 진동 대형으로 지한을 향해 돌진해 왔다. 방패 끝에서 뿜어 나오는 신성 뇌전의 기류는 스치기만 해도 갑옷 내부의 마력 순환선을 통째로 터뜨려 버릴 위력을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53레벨에 도달한 지한의 '철혈의 신성 해체사' 스펙은 적들의 기하학적 방어선을 단 한 눈길로 해부해 내고 있었다.
지한은 한 줄기 은빛 바람처럼 골렘들의 거대한 방패 틈새 속으로 파고들었다.
스각-! 챙-!
골렘이 찌른 번개 창이 지한의 어깨깃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한은 가볍게 궤적을 피함과 동시에, 기계 의수를 내뻗어 적의 방패 중앙 동력 격벽 슬롯을 정면으로 움켜쥐었다.
“결 해체.”
툭-!
지한의 손끝이 닿은 골렘의 백색 대방패가, 마력 결속을 잃고 유리 조각처럼 부서져 내리며 통째로 뜯겨 나갔다.
지한은 도약하며 골렘의 목덜미 에테르 순환 노즐을 뼈칼로 예리하게 그어 분해해 나갔다.
서거억! 슥! 서걱!
대리석 성소 바닥 위로 영웅 등급 가디언의 은빛 강철 뼈대들이 사방으로 분해되어 날리기 시작하며, 태초의 신비를 향한 마도 철혈 해체사의 최종적인 뼈칼 사냥이 성소 깊은 곳으로 거침없이 뻗어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