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서부의 모래폭풍

116화: 서부의 모래폭풍
제국의 서쪽 경계선이자 국경 방벽 너머,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붉은 사막 '카라쿰의 회랑'.
지상에서 본다면 하늘 전체를 시뻘겋게 집어삼킨 거대한 모래 폭풍의 벽이 휘몰아치고 있었으나,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는 요새를 감싸는 투명한 청백색 '티탄 중력 절대 장벽' 덕분에 한 톨의 먼지도 허용하지 않은 채 장엄하게 사막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위이이잉-.
요새 하부의 중력 역장이 모래 입자들을 사방으로 밀어내며 물결처럼 흐트러뜨리는 기이한 광경이 계속되었다.
지한은 브릿지의 대형 지형 분석 화면을 주시했다.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조준 렌즈가 회전하며 모래 폭풍 아래 잠겨 있는 오아시스 무역 도시 '자하드(Zahad)'의 전경을 분석했다.
[서부 개척 지대 - 자하드 오아시스 탐사 완료]
- 지역 상태: 모래 폭풍 보스 마수의 난동으로 서부 개척 물류 100% 마비.
- 보스 정보: 바위 비늘 모래 지네 (Lv.48, 정예 야수 등급)
- 주요 자원: 오아시스 지하의 '마도 황금 모래석 광맥' (영웅 등급 마도 에너지 석).
“형님, 자하드 오아시스 중심 광장에 상단 연합의 신호 불꽃이 포착되었습니다. 적재함 착륙 유도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크리스가 추진 키를 부드럽게 당기며 말했다.
“착륙한다.”
알바트로스는 수직 하강 기류를 조절하며 오아시스 자하드 외곽의 거대한 모래 분지에 부드럽게 동체를 안착시켰다.
쿠우우우웅-!
요새의 육중한 강철 동체가 모래벌판에 가라앉자, 자하드의 방어 요새 벽면에 대기하고 있던 백여 명의 사막 상인 연합 대원들과 현장 지휘관 타리크(Lv.43 전사)가 일제히 달려 나왔다.
타리크는 알바트로스 요새의 압도적인 강철 위용에 압도된 듯,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지한이 탑승교를 따라 내려오는 모습을 영접했다.
“자, 자네가 제국 황실이 공인한 최초의 독점 군수상, 아스트라페의 강지한 회주인가?”
타리크가 모래 묻은 장갑을 급히 털며 악수를 청했다.
지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자하드의 상태가 꽤 심각해 보이는군요. 상권 전체가 모래 폭풍에 갇혀 있습니까?”
타리크가 깊은 한숨을 쉬며 멀리 붉은 모래 구릉 지대를 가리켰다.
“그렇네… 일주일 전부터 48레벨의 보스 마수인 '바위 비늘 모래 지네'가 오아시스 지하 광맥의 마력을 빨아먹으며 폭주하기 시작했네. 오아시스 밖으로 나가는 모든 보급 마차들이 그 녀석의 철갑 비늘에 짓밟혀 박살 났고, 지하 광산 입구도 무너졌네. 만약 자네가 저 괴물을 처치해 준다면, 상단 연합의 이름으로 자하드 지하의 모든 '마도 황금 모래석 광산 독점 채굴권'과 서부 개척 침식 던전 출입 도식을 자네에게 양도하겠네.”
지한의 고글 너머로, 황금 모래석 광맥의 웅장한 가치 수치가 가벼운 스캔 수치로 표시되었다.
[마도 황금 모래석 광맥 독점권 가치 분석]
- 기대 효과: 아스트라페 마도 도선 제작소의 마력 전송률 +45% 상승.
- 주간 상단 순수익 추가 상승 기대치: 300골드 수직 상승.
“훌륭한 제안이군요. 그 벌레 녀석, 제 뼈칼로 깨끗하게 분해해 드리지요.”
지한은 곧바로 오아시스 외곽의 붉은 모래벌판을 향해 홀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거센 모래바람이 불어 닥쳤으나, 그의 왼쪽 기계 의수 끝에서 흘러나오는 청록빛 미세 중력장이 모래바람을 가르고 길을 뚫어 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
지한이 모래 구릉지의 한가운데에 멈춰 선 순간, 대지가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며 흔들렸다.
모래 분지가 거대하게 꺼지며, 온몸이 단단한 적색 암석 비늘로 덮인 50미터 길이의 거대한 바위 비늘 모래 지네가 아가리를 벌리고 하늘을 향해 포효하며 솟구쳐 올랐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수의 입에서 뿜어 나오는 날카로운 모래 침엽 비가 지한을 덮쳐 왔다.
지한은 왼팔의 전설 기계 의수를 천천히 내뻗으며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띠었다.
“단단한 바위 비늘이라… 해체해서 좋은 장갑판 재료로 쓰기에 아주 제격이군.”
지한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차원의 균열 광채가, 붉은 모래바람을 가르고 날뛰는 마수의 정수리를 조준해 나갔다.
구름 바다의 정복자가 사막의 포식자를 사냥하기 위한 첫 번째 손가락 끝의 튕김질이 조용히 시동을 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