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철혈 의수의 전설

111화: 철혈 의수의 전설
아스트라페 콘체른 황도 본부의 최고층, 정밀 공학 개인 연구소.
사방이 차가운 백철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서, 지한은 상의를 탈의한 채 수술대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의 왼쪽 어깨부턴 황금빛 마도 회로가 흐르는 차가운 기계 의수가 접합되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방금 전 정화에 성공한 청록빛 전설 등급의 '정화된 심연의 마도 핵'이 신비로운 마력 파동을 뿜어내며 빛나고 있었다.
지한은 오른손으로 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쥐고, 뼈칼 끝자락에 차가운 동결의 푸른 마력을 불어넣었다.
“철혈의 해체 영역. 자가 이식 가동.”
스우우우우우-.
지한을 중심으로 뿜어져 나온 푸른 마도 역장이 방 안 전체를 빈틈없이 지배했다.
영역의 파동 속에서 지한 자신의 왼쪽 어깨 마찰 신경망과 의수 내부 기어 프레임의 모든 미세 접합 나사 결이 3D 그래픽 투시선으로 일목요연하게 분리되어 보였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뼈칼을 기계 의수의 팔꿈치 관절 덮개 틈새로 정밀하게 밀어 넣었다.
서거억-! 슥!
살을 째는 고통 대신, 마도 공학 의수의 장갑 커버가 결을 따라 부드럽게 사방으로 슬라이딩 분해되며 내부의 복잡한 황동 톱니바퀴들과 고밀도 은나노 전선들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에 동력원으로 기능하던 보조 에테르 셀을 조심스럽게 집어 올려 해체한 지한은, 굵은 땀방울이 눈가로 흘러내리는 와중에도 신경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전설의 심연 코어를 비어 있는 동력 슬롯에 밀착시켰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코어의 청록색 심연 에너지가 의수 내부의 황동 회로를 타고 들어가자마자, 신경망을 타고 뇌척수 전체를 강타하는 듯한 극심한 작열통과 진동이 지한의 온몸을 덮쳤다.
“으윽…!”
지한은 이를 꽉 깨물고 오른손으로 아스트라페 뼈칼의 손잡이를 쥔 채, 의수의 메인 바이패스 밸브를 나사 조인트 단위로 빠르게 조여 나갔다.
그의 손놀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했다.
서걱! 슥! 철컥!
마침내 마지막 고정 레버가 완전히 기어로 물리며 덮개가 닫히는 순간, 연구실 전체를 뒤흔들던 거친 마력 폭풍이 일시에 진정되었다.
의수 전신을 따라 흐르는 강철 장갑 틈새로 청록색과 찬란한 황금빛 마력 라인이 마치 유기적인 핏줄처럼 영롱하게 진동하며 박동하기 시작했다.
[철혈의 마도 공학 의수 - 전설(Legendary) 등급 진화 완료!]
- 사양: '전설의 심연 동력 기계 의수'
- 고유 장착 효과: 최대 마력 통량 +50%, 물리/마법 파괴력 +40%.
- 획득 전리품(고유 전설 스킬): '원격 공간 인장 해체 (Remote Space Seal Dismantling)' - 원거리의 물리/마법 결계뿐만 아니라, 특정 공간 장벽 및 차원의 문 인장까지 결을 따라 강제로 균열을 내어 소멸시킵니다.
- 기계의 미세 손가락 제어 속도가 신의 수준으로 도달했습니다.
지한은 왼쪽 손가락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럽고 가벼운 피드백, 그리고 신경망 전체가 기계 손끝까지 100% 동조되어 현실과 완전히 하나가 된 듯한 궁극의 조작감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스르륵-.
의수 손끝에서 흘러나온 가벼운 청록색 불꽃이 연구소 벽면에 쳐져 있던 8중의 마법 방벽을 스치기만 했는데도, 방벽 전체가 결을 잃고 유리창처럼 산산조각 나며 흩어졌다.
지한은 흡족하게 웃으며 소매를 내려 의수를 덮었다.
이튿날 아침, 웰링턴 백작을 통해 황실 군수처의 독점 대행권 인가가 완료되었다.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푸른 길드 인장이 선명하게 박힌 제복을 입은 상단원들이 황도의 대규모 군수 포트와 보급고를 독점적으로 인수하기 시작하며, 상단의 영향력은 마침내 제국 경제의 중심줄을 완벽하게 움켜쥐는 수준에 도달했다.
지한은 황도 지부 회의실에서 크리스와 마담 셀렌을 마주했다.
“플로렌 후작이 몰락했으나, 2황자파의 잔당 귀족들과 일부 무장 부대가 황도 북부의 만년설산 구역으로 도주했더군.”
마담 셀렌이 긴 곰방대를 가리키며 북부 산맥 지도를 가리켰다.
“그들이 도주한 곳은 과거 고대 제국의 거인 병기들이 잠들어 있다고 소문난 침식 던전, '발할라의 무덤'일세. 잔당들은 그곳의 고대 봉인을 풀어 제국의 심장을 다시 격침할 거인 코어를 발굴하려는 속셈이야.”
지한의 고글 너머로 북부의 가파른 설산 지형과 던전의 대략적인 마력 데이터 도식이 차갑게 스캔 되었다.
“거인 병기의 코어라… 마침 요새 알바트로스의 메인 방어 장벽을 전설 등급으로 상향시킬 에너지가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알아서 먹잇감들이 둥지를 틀어 주었군요.”
지한은 뼈칼 리레코드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리스, 요새 알바트로스의 출항 준비를 해라. 북부 설산으로 출정한다.”
- “알겠습니다, 형님!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 즉시 북부 침식 던전 항로로 기수를 돌리겠습니다!”
제국의 중앙 권력을 완전히 평정한 은빛 천공 요새가, 이제 만년설이 휘날리는 척박한 북부의 하늘을 향해 거대한 날개 장갑판을 힘차게 퍼덕이며 날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