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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84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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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자동 터렛과 선로 요새화

하저 터널 제1 거점을 확보한 소탕대의 발걸음은 5호선 광화문역 인근 지하 철도 교차구간을 향해 뻗어 나갔다.

어두운 터널 내부의 침묵을 깨며 진군하는 대원들의 발소리가 콘크리트 벽면을 타고 둔탁하게 울려 퍼졌다. 이곳 교차구간은 네오 코리아 방공호로 직접 통하는 비밀 지선 선로와 민간용 지하철 선로가 교차하는, 남부 방어선 구축의 핵심 요충지였다.

“조심하십시오. 이 교차로는 터널 구조가 넓고 복잡해서 사방에서 습격을 받기 쉽습니다.”

강민혁 소령이 소총의 노리쇠를 당기며 경고했다.

그의 경고가 끝나기가 무섭게, 전방의 거대한 어둠 너머에서 기괴하게 부풀어 오른 붉은 유기물 덩어리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선로 교차점 중앙에 거대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붉은 오염의 둥지’였다.

그 둥지의 틈새에서는 붉은 진물이 꿀렁거리며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벽면과 선로 바닥을 완전히 잠식한 붉은 이끼들이 붉은 안개를 끊임없이 피워내고 있었다.

“샤아아아악!”

“크르르르…….”

어둠 속에서 수십, 수백 마리의 감염된 변종 괴수들이 선로를 타고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하저 터널에서 본 포자견뿐만 아니라, 징그러운 촉수를 흔들며 기어오는 변종 거미 괴수들까지 떼를 지어 몰려왔다. 네오 코리아의 기술 대원들이 비밀 지선 선로의 안전 차단벽을 기계적으로 복구하려면 최소한 15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웨이브를 맨몸으로 막아내기엔 소탕대의 병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군요. 맨몸으로 라인을 유지하는 건 소모가 너무 큽니다.”

강진은 침착하게 벼락의 도끼를 세워 쥐며 만능 보급 상점을 열었다.

이러한 대규모 물량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화력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화망을 형성해 줄 수 있는 거치형 방어 장비가 절실했다. 강진은 B등급 상점의 아티팩트 방어 기재 탭을 검색했다.

[구매 아이템: B등급 전술용 자동 번개 터렛 (B등급 - 레어) - 2개]

[1,2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쿠웅! 쿠웅!

강진이 손을 내밀자, 철로 양옆의 평평한 바닥에 육중한 강철 소리가 나며 두 개의 기하학적인 터렛이 소환되었다.

은빛 메탈 프레임 위에 푸른색 마력 구체가 둥둥 떠서 회전하는 세련된 형태의 번개 터렛이었다. 터렛이 가동되자마자 윙 하는 고주파음과 함께 푸른색 조준선들이 어둠 속의 괴수들을 향해 뻗어 나갔다.

“터렛 가동. 3성급 벼락 도끼와 마력 주파수 동기화.”

강진이 도끼의 오버차지 코어를 터렛에 가져다 대자, 터렛의 중심 구체가 황금빛으로 화사하게 타오르며 출력 버프를 받았다.

파지지지지직!

소환된 자동 터렛들이 일제히 화력을 뿜기 시작했다.

타타타탕! 콰콰쾅!

터렛의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빛 전격탄들이 철로를 가득 메운 괴수 무리를 관통했다.

전격탄은 마수 한 마리를 꿰뚫을 때마다 주변의 괴수들에게 벼락 아크를 체인 형태로 퍼뜨렸다. 단숨에 수십 마리의 괴수가 사지를 부르르 떨며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엄청난 위력이다……! 터렛 두 개가 보병 한 개 중대급의 화망을 만들고 있어!”

네오 코리아의 군인들은 입을 떡 벌렸다.

터렛들이 황금빛 전격 격막을 완벽히 형성하여 접근하는 괴수들을 자동으로 격파하는 동안, 대아 수호대와 군인들은 비교적 여유롭게 방어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터렛의 조준을 피해 우회하려 하는 잔여 괴수들은 대원들의 소총 사격에 가차 없이 저지당했다.

강진 역시 연옥의 화염 방사포를 휘두르며 선로를 잠식하고 있던 붉은 둥지의 촉수들을 불태워 나갔다.

화염이 닿을 때마다 둥지 자체가 꿀렁거리며 고통스럽게 수축했고, 오염의 진원지가 빠르게 재로 변해갔다.

[감염된 변종 거미(3성급)를 처치했습니다. 40 SP를 획득합니다.]
[붉은 오염의 둥지 파편을 소각했습니다. 100 SP를 획득합니다.]

귓가에 울리는 보급 포인트 적립음이 지치지 않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침내 15분이 경과하자, 뒤쪽에서 기술 요원들의 고무적인 외침이 들려왔다.

“선로 안전 차단벽 복구 완료! 비밀 지선으로 통하는 해치를 완전히 격리 폐쇄했습니다!”

철컥! 우우웅-!

육중한 강철 차단벽이 지하 선로 천장에서 내려와 바닥의 틈새에 완벽히 맞물리며 잠겼다. 이로써 네오 코리아 방공호 본국으로 향하는 비밀 통로는 붉은 오염과 괴수들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안전을 확보하게 되었다.

“성공했소……! 우리가 지하의 절반을 지켜낸 것이오!”

강민혁 소령이 감격에 겨워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네오 코리아 본국 사령부 역시 실시간으로 차단벽 복구 성공과 교차로 소탕 완료 보고를 접하고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종학 대장은 통신을 통해 강진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대아 자치구의 위상을 동등한 동맹 파트너로서 공식적으로 예우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안도의 기쁨이 사령실 전체에 퍼지기도 전이었다.

삐-! 삐-! 삐-!

강민혁의 전술 단말기에서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날카롭고 다급한 적색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본국 위성 관측소로부터 긴급 전송된 붉은 메시지였다.

터널 천장을 뚫고 지상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웅웅거리는 거대한 진동이 대원들의 발끝을 타고 느껴졌다.

마침내 2차 대재앙의 가장 파멸적인 재앙, 심연의 용의 첫 번째 파편이 서울 지상에 그 흉포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강진은 식어가는 화염 방사포를 어깨에 얹으며 붉게 점멸하는 단말기 화면을 주시했다.

“아무래도 지상의 폭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모양이군.”

지하 소탕의 안도감이 사라지고, 더 거대하고 장엄한 전쟁의 서막이 전초 요새 너머 지상의 검붉은 하늘 아래에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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