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63화: 티타늄 장벽과 정보의 요새
네오 코리아 특무부대의 비밀 관측 기지를 완전히 폭파하고 지상의 밤안개를 헤치며 복귀한 대아 캠프 요새는, 정막 속에서도 바쁘게 튀어 오르는 용접 불꽃과 기계 가동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강진은 이번 내부 첩자 색출과 정부군 비밀 기지 소탕전을 거치며 상인으로서 뼈저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네오 코리아가 자신들의 요새 자체보다 시스템 보급을 통해 생산해내는 '대아 생수'와 '응급 치료 주사기'의 기적 같은 독점 제조 기술을 강탈하려 지저분한 공작을 벌였다는 사실은, 앞으로 단순히 물리적인 방벽뿐만 아니라 더 정밀하고 강력한 정보 보안망이 필수적임을 의미했다.
"정필 삼촌, 요새의 정보 보안과 물리 방벽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겠습니다. 정부군 놈들은 우리 캐논의 작동 주파수를 훔치려 설계 도면을 털어갔소. 다음엔 더 지능적으로 굴 겁니다."
강진의 말에 구정필 노인이 기름때 묻은 용접 마스크를 벗으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은 기술자 특유의 고집스러운 결의로 가득했다.
"그렇지 않아도 대장님께 건의하려던 참이었소. 지금의 장벽 강철판은 일반 약탈자들의 소총탄은 충분히 막을 수 있으나, 정부군의 정밀 중형 포격이나 마력 철갑탄에는 결국 피로 누적으로 찢어질 위험이 있소. 보급 상점에서 티타늄 합금판과 고밀도 암호화 무전 차단기를 구해다 주신다면, 우리 기술자들과 함께 요새의 물리/정보 보안망에 마침표를 찍어 보겠소."
강진은 흔쾌히 시스템 보급 상점을 열었다. 상단의 핵심 기술과 식솔들의 목숨을 지키는 데 드는 투자는 아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알림: 현재 보유 포인트: 2,653.5 SP]
[보급품 구매 완료: B등급 마력 암호화 정보 방벽 생성 장치 (2성급 아티팩트) - 1기]
- 설명: 요새 내부에서 발생하거나 외부로 송출되는 모든 무선 전파 및 주파수를 강제로 고밀도 암호화합니다. 승인되지 않은 비인가 통신망의 정보 유출을 100% 차단 및 교란하는 강력한 정보 차단 쉴드 장치입니다.
- 가격: 800 SP
[보급품 구매 완료: B등급 특수 제련용 하이브리드 티타늄 플레이트 - 5세트 묶음]
- 설명: 기존의 강철 장벽의 물리 내구도를 3배 이상 강화합니다. 정부군의 특수 포격이나 거대 마수들의 3성급 물리 파괴력까지 완벽히 분산 차단하는 초고강도 티타늄 합금 장갑판입니다.
- 가격: 총 1,000 SP
[알림: 총 1,8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장비들이 공방 마당에 실체화됩니다.]
- 현재 보유 SP: 853.5 SP (이전 2,653.5 SP에서 차감 정산)
웅웅웅웅-! 덜컥!
주변 공기가 미세하게 진동하며, 거대한 은빛 티타늄 합금 플레이트 상자들과 웅웅거리는 통신 보안 쉴드 장비가 공방 마당에 웅장한 소리를 내며 소환되었다. 구정필 노인을 필두로 한 20여 명의 이주 기술자들은 즉시 용접 토치와 플라즈마 절단기를 들고 최종 요새화 보강 공사에 돌입했다.
기존의 검은 강철 옹벽 위로 날카로운 은백색 광택을 내뿜는 티타늄 장갑 플레이트가 겹겹이 덧대어 씌워졌고, 요새 옥상 지붕 아래에는 정보 방벽 장치가 설치되어 웅웅거리는 마동 소리를 내며 요새 전체의 주파수 대역을 완벽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제 대아 요새 내에서 밖으로 몰래 정보를 송신하려 하면, 그 즉시 발신자의 심장에 마력 타격을 가하는 무시무시한 정보의 감옥이 완성된 것이다.
공방의 한쪽 구석에서는 대원들이 네오 코리아 공작원들과 철혈동맹 대원들에게서 수거해 온 정밀 제련 돌격소총 20정과 군용 방탄 장비들을 고열 용광로에 집어넣어 녹이고 재제련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덜컹, 쫘아악-!
강진은 재제련 공정을 통해 순수한 티타늄 및 고장력 강재 잉곳으로 정제된 금속 궤짝들에 손을 얹어 시스템에 헌납했다.
[알림: 재정제된 티타늄 및 강철 잉곳 주괴들을 시스템에 헌납합니다.]
- 헌납 가치 정산: 총 500 SP
[매일 자정 무역 적립 포인트 입금 완료: +100 SP] - 현재 보유 SP: 1,453.5 SP (정산 완료)
보유 포인트가 1,400 SP 선으로 안정적으로 복구되었다. 대아 캠프의 최종 방벽은 이제 웬만한 정부군의 정밀 포격조차 수십 발 이상 거뜬히 튕겨내는 티타늄 옹벽으로 완성되었고, 요새 내부에서 외부로의 불법 정보 송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완벽한 기밀 방공 요새가 되었다.
정비 공사가 한창이던 셋째 날 정오, 마포 대피소의 맹주 임상우가 소수의 보초 대원들과 함께 대아 캠프 요새를 직접 방문했다. 장벽 위의 은빛 위용에 넋을 잃고 바라보던 임상우는 강진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 나직하고도 다급하게 말했다.
"한 대장님, 철혈동맹의 맹주 우건창이 죽고 그 주력 선발대까지 전멸하자 한강 북단 일대가 그야말로 거대한 폭풍을 겪고 있소. 권력의 공백이 생겼단 말이오."
강진은 임상우에게 따뜻한 홍차를 건네며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호수처럼 평온했다.
"자중지란에 빠졌습니까? 약탈자들에게 흔한 일이죠."
"그렇소! 맹주가 사라진 철혈동맹은 하부 행동대장들과 군소 무두머리들 간의 맹주 자리를 둔 피비린내 나는 내분으로 자중지란에 빠졌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한강 북단의 또 다른 거대 무법자 세력인 '북부 약탈자 연합' 놈들이, 이 틈을 타 철혈동맹의 잔여 병력과 풍요로운 영토를 흡수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남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오."
강진은 홍차 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손가락 끝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남하하여 기어코 한강을 건너오려 한다? 우리를 정면으로 들이받겠다는 소리군요."
"그렇소! 놈들의 규모는 철혈동맹보다 더 악랄하고 조직적이오. 놈들은 철혈동맹이 닦아둔 도하 기지 잔해를 필사적으로 수습하여, 조만간 대아 캠프의 이 비정상적인 물자 독점권을 빼앗기 위해 한강 전역에 걸친 무차별 도하 대공세를 가할 기세요. 3막의 새로운 전쟁이 임박하고 있소."
임상우의 보고는 다가올 전쟁이 단순한 약탈자와의 싸움이 아닌, 북단 전체의 무법자 연합과 벌이는 더 거대하고 피비린내 나는 대규모 수성전으로 확산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은빛 티타늄 합금 옹벽과 그 위에서 번뜩이는 3성급 마력 레이저 캐논을 바라보는 강진의 입가에는 짙고 오만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상단의 시장 지배력을 방해하는 불순한 벌레들이 더 몰려온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놈들이 다리를 건너오기도 전에, 한강 물 전체를 놈들의 핏물로 붉게 물들여 주도록 하지요. 거래는 이미 성립되었습니다."
대아 캠프 요새는 은빛 티타늄의 위엄 넘치는 광채를 뿜어내며 한강 남단에 장엄하게 우뚝 서 있었고, 강진의 두 눈은 몰려드는 거대한 폭풍을 비웃듯 새로운 무역과 정복의 청사진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