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56화: 대수성전 개막과 마력 캐논 (3막 시작)
"전원, 옹벽 뒤로 바짝 붙어 엄폐하십시오! 귀를 막고 낙하 충격에 대비하세요!"
강진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지시가 요새 옹벽 위로 짧고 명료하게 퍼졌다. 대원들은 훈련받은 대로 티타늄 장벽의 강화 돌출부 뒤로 몸을 숨겼다.
꽁꽁 얼어붙어 은빛 유리 거울처럼 변해버린 한강 빙판 도로 위를 기운차게 내달리던 철혈동맹의 개조 트럭과 오토바이 무리가, 마침내 요새 장벽 전방 100미터 지점에 촘촘하게 매설해 둔 '지뢰 지대'에 첫 발을 디뎠다.
쿠아아아아앙-! 쿠웅! 쿠궁!
사방에서 시커먼 흙먼지와 은빛 얼음 조각이 하늘 높이 분수처럼 솟구치며, 웅장한 대인/대차량 지향성 지뢰들이 연쇄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아스팔트와 두꺼운 한강 얼음판이 대지진이 일어난 듯 쩍쩍 갈라져 나갔고, 선두에 서서 기세를 올리던 기갑 오토바이 8대와 중형 트럭 한 대가 순식간에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나 바닥의 차가운 얼음물 속으로 처박혔다.
"지뢰다! 사방에 마력 지뢰가 깔렸다! 속도를 줄이지 마라! 멈추면 다 죽는다, 그대로 돌파해-!"
철혈동맹의 맹주이자 3성급 이능력자인 '강철의 군주 우건창'이 폭발 연기 속에서 붉은 가죽 코트를 펄럭이며 광기 서린 호령을 내질렀다. 놈은 자신의 몸뚱이를 3성급 고유 이능 '강철의 골격 변환'을 통해 온몸을 무겁고 단단한 중합금 강철 껍질로 둘러쳐 파편을 튕겨내며, 남은 150여 명의 정예 대부대를 사지로 몰아붙였다.
"포격 개시! 저 빌어먹을 장벽을 가루로 만들어버려라!"
우건창의 지시와 함께, 적들의 개조 트럭 적재함에 거치된 사제 다련장 로켓포 4문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피이이이익- 콰아아앙! 콰광!
수십 발의 포탄들이 불꽃 궤적을 그리며 요새 장벽을 향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대아 캠프 요새의 지붕 정중앙에 거치된 2성급 중형 마력 배리어 생성기가 웅웅거리며 요동치자, 반투명한 푸른색 광막 돔이 요새 전체를 든든하게 덮었다.
쿠두두두둥-!
포탄들이 푸른 배리어 돔 표면에 부딪히는 순간,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듯 푸른 마력 파동이 요동치며 일체의 물리적 타격과 폭발 충격을 완벽하게 분산 상쇄해 버렸다. 단 한 발의 포탄도 강철 장벽의 본체를 건드리지 못한 채 허공에서 화려하게 폭사할 뿐이었다.
"이, 이게 무슨 배리어냐?! 약탈단 놈들의 그 허술한 마력막이 아니야! 성벽 자체가 살아있어!"
포병들은 신의 장막이나 다름없는 요새 배리어의 완벽한 물리 상쇄력에 비명을 지르며 극심한 공황에 빠졌다.
적들의 본대가 요새 장벽 앞 50미터 저지선까지 시체와 잔해를 밟으며 파죽지세로 돌격해 들어온 바로 그 결정적인 순간, 강진은 소방도끼를 꽉 쥔 채 왼손으로 옹벽 제어반의 3성급 포탑 격발 스위치를 세차게 눌렀다.
"마력 레이저 캐논, 최대 출력으로 전면 방사."
지이이이이잉-! 콰아아앙-!
포탑 상단의 청색 수정구가 미친 듯이 회전하며 엄청난 양의 압축 마력을 일순간에 흡수하더니, 포신 끝부분에서 눈이 멀 듯한 푸른색 초고열 '마력 레이저 열선'이 일직선으로 폭사되었다.
피유우우웅- 콰드득! 퍼억!
직경 50센티미터에 달하는 청백색 마력 열선은 빙판 도로를 가로지르며 돌진하던 적 정예 보병 30여 명의 신체를 단 한 줌의 저항도 없이 관통했다. 열선에 스쳐 지나간 놈들조차 초고열에 피부와 근육이 증발하며 그 자리에서 잿더미가 되었고, 레이저는 뒤편에 서 있던 무거운 개조 트럭 한 대의 엔진 블록을 통째로 뚫고 나가 용해시키며 거대한 유폭을 일으켰다.
"아아아악! 뜨겁다! 몸이... 몸이 녹는다!"
"무슨 무기가 저래?! 단 한 방에 우리 소대 하나가 증발했어! 살려줘-!"
단 한 발의 3성급 레이저 사격으로 철혈동맹의 돌격 전열이 걸레짝이 되어 무너져 내렸다. 3성급 고급 병기의 궤멸적인 관통력과 소각 살상력은 적들의 전의를 시작도 하기 전에 공포의 가루로 만들어놓았다.
[알림: 철혈동맹 정예 보병 40명을 완벽히 격살하고 적 기갑 차량을 완파했습니다. 1,200 SP를 획득합니다.]
- 현재 보유 SP: 2,853.5 SP (이전 1,653.5 SP에서 누적 충전 완료)
보유 자금이 다시 2,800 SP를 성공적으로 돌파했다.
우건창은 자신의 정예 전력의 절반가량이 마력 캐논 단 한 방에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는 참혹한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하고는, 눈이 뒤집혀 짐승처럼 광분했다.
"이 비겁한 장사꾼 새끼가……! 감히 내 부하들을 고기 덩어리로 만들어?!"
우건창은 양손을 거대한 중합금 강철 발톱 모양으로 흉측하게 변환시킨 뒤, 장벽 옹벽 아래에서 허공을 찢으며 엄청난 각력으로 뛰어올랐다. 3성급 강자의 신체 피지컬은 상상을 초월했다. 놈은 강철 발톱을 대아 요새의 합금 장벽 표면에 박아 넣으며, 거미처럼 빠른 속도로 장벽 위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장벽 표면에 장착된 고전압 스파이크 스크린이 놈의 다리를 긁으며 스파크를 일으켰으나, 강철 골격 변환을 마친 놈의 피부는 쇠를 부딪치는 소리만 내며 일절 상처를 입지 않았다.
"보급상인 한강진! 네놈의 목을 직접 따서 내 손으로 씹어 먹어주마!"
눈 깜짝할 사이에 옹벽 난간을 손으로 짚고 요새 내부로 진입하려는 철혈동맹의 맹주 우건창. 강진은 뇌전의 소방도끼 가동 마력 모터를 한계치까지 세차게 가속하며, 난간 위로 들이닥치려는 강철 괴수 우건창을 향해 무겁게 도끼날을 고쳐 잡았다.
마침내 대아 자치구의 주인인 한강진과, 철혈동맹의 절대적 지배자인 3성급 맹주 우건창의 최종 진검승부가, 장벽 위의 핏빛 광풍 속에서 그 장엄한 서막을 열어가고 있었다. 3막의 클라이맥스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