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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53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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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마력 레이저와 선전포고

마포 지하 대피소에서 벌어진 완벽한 격퇴전 이후, 대아 캠프 요새의 지배력은 이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한강 남단의 확고한 상식이자 질서로 굳어졌다.

구덕만 선장의 선상 캠프와 임상우의 마포 대피소라는 두 거대 거점과의 독점적 교역망이 완전히 안착하자, 매일 수십 궤짝에 달하는 마정석과 고순도 구리 전선, 정밀 기계 칩셋 등의 자원들이 대아 캠프의 중앙 물류창고로 줄지어 수송되기 시작했다. 쉘터 내부의 빈 공간은 어느덧 탐스러운 자원들로 가득 차 올랐다.

[알림: 독점 무역로 네트워크 안정화 판정 완료!]

하루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100 SP가 자동으로 쌓이는 고정적인 보급 수입처가 창출된 것이다. 보급 포인트의 이 원활하고 안정적인 자동 적립 체계는, 강진에게 다가올 거대한 세력전을 준비할 수 있는 재정적 든든함과 심리적 여유를 동시에 안겨 주었다.

하지만 현재의 평화는 다가올 폭풍 이전의 거대한 침묵일 뿐이었다. 한강 북단을 지배하는 철혈동맹의 3성급 맹주 '우건창'이 1차 선발대와 지하 도하 교두보의 전멸 소식에 깊은 충격을 받고 잠시 움츠러들었지만, 그가 전 병력을 집결시켜 대대적인 보복 전면전을 개시할 날이 머지않았음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적들이 전군을 이끌고 들이치기 전에, 우리 쉘터의 방어망에 완벽한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어설픈 방어는 오히려 피해만 키울 뿐입니다."

강진은 구정필 노인과 숙련된 기술자들을 요새 북쪽 옹벽 위로 불러 모았다. 5,000포인트가 넘는 막대한 자본금을 아낌없이 쏟아부어야 할 결정적인 때였다. 강진은 B등급 보급 상점의 최상위 영지 방어 탭을 주저 없이 열어 결제를 진행했다.

[보급품 구매 완료: B등급 마력 레이저 캐논 방어 포탑 (3성급 - 레어)]

[보급품 구매 완료: 중형 마력 배리어 생성기 (2성급 아티팩트)]

[알림: 총 3,5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대형 방어 설비가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웅웅웅웅-!

주변 공기가 급격하게 진동하며, 대아 요새 옹벽 정중앙에 시퍼런 인광을 내뿜는 거대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마력 레이저 캐논 포탑'이 육중한 고정음과 함께 설치되었다. 매끄러운 흑철색 포신 끝부분에는 청색 마력 수정구가 매달려, 불길하게 지이잉- 하는 고주파 소리를 내며 고속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요새 물류창고 옥상 정중앙에는 육중한 은빛 실린더 형태의 '중형 마력 배리어 생성기' 가동 장치가 들어섰다. 기계가 가동되자 요새 전체를 감싸는 미세한 푸른색 마력 격자가 허공을 덮었다.

"한 대장님……! 이건 정말 문명 시대의 기술로도 불가능한,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한 병기들이군요!"

구정필 노인은 마력 레이저 캐논 포탑의 복잡한 마력 회로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쓸어보며 전율 섞인 음성으로 외쳤다. 공사를 돕던 기술 주민들 역시 이 압도적인 병기들의 위용에 탄성을 자아내며 희망을 보았다.

"이런 강력한 마력 포탑과 배리어 돔이 존재한다면, 철혈동맹의 200명 무장단이 아니라 1,000명의 정규군이 들이닥친다 해도 우리 요새 안으로 단 한 걸음도 딛지 못할 것입니다! 적들은 장벽 앞에 도달하기도 전에 고열의 푸른 열선에 타서 가루가 되어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무적입니다!"

구 노인의 자신감 넘치는 호언장담대로였다. 자동 터릿에 이어 3성급 마력 레이저 캐논과 2성급 마력 배리어 돔까지 갖춘 대아 자치구는, 이제 지상의 어떤 약탈자 세력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진정한 '강철의 성역'이자 신마도 문명의 요새로 최종 진화했다.

그렇게 완벽한 수성 준비가 마무리된 지 사흘째 되던 날 정오였다.

캠프 정문 북쪽 대로변에서, 철판을 덧댄 개조 오토바이 한 대가 헤드라이트를 번쩍이며 홀로 대아 캠프 정문 장벽 앞 50미터 저지선까지 거침없이 접근해 왔다. 보초 대원들이 일제히 소총을 견착하고 사격 자세를 취하자, 탑승하고 있던 철혈동맹의 전령이 품 안에서 검붉은색 해골 인장이 찍힌 '선전포고 가죽 문서'를 꺼내 바닥에 거칠게 내던지고는 황급히 오토바이를 돌려 북쪽으로 도망쳤다.

태훈이 장벽 아래로 조심스럽게 내려가 가죽 문서를 수거하여 강진에게 가져왔다. 문서 내부의 글씨는 난폭하고 서슬 퍼런 붉은색 잉크로 적혀 있었다.

[대아 캠프의 보급상인 한강진에게 고한다.]

철혈동맹 맹주의 공식적인 선전포고이자, 본격적인 영토 침탈 전면전의 개시를 알리는 최후통첩이었다. 무서운 긴장감이 장벽 위에 서 있는 대원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지만 강진은 문서를 가볍게 찢어 번개 불꽃으로 태워버리며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

"사흘 뒤 자정이라. 날짜도 참 잘 골랐군."

강진은 옹벽 정중앙에서 청색 인광을 내뿜으며 조용히 회전하고 있는 마력 레이저 캐논 포탑의 총구를 손으로 툭 쳤다.

"전쟁을 제안해 주니 기꺼이 전량 매입해 드릴 뿐입니다. 철혈동맹의 맹주 놈에게 상인의 잔혹한 보급 전쟁이 무엇인지 그 가격표를 피로 똑똑히 새겨 주도록 하죠."

강진의 두 눈이 투시 고글 너머로 그 어느 때보다 서슬 퍼렇고 오만하게 번뜩였다. 대아 요새 전체가 사흘 뒤에 들이닥칠 파멸의 폭풍을 비웃듯 장엄한 마동의 소리를 내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거대한 대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서막과 함께 묵직하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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