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48화: 붉은 이빨의 최후와 강제 이주
콰아아앙-! 콰르릉!
뇌전의 소방도끼가 뿜어낸 시퍼런 청백색 전기 불꽃이 붉은 이빨 약탈단의 대장, '흉터니 곽철'의 징 박힌 가죽 도(刀)를 정통으로 강타했다. 쇠와 쇠가 맞부딪히는 소름 끼치는 굉음과 함께, 50,000볼트 이상의 고압 전류가 곽철의 칼날을 매개로 번개처럼 전도되며 놈의 전신 신경망을 강하게 마비시켰다.
"끄아아악-! 이, 이 자식이!"
곽철이 칼을 떨어뜨릴 뻔하며 뒤로 비틀거렸다. 그의 손목에서는 타는 냄새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2성급 무법자 곽철은 산전수전 다 겪은 흉악범답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놈은 이를 악물고 마비의 고통을 견뎌내며, 품속에서 핏빛 광채가 도는 '광폭화 물약'을 꺼내 단숨에 들이켰다.
꿀꺽! "우오오오오-!"
약물을 마신 곽철의 두 눈이 핏빛 광기로 물들었고, 놈의 온몸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며 셔츠 단추가 튕겨 나갔다. 물리적 완력과 반응 스피드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이성마저 상실한 광폭화 상태였다. 곽철은 다시 한번 칼자루를 거머쥐고, 야수와 같은 날것의 기세로 강진의 목덜미를 향해 칼을 크게 사선으로 휘둘렀다.
검바람이 불어오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강진은 급히 도끼 자루를 비스듬히 세워 방어했으나, 곽철의 폭발적인 완력에 밀려 뒤로 두 걸음이나 무겁게 물러서야 했다. 나노 전술 슈트의 에너지 필터가 스파크를 일으키며 붉은 내구도 경고등을 띄울 정도의 묵직한 타격이었다.
그와 동시에 필로티 주차장 곳곳에서는 대아 캠프 정예 원정대원들의 무자비한 매복 사격이 이어졌다.
탕! 탕! 탕! 탕-! 콰아아앙!
B등급 고급 보급 상점에서 방금 공수한 마력 증폭 탄환들은, 약탈자들이 믿고 있던 조잡한 합판 방패와 얇은 가죽 갑옷을 마치 종이 장처럼 그대로 관통했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비명이 난무하며, 붉은 이빨 약탈단의 부하 10여 명이 단 2분 만에 바닥의 흙탕물 위를 붉은 피로 적시며 쓰러졌다.
강진은 자신을 숨 가쁘게 압박해 들어오는 광폭화 상태의 곽철을 차가운 시선으로 응시했다. 놈의 연속 참격은 빠르고 묵직했지만, 보급상인인 강진에겐 즉석에서 전투의 판세를 뒤집을 시스템의 권능이 있었다.
'밀착 충격 파동으로 놈의 무기를 든 오른쪽 어깨부터 직접 으스러뜨린다. 시스템 상점, 레어 장비 탭 호출.'
강진은 격렬한 공방 도중 0.1초의 틈을 타 시스템 구매를 단행했다.
[보급품 구매 완료: 충격 파동의 나노 스파이크 가죽 장갑 (2성급 아티팩트)]
- 설명: 왼손에 장착하는 특수 전술 장갑입니다. 물리 타격 시 지향성 충격 파동을 압축 방출하여 대상의 방어구 관통 및 뼈마디를 내부에서부터 파괴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5초)
- 가격: 800 SP
[알림: 8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장비가 왼손에 장착됩니다.]
- 현재 보유 SP: 3,103.5 SP (정산 완료)
강진의 왼손에 날카로운 나일론 합금 스파이크가 조밀하게 돋아난 검은색 전술 가죽 장갑이 실체화되어 밀착 착용되었다. 장갑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한 진동이 강진의 팔 근육을 자극했다.
"죽어라, 이 장사꾼 놈아-!"
곽철이 포효하며 칼날을 머리 위로 높게 치켜들고 일직선으로 내리찍어왔다. 방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오직 살의만이 담긴 돌진이었다. 강진은 도끼를 오른손으로만 쥐고 비스듬히 세워 놈의 검날을 매끄럽게 흘려보낸 뒤, 왼손 주먹을 꽉 쥐고 곽철의 무방비한 턱밑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올려쳤다.
쿠우웅-! 쩍! 콰자작!
주먹이 턱에 닿는 순간, 장갑 끝의 스파이크에서 응축되어 있던 2성급 지향성 충격 파동이 곽철의 두개골 내부를 향해 폭발하듯 직선으로 뻗어 나갔다.
"구에에엑-! 커헉!"
광폭화 약물로 인한 고통 마비 효과조차 단숨에 뚫어버리는 사기적인 파동 대미지였다. 곽철의 턱뼈가 통째로 조각나 비산했고, 뇌가 직접적으로 흔들린 놈은 눈동자가 허옇게 뒤집힌 채 빳빳하게 굳어 바닥으로 엎어졌다.
강진은 자비 없이 뇌전의 소방도끼를 두 손으로 고쳐 잡고, 쓰러진 놈의 가슴 정중앙—심장을 향해 도끼날을 세차게 내려찍었다.
콰지지직-! 콰르릉!
심장을 관통한 고압의 뇌전 마력이 놈의 남은 생명줄을 단 1초 만에 완벽하게 구워버렸고, 흉터니 곽철은 마지막 경련과 함께 차갑게 숨을 거두었다.
[알림: 2성급 무법자 '흉터니 곽철'을 처치했습니다! 보상으로 300 SP를 획득합니다.]
[알림: 약탈단의 기갑 오토바이 및 개조 차량, 그리고 놈들이 약탈해 둔 자원 궤짝들을 정밀 감정 및 헌납합니다.]
- 헌납 가치 정산: 총 800 SP
- 현재 보유 SP: 4,203.5 SP (누적 정산 완료)
보유 포인트가 다시 4,200 SP를 성공적으로 회복했다. 전쟁은 언제나 풍요로운 수익을 동반했다.
"히, 히익! 대장님이 죽었다! 순식간에 고기가 됐어!"
"무기를 내려놔! 항복한다! 제발 살려줘!"
남아 있던 붉은 이빨 약탈자 3명은, 자신들의 자부심이었던 대장마저 단 두 합 만에 무참하게 격살당하고 탈것들마저 빛무리로 변해 사라지는 기괴한 광경을 목격하자,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무릎을 꿇었다. 태훈과 대원들은 놈들의 목덜미를 조준하며 신속하게 생포했다.
주차장 구석에 굴욕적으로 묶여 있던 생존자 주민들과, 구덕만 선장의 친척인 핵심 기술자 노인은 비로소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음을 실감한 듯 강진을 향해 기어가 엎드렸다.
"사,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구원자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노인은 피 묻은 머리를 땅에 찧으며 흐느꼈다. 강진은 뇌전 도끼를 어깨에 얹으며 차갑고 명확하게 선언했다.
"생사의 은혜를 갚는 방법은 오직 확실한 '신용'과 '노동'뿐입니다. 노인장. 당신들은 목숨을 보전받은 대가로, 오늘부터 대아 캠프의 안전한 요새 내부로 정식 강제 이주합니다."
"이, 이주라니요? 저희를 가두시려는 겁니까?"
"아니요, 보호하려는 겁니다. 우리 캠프는 현재 철혈동맹 본대와의 전면전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요새의 방어벽을 더 높이 쌓고, 소중한 군용 무기를 제련할 수 있는 정밀 기술 인력이 필요합니다. 당신들은 우리 자치구에 합류해 요새 보강용 특수 합금판을 제련하여 빚을 갚으십시오. 당연히 대아의 깨끗한 생수와 식량은 매일 풍족하게 보급해 드립니다. 불만 있습니까?"
생수와 식량이 매일 고정 보급되고, 어떠한 괴수도 뚫지 못하는 철옹성 요새에서 살 수 있다는 제안은,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노예 계약이 아닌 인생 최고의 축복이었다. 노인과 20여 명의 기술 생존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꺼이 가겠습니다! 뼈를 갈아서라도 대장님의 요새를 세계 최고의 철옹성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거래 성립이군요."
강진은 대원들을 시켜 생존자들을 튼튼하게 보강된 장갑 트럭의 적재함에 태웠다. 대아 캠프는 이번 기습 소탕을 통해 4,200 SP가 넘는 막대한 자본금을 유지하는 동시에, 요새를 한 단계 더 강고하게 진화시킬 수 있는 20여 명의 귀중한 '정밀 제련 기술 노동력'까지 완벽하게 확보하게 되었다. 캠프를 향해 위풍당당하게 출발하는 장갑 트럭의 웅장한 배기음 소리가, 다가올 철혈동맹과의 전쟁을 비웃듯 여의도의 안개 낀 밤공기 속으로 멀리멀리 울려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