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46화: 도하 기지 기습과 연쇄 폭발
대아 캠프 정예 원정대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의 유령들처럼 민첩하게 움직였다. 발목까지 차오른 한강 물을 밟으면서도, 그들은 물보라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전진했다.
'심연의 수색자 전술 헬멧'의 열화상 투시 센서 너머로, 지하 하수 펌프실 곳곳의 엄폐물 뒤에 몸을 숨긴 채 순찰을 돌고 있는 철혈동맹 보초 30여 명의 선명한 붉은 열원 반응이 감지되었다. 강진은 뇌전의 소방도끼를 낮게 쥔 채, 대원들에게 가볍게 수신호를 보냈다.
쉬익, 쉭-! 픽-!
총구 끝에 소음기를 부착하고 마력 방수 처리가 된 대원들의 정밀 점사 사격이 어둠을 갈랐다. 펌프실 외곽의 굵은 콘크리트 기둥 뒤에 서 있던 보초 3명이 한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소리 없이 차가운 물속으로 처박혔다. 강진은 물보라를 일으키지 않고 낮게 뛰어가, 외곽 순찰 조의 등 뒤에서 뇌전 도끼의 마력 톱날로 놈들의 숨통을 조용하고 차갑게 끊어 나갔다.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 외곽의 경계병 10여 명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했다.
마침내 강진은 도하 전진 기지의 핵심 노다지들이 쌓인 중앙 물자 적치장에 진입했다. 수십 척의 견고하게 개조된 대형 고무보트와 기름 냄새 풍기는 강철 엔진 모터들, 그리고 그 옆에 철혈동맹 본진으로 갈 예정이었던 철판 상자 수십 개가 보물창고처럼 쌓여 있었다. 강진이 상자 하나를 열자, 시린 청색 빛을 발하며 주변의 공기를 차갑게 얼리는 고순도 수마정석 원석들이 가득 찬 영롱한 광경이 드러났다.
강진은 마정석 상자더미와 대형 엔진들에 가죽 장갑 낀 손을 가볍게 얹었다. 상인의 눈이 환희로 번뜩였다.
"시스템 정밀 감정 및 일괄 헌납 집행."
[알림: 적의 핵심 도하 자원을 감정하여 시스템에 헌납합니다.]
- 고순도 수마정석 원석 100개들이 5상자: 합산 가치 1,000 SP
- 고마력 선박용 엔진 15개 및 특수 도하 장비 세트: 합산 가치 500 SP
- 총 헌납 획득 가능 SP: 1,500 SP
스으으으…….
수십 개의 묵직한 철판 상자와 무거운 강철 모터 엔진들이 은빛 빛무리로 융합되어 분자 단위로 공중분해 되었다. 철혈동맹 놈들이 한강을 건너오기 위해 몇 주 동안 한강 밑바닥과 폐허가 된 시가지를 샅샅이 뒤져 모은 피 같은 핵심 자원들이, 강진의 손끝 한 번에 고스란히 그의 보급 포인트로 증발한 것이다.
[물품 헌납이 완료되었습니다. 총 1,500 SP가 성공적으로 적립되었습니다.]
- 현재 보유 SP: 4,703.5 SP (이전 3,203.5 SP에서 누적 정산)
보유 자금이 다시 4,700 SP를 성공적으로 돌파했다. 강진은 이 교두보를 단순히 털어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두 번 다시 사용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매몰시키기 위해 즉시 '고급 보급 상점(B등급)'의 요새화 및 공작 탭을 열어 폭약을 대량 구매했다.
[보급품 구매 완료: B등급 시한식 마력 C4 폭약 (2성급) - 4개 세트]
- 설명: 원격 무선 및 시한 설정이 가능한 초고화력 마력 폭약입니다. 고장력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나 소형 댐 등 거대 구조물의 해체 및 영구 파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가격: 총 600 SP
[알림: 6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폭약이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 현재 보유 SP: 4,103.5 SP (정산 완료)
강진은 소환된 묵직한 C4 폭약 상자 4개를 대원들에게 신속하게 나누어 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운 밤바람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대원들은 펌프실 전체를 지탱하는 중앙 지지 기둥 네 곳에 이 폭약을 밀착 설치하십시오. 폭발 타이밍은 5분 뒤로 세팅합니다. 설치 완료 즉시 입구 터널로 전력 질주하여 퇴각합니다. 지체하면 매몰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대원들이 신속하게 흩어져 기둥에 폭약을 설치하기 시작한 바로 그 찰나였다.
"어이! 거기 4구역 보초들, 왜 응답이 없어?! 교대 시간 한참 지났잖아!"
펌프실 안쪽의 이중 밀폐 통제소 철문이 요란하게 열리며, 2성급 네임드 강자이자 이번 1차 도하 작전의 총사령관인 '도강도끼 독고룡'과 정예 경비병 10여 명이 밖으로 튀어 나왔다. 독고룡은 한눈에 중앙 적치장의 자원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과, 기둥에 폭약을 설치하고 있는 대아 캠프 대원들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얼굴을 흉측하게 일그렸다.
"침입자다! 저 쥐새끼들이 우리 자원을 훔쳐 갔다! 쏴라! 한 놈도 살려보내지 마!"
독고룡의 광기 어린 외침과 함께 그가 허리에 메고 있던 거대한 사제 배틀액스를 뽑아 들었다. 동시에 적들의 소총 사격이 빗줄기처럼 대원들을 향해 터널 전체를 메우며 쏟아졌다.
타타타타탕-! 타탕!
강진은 급히 대원들 앞을 가로막으며 옹벽 뒤로 엄폐했다. 쉴드 조끼의 마력 배리어가 쏟아지는 탄환을 튕겨내며 불꽃을 튀겼다. C4 기폭까지 남은 시간은 단 4분. 이 좁은 지하 통로가 박살 나 매몰되기 전에 놈들의 포위망을 뚫고 터널 밖으로 탈출해야만 했다.
"태훈 씨! 사격 조는 엄호 사격하며 터널 입구로 즉시 퇴각하십시오! 독고룡 놈은 내가 여기서 직접 막습니다!"
강진은 뇌전의 소방도끼 엔진 가동 밸브를 최대치로 올리며, 흙탕물 웅덩이를 박차고 독고룡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이 건방진 상인 놈이!"
독고룡이 포효하며 무시무시한 물리력으로 배틀액스를 수직으로 내려쳤다. 콰앙-! 기계실 바닥의 단단한 콘크리트가 박살 나며 자욱한 물보라와 파편이 강진의 시야를 가렸다. 강진은 전술 슈트의 회피 보조 기동 필터를 작동해 일격을 간발의 차로 피한 뒤, 놈의 무방비한 옆구리를 향해 소방도끼를 휘둘렀다.
콰지지직-! 콰르릉!
도끼날에서 뿜어져 나온 고압의 푸른 전류가 독고룡의 단단한 가죽 방어구 표면을 정통으로 강타했다. 전류의 마비 효과에 독고룡이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렸으나, 놈의 끈질긴 생명력은 2성급 네임드답게 강력하여 즉사하지 않고 다시 도끼를 휘둘러 강진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남은 시간 2분! 대원들 전원 터널 진입로 대피 완료했습니다! 대장님, 나오십시오!"
태훈의 다급한 무전 소리가 들려왔다. 강진은 굳이 이 자리에서 놈과 목숨 건 승부를 끝까지 볼 필요가 없었다. 상인은 손해 보는 도박은 하지 않는다. 강진은 몸을 날려 독고룡의 연격을 매끄럽게 피한 뒤, 품에서 은빛 섬광폭음탄을 꺼내 놈의 발치에 던졌다.
피이이이- 쾅! 콰콰쾅!
눈이 멀 듯한 하얀 섬광이 좁은 지하 펌프실을 메웠고, 독고룡을 포함한 적들이 비명을 지르며 눈을 움켜쥐고 주저앉았다.
"작별입니다. 자릿세는 이걸로 퉁치죠."
강진은 무서운 속도로 달려 지하철 터널 입구로 몸을 던졌다. 그가 터널 진입로의 안전 격벽 뒤로 몸을 숨김과 동시에, 설치된 C4 폭약의 5분 타이머가 제로(0)를 가리켰다.
쿠우우우우우웅-! 콰르르릉!
고막을 찢는 육중한 연쇄 진동이 지하 저변을 뒤흔들었다. 펌프실의 천장을 지탱하던 네 개의 거대 지지 기둥들이 일제히 박살 나며 주저앉았고, 한강 바닥 아래의 엄청난 수압을 견디지 못한 노후된 배관들이 차례로 터져 나왔다.
콰아아아아-!
엄청난 양의 한강 물이 매몰되는 펌프실 내부로 무서운 속도로 들이치며, 섬광에 눈이 멀어 허우적대던 독고룡과 남은 철혈동맹 대원들을 집어삼켰다. 기지 전체가 순식간에 수중의 무덤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뒤쪽에서 몰려드는 거센 진흙탕 물길과 폭풍을 피해, 강진과 원정대는 터널 계단을 미친 듯이 오르며 지상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적들의 야심 찬 1차 도하 전진 교두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완벽하게 한강 바닥 아래의 진흙 속에 매몰되어 영원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