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45화: 지하 터널의 뇌격과 교두보 포착
철벅, 철벅-! 슥, 슥.
발목까지 차오르는 차갑고 탁한 한강 물이 어두운 지하철 5호선 선로 터널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대재앙의 여파로 서울 시내 전력 공급이 완전히 끊기고, 천장의 균열 사이로 스며든 오염된 강물이 침수되어 기괴하고 습한 지하 동굴처럼 변해버린 장소였다. 벽면을 타고 흐르는 끈적한 점액질과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낙수 소리가 폐쇄된 공간의 공포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강진을 선두로 한 대아 캠프 정예 원정대 10명은 숨소리조차 죽인 채 어둠 속을 은밀하게 관통하고 있었다. 대원들은 강진이 시스템 상점에서 구매해준 최신형 마력식 고글과 헬멧을 착용한 덕분에,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도 50미터 앞의 지형과 미세한 열원 반응을 정확히 인지하며 소리 없이 전진할 수 있었다.
"한 대장님, 지하철 터널 200미터 전방 선로 교차점 부근에 다수의 마력 반응이 감지되었습니다. 대략 10여 명 선입니다. 철혈동맹의 지하 수색 척후대로 보입니다."
조용히 전술 무전기를 다잡은 태훈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렸다.
강진은 헬멧의 투시 센서 감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과연, 철혈동맹의 지하 수색조가 사제 돌격소총을 든 채 한강 이남 대아 자치구의 약한 고리를 탐색하기 위해 남하하고 있었다. 좁은 지하 통로에서의 조우전은 엄폐물이 극히 한정적이기에, 먼저 보고 먼저 타격하는 순간적인 화력 투사가 승패를 넘어 생사를 갈랐다.
'좁은 밀폐 공간과 수중 환경에 특화된 광역 뇌격 병기를 소환한다. 상점 탭, 특수 투척 무기 카테고리 호출.'
강진은 '고급 보급 상점(B등급)'의 신규 품목 리스트를 빠르게 훑은 뒤, 필요한 장비를 즉시 결제했다.
[보급품 구매 완료: 전술 뇌격 수류탄 (2성급 아티팩트) - 3개 세트]
- 설명: 폭발 시 강력한 충격파와 함께 반경 5미터 이내에 50,000볼트 이상의 고압 전자기장을 방출합니다. 물이 찬 지하 터널이나 철제 밀폐 구역에서 전기 전도 효과가 300% 극대화되어 살상력이 폭증합니다.
- 가격: 총 450 SP
[알림: 45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아이템들이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 현재 보유 SP: 2,853.5 SP (이전 3,303.5 SP에서 차감 정산)
강진의 가죽 장갑 낀 손아귀에 파란색 광선이 불길하게 일렁이는 묵직한 구형 수류탄 세 개가 쥐어졌다.
"전 대원, 터널 벽면의 콘크리트 보와 배수관 뒤로 즉시 엄폐하십시오. 제가 신호를 주면 일제히 잔당을 소탕합니다. 지금부터는 전기의 시간입니다."
강진은 수류탄 한 개의 안전핀을 소리 없이 뽑아, 물이 찬 좁은 터널 바닥을 따라 데굴데굴 굴려 보냈다. 푸른 인광을 명멸하며 굴러간 수류탄이 적 수색조의 발치에 도달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앙-! 콰르릉-!
귀청을 찢는 폭음과 함께 청백색의 거대한 낙뢰 폭풍이 지하 터널 내부를 순식간에 뒤덮었다. 좁은 밀폐 터널 속에서 폭발한 충격파는 벽면에 부딪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증폭되었고, 바닥에 고여 있던 한강 물을 타고 흐른 치명적인 고압 전류가 적 수색조 10명의 몸을 직격했다.
"끄아아악-!"
"끄륵! 끄으으…… 콰직!"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철혈동맹의 척후 대원들은 온몸을 기괴하게 뒤틀며 바닥의 물속으로 처박혔다. 마력 뇌격 수류탄의 전기 충격에 전신경계가 타들어가고 심장이 일시에 멈춘 상태였다.
"지금입니다! 잔당 제거! 놈들의 숨통을 끊으십시오!"
강진의 날카로운 지시와 함께 대원들이 벽 뒤에서 튀어나와 방수 코팅 소총의 총구를 겨누었다.
탕! 탕! 탕! 탕-!
경련하며 총을 쥐려던 적 포병들과 척후병들의 머리를 대원들이 정밀하게 쏴서 확인 사살을 마쳤다. 좁은 터널 내부에서 일어난 교전은 단 1분도 채 걸리지 않고 완벽한 대아 캠프의 무손실 압승으로 종결되었다.
[알림: 철혈동맹 지하 수색조(1성급) 10명을 완벽히 처치했습니다. 200 SP를 획득합니다.]
[알림: 노획된 무기와 수마정석 조각 50개를 감정 및 시스템에 헌납합니다.]
- 헌납 가치 정산: 총 150 SP
- 현재 보유 SP: 3,203.5 SP (정산 완료)
보유 포인트가 다시 3,200 SP 선으로 즉시 복구되었다. 강진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류탄 잔해를 짓밟으며 멈추지 않고 전진했다.
터널을 따라 한강 바닥 아래를 가로지르는 긴 구간을 통과했을 때, 마침내 강 건너 북단 방향의 지하 하수 펌프실 및 비상 대피소를 불법 개조한 넓은 광장 구역에 도달했다.
"한 대장님, 저길 좀 보십시오……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합니다."
태훈이 펌프실 입구 철문에 몸을 숨긴 채 마른침을 삼키며 보고했다.
넓은 지하 펌프실 공간은 온통 철혈동맹의 '제1차 도하 전진 기지'로 개조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한강을 건너기 위해 수거해 둔 수십 척의 대형 고무보트와 강철 엔진 모터들이 전술적으로 줄지어 놓여 있었다. 구석에는 200명의 대부대가 도하 시 착용할 사제 구명조끼와 노획한 무기 궤짝들, 그리고 군량용 전투식량 상자들이 창고 가득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무엇보다 기지 중앙에는 맹주 우건창에게 보낼 예정인 듯한 수백 개의 고순도 마정석 상자들이 굳건히 적치되어 찬란한 광채를 내뿜고 있었다. 그야말로 철혈동맹 한강 도하 작전의 모든 군수 보급품과 장비가 집약된 핵심 전초 기지이자 교두보였다. 그곳을 지키는 대원들만 해도 30명이 넘어 보였고, 그들은 요새 장벽 전투의 패배 소식에 긴장한 표정으로 도하 장비를 최종 점검하고 있었다.
"저 보급 물자와 도하 장비가 한강을 건너오기 전에, 여기서 통째로 날려버리고 수거해야 합니다. 적의 보급을 끊는 것만큼 확실한 승리 공식은 없으니까요."
강진이 뇌전의 소방도끼를 다잡으며 차갑게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는 수백 개의 마정석 상자와 산더미처럼 쌓인 물자 전체가 수만 SP의 달콤한 수익으로 보이고 있었다. 도하 작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적들의 목줄기를 끊어버리기 위한, 한강진의 지하 교두보 폭파 및 자산 강탈 작전이 어두운 지하의 습기 속에서 그 위대한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