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39화: 탄막의 폭풍과 즉각 치료
"크샤아아아아-!"
고치 군락의 심장이 수백 개의 기문을 통해 내뿜은 시커먼 녹색 독가스가 마트 2층 매장 바닥을 성난 파도처럼 덮쳤다. 대리석 타일들이 가스에 닿자마자 순식간에 부식되어 거품을 일으키며 녹아내렸고, 매캐하고 고약한 악취가 폐부를 찔렀다. 동시에 부서진 에스컬레이터 사이와 천장 환기구를 통해 수십 마리의 고치 괴수들이 때를 맞춰 원정대를 향해 굶주린 짐승처럼 쏟아져 내렸다.
"전원 사격 유지! 한 마리도 10미터 이내로 접근시키지 마라!"
태훈이 소리치며 방아쇠를 당겼으나, 끊임없이 밀려드는 괴수들의 압도적인 물량에 대원들의 탄창이 빠른 속도로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재장전! 대장님, 탄약이 부족합니다! 벌써 마지막 탄창입니다!"
대원들의 다급한 비명이 아비규환의 현장에 울려 퍼졌다. 마트 1층에서부터 화력을 아끼지 않았던 탓에 준비해 온 탄약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 순간, 대원들의 뒤편에서 냉철하게 전황을 분석하던 강진이 시스템 상점 창을 공중에 휘두르며 권능을 행사했다.
[보급품 대량 구매 완료: 현대식 군용 규격 소총 탄창 박스 - 20개들이 궤짝]
- 소모 SP: 100 SP (탄창 박스당 5 SP)
- 현재 보유 SP: 5,353.5 SP (이전 5,453.5 SP에서 차감 정산)
철컥! 털썩-! 쿵!
강진의 발밑으로 뜯지도 않은 밀폐형 군용 철제 탄약 상자 20개가 굉음을 내며 무더기로 쏟아져 내렸다. 뚜껑이 열린 상자 내부에는 은백색 마력이 덧씌워진 황동빛 탄환들이 꽉 들어찬 30발들이 소총 탄창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탄약은 내가 무제한으로 보급해 줄 테니, 손가락 부러질 때까지 쏟아부어라! 보급은 상인의 자존심이다! 전부 다 쓸어버려!"
강진의 천둥 같은 호령에 대원들의 안색에 안도와 희열이 교차했다. 그들은 빈 탄창을 바닥에 내던지고 상자에서 갓 꺼낸 새 탄창을 번개 같은 속도로 꽂아 넣었다.
탕! 탕! 탕! 탕-! 콰아아아아-!
고급 보급 상점에서 방금 소환해낸 특수 마력 코팅 탄환들이 마트 내부를 가득 메우는 빗줄기 같은 탄막의 폭풍을 형성했다. 기어 올라오던 고치 괴수들은 머리와 몸통이 일순간에 벌집이 되어 2층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때, 모체의 끈적한 점액질 촉수 하나가 대원들의 사각지대를 뚫고 채찍처럼 날아와, 경계 조를 담당하던 대원 한 명의 오른쪽 허벅지를 사정없이 쓸고 지나갔다.
"끄아아악-!"
대원의 다리가 촉수의 부식성 점액에 닿자마자 전투복 바지가 녹아내리며 살점이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는 끔찍한 부상이 발생했다. 뼈가 하얗게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괴사 상태였다.
"태훈 씨, 놈의 시선을 끄십시오! 내가 조치합니다!"
강진은 즉시 쓰러진 대원의 옆으로 달려가 보급 상점 창을 새로 띄웠다.
[보급품 구매 완료: 고효율 응급 치료 주사기 (2성급 아티팩트)]
- 소모 SP: 150 SP
- 현재 보유 SP: 5,203.5 SP (정산 완료)
강진은 은빛 마력이 부글거리며 소용돌이치는 특수 주사기를 꺼내, 고통에 몸부림치는 대원의 허벅지에 사정없이 찔러 넣었다.
피시이익-!
주사기 내부의 고농축 나노 약물이 주입되는 순간, 대원의 허벅지에서 눈부신 은백색의 마력 광막이 피어올랐다. 녹아내리던 썩은 살점들이 순식간에 타들어 가며 바닥으로 떨어져 나갔고, 그 자리에서 새빨간 근육 세포와 미세 혈관들이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무서운 속도로 돋아나기 시작했다. 불과 10초 만에, 뼈가 훤히 보이던 상처는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하고 탄력 있는 살결로 완벽하게 재생되었다.
"이, 이게 무슨…… 지옥에서 천국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부상당했던 대원은 자신의 다리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만지며 비명을 질렀다. 신의 기적을 눈앞에서 목격한 대원들은 강진을 향해 종교적인 경외감을 넘어선 절대적인 충성 맹세를 마음속 깊이 새겼다.
"감탄할 시간 없습니다! 다 나았으면 즉시 엄호 사격 복귀해라! 나는 저 흉측한 모체의 심장을 직접 깨부순다!"
강진이 뇌전의 소방도끼를 고쳐 쥐고, 점액이 흐르는 바닥을 차고 모체를 향해 질주했다. 모체의 거대한 촉수 수십 개가 거미줄 같은 궤적을 그리며 강진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강진은 전술 슈트의 나노 섬유 필터를 활용해 물리적 충격을 유연하게 분산하며, 다가오는 촉수들을 도끼로 가볍게 베어 넘겼다.
하지만 놈의 본체 코어는 두꺼운 부식성 점액 방어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반적인 물리 타격이나 총탄으로는 파괴하기가 까다로웠다. 강진은 단숨에 결단을 내렸다.
'출력을 한계 돌파한다. 상점 탭, 마력 소모품 카테고리 호출.'
[보급품 구매 완료: 마력 농축 회복 포션 (2성급) - 2병 세트]
- 설명: 사용자의 마력을 즉시 최대치로 복구하고, 5분간 모든 마력 공격력을 50% 추가 영구 증폭시킵니다.
- 가격: 총 400 SP
[알림: 4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시약이 지급됩니다.]
- 현재 보유 SP: 4,803.5 SP (정산 완료)
강진은 파란 불꽃이 일렁이는 시약병을 차례로 입에 털어 넣었다.
꿀꺽, 꿀꺽-!
강력한 마력이 혈관을 타고 폭발하듯 회전하며 전신을 뜨겁게 달구었다. 강진의 두 눈이 청백색 전류로 번뜩였고, 소방도끼의 뇌전 마정석이 과충전을 견디지 못하고 포효하듯 금속성 굉음을 내질렀다.
징이이이이잉-! 콰르릉-!
도끼날에서 뿜어져 나온 전류는 이제 단순한 스파크의 수준을 넘어섰다. 마치 살아 있는 푸른 번개 용이 도끼날을 집어삼키고 요동치는 형상이었다.
"계약 위반의 대가는 죽음뿐이다."
강진이 공중으로 높게 도약하며 뇌전의 도끼를 모체의 중심 핵을 향해 일직선으로 내리찍었다.
쿠아아아아아앙-!
낙뢰가 마트 2층 전체를 강타하며 눈이 멀 듯한 섬광이 번쩍였다. 엄청난 빛의 폭풍과 함께 푸른 번개 궤적이 모체의 점액 방어막을 순식간에 증발시키고, 단단한 심장 코어를 정통으로 관통했다. 뇌격의 파괴 에너지가 내부에서 수십 번의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놈의 거대한 고기산 같은 신체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구에에에에엑-! 키에엑!"
모체의 마지막 비명이 마트 유리창을 깨뜨릴 듯 울려 퍼졌고, 이내 놈의 거구는 먼지가 되어 사방으로 바스러졌다. 모체가 소멸하자마자, 마트의 벽면과 천장을 기괴하게 뒤덮고 있던 수백만 개의 하얀 거미줄과 고치들이 일순간에 검은 가루가 되어 밤바람 속으로 소멸했다.
[알림: 2성급 네임드 마물 '고치 군락의 심장'을 처치했습니다! 1,000 SP를 획득합니다.]
[알림: 전리품 '모체의 농축 마력핵(2성급)'이 획득되었습니다. 자동 헌납을 집행합니다.]
- 헌납 가치 정산: 300 SP
- 현재 보유 SP: 6,103.5 SP (정산 완료)
마침내 보유 포인트가 6,000 SP를 성공적으로 돌파했다.
강진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도끼를 어깨에 얹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트 내부를 가득 채우던 음산한 기운은 사라지고, 깨끗하게 정소된 대형 매장만이 남았다. 대원들은 배낭 가득 획득한 귀중한 의약품 상자들을 짊어진 채, 승리의 미소를 띠고 강진의 뒤를 따랐다.
보급 걱정이 없는 군대, 그리고 신의 보급 권능을 지닌 상인의 원정대는 마침내 다음 대전쟁을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대아 캠프를 향해 위풍당당하게 귀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