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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32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32화: 중층 돌파와 꼭대기 층의 외눈

삼십육빌딩의 내부 비상계단은 이제 더 이상 현대적인 건물의 통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수천 년 동안 물에 잠겨 있던 깊고 어두운 해저 동굴을 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벽면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끈적한 녹색 점액과 천장의 파손된 배관에서 떨어지는 탁한 낙수 속에서도, 대아 캠프 원정대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대형으로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 2층에서 마물 대장을 사살한 직후라 빌딩 전체의 기운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상층부로 갈수록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압박은 층수를 더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무거워져 폐부를 짓눌렀다.

"전 대원, 헬멧과 고글의 동기화 출력을 최종 확인하십시오. 지금부터는 육안 정보보다 시스템의 마력 투시 반응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합니다. 짙은 수증기 속에서 적들이 노리고 있습니다."

강진이 전술 무전기를 통해 나직하고 단호하게 지시했다. 그의 머리에 쓰인 '심연의 수색자 전술 헬멧'은 짙은 물안개와 어둠 속에서도 사방의 미세한 마력 동향을 날카롭게 투시하며 붉은색 타겟 마크를 띄우고 있었다.

"확인했습니다. 15층 이상부터는 사방에 격리된 오피스 룸마다 수귀들이 무더기로 잠복해 있습니다. 놈들,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습니다."

태훈의 긴장된 보고대로였다. 수귀들은 계단참의 어두운 구석이나 좁은 비상구 통로 너머에서 틈을 타 기습을 감행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강진의 정밀한 투시 지휘 앞에서는 그 어떤 복병도 무용지물이었다.

"오른쪽 3시 방향 비상문 뒤 둘, 벽 너머에 있습니다. 바로 관통 사격하십시오."

타앙! 타앙-!

마력 방수 처리가 된 5.56mm 철갑탄이 얇은 석고 보드 벽면을 그대로 뚫고 들어가, 안쪽에 잠복해 있던 수귀들의 머리를 오차 없이 꿰뚫었다. 단 한 마디의 비명조차 허락하지 않는, 완벽한 저격에 가까운 소탕전이었다.

대열의 맨 앞을 지키는 두 명의 방패 대원들은 강화된 마도 전술 방패를 들어 다가오는 적들의 날카로운 발톱을 가볍게 막아냈다. 간혹 수귀의 강렬한 일격이 방패를 흔들며 둔탁한 소리를 냈지만, 2성급 '대아 전술 수색 조끼'에 내장된 마력 배리어가 푸른 광막을 형성하며 가볍게 데미지를 상쇄했다. 대원들은 한 마디의 상처도 없이 빌딩 중층부를 그야말로 철갑 장갑차처럼 밀어붙였다.

마침내 30층 메인 오피스 로비에 도달했을 때, 통로 전체가 거대한 빙판처럼 푸르게 얼어붙어 있는 기괴한 광경이 원정대를 맞이했다. 이건 자연적인 습기가 얼어붙은 것이 아니라, 마물에 의해 변형된 극저온의 마력 한기가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었다.

샤아아아-!

어둠 속에서 수귀 대장의 친위대 격인 정예 수귀 다섯 마리가 기둥 위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놈들은 일반 수귀들과 달리 아가리에서 얼어붙은 마력 물줄기와 날카로운 고드름 조각을 탄환처럼 뿜어내며 위협적인 원거리 기습을 가해왔다.

"방패대 전면 엄호 진형! 사격 조는 기둥 뒤로 엄폐 후 개시!"

태훈의 고함과 함께 대원들이 방패를 겹치며 견고한 거북선 진형을 구축했다. 단단한 물줄기와 고드름이 방패 표면에 부딪혀 와장창 깨져나갔지만, 마력 배리어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그 찰나의 틈을 타 뒤편에 포진한 대원들이 일제히 화력을 집중했다.

탕! 탕! 탕! 탕-!

푸른 예광을 그리며 날아간 탄환들이 로비를 벌집으로 만들었고, 수귀 친위대원 두 마리가 공중에서 경련하며 쓰러졌다. 남은 세 놈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의 얼음 위를 타고 미끄러지듯 소름 끼치는 속도로 덮쳐왔다.

"내가 맡는다. 뒤로 물러나세요."

강진이 번개처럼 앞으로 튀어나가며 뇌전의 소방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콰아아앙-! 콰르릉!

도끼날이 바닥의 두꺼운 빙판을 정통으로 내리찍자, 도끼 중심부에서 방출된 수만 볼트의 고압 전류가 빙판 전체로 푸른 뱀처럼 도포되었다. 얼음 속에 포함된 마력의 도체 성분을 타고 전류가 수귀 친위대원들의 전신을 직격했다.

"끄륵! 키에에에엑-!"

감전되어 전신이 마비된 채 굳어버린 괴물들의 목을, 강진은 자비 없이 단숨에 도끼날로 절단해 나갔다. 불과 3분 만에 30층을 지키던 정예 친위대 무리가 완벽하게 소탕되었다.

[알림: 수귀 정예 친위대(2성급) 5마리를 처치했습니다. 250 SP를 획득합니다.]

강진은 실시간으로 차오르는 포인트 수치를 확인하며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빌딩의 최상층이자 마지막 관문인 36층 펜트하우스로 향하는 무거운 철제 비상계단 문 앞에 원정대가 도달했다.

강진이 문을 발로 차 열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백전노장인 대원들조차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키며 뒷걸음질 쳤다.

"이게... 우리가 알던 빌딩 꼭대기 층이라고요? 지옥의 밑바닥이 아니라?"

과거 서울 시내와 한강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던 최고급 펜트하우스는 이제 기괴한 심해의 제단으로 완벽히 타락해 있었다. 사면을 둘러싸고 있던 거대한 통유리창들은 모두 형체도 없이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그 틈으로 차가운 한강의 칼바람과 습한 수증기가 소용돌이치며 기분 나쁜 울음소리를 만들고 있었다.

가장 기이한 것은 거실의 바닥이었다. 넓은 거실 바닥은 타일이 모두 뜯겨 나간 채,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바닷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 수면 아래에서는 알 수 없는 생명체의 희미한 인광이 맥박 치듯 일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은 물의 중앙, 부서진 샹들리에의 잔해들이 산을 이룬 제단 위에 기괴한 지배자가 웅크리고 있었다.

거대한 검붉은 연체동물의 촉수 수십 개가 거미의 다리처럼 바닥을 지탱하고 있었고, 그 흉측한 촉수 뭉치들의 정중앙에는 직경 1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핏빛 외눈박이 안구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매달려 있었다.

2성급 네임드 마물이자 삼십육빌딩의 진정한 주인, '심해의 감시자(Deep-Sea Watcher)'였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의 거대한 고동 소리와 같은 묵직한 마동이 공간 전체를 지배했다. 놈의 거대한 눈동자가 침입자들을 향해 서서히 고정되는 순간, 빌딩 사방에서 기괴한 속삭임과 수만 명의 울음소리가 대원들의 귓가에 환청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끄으윽…… 머리가……!"
"눈앞이 어지럽습니다! 제길, 총이 손에서……!"

강력한 정신 간섭 공격이었다. 대원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비틀거렸고, 일부 대원들은 구토감을 느끼며 무기를 떨어뜨릴 뻔했다. 2성급 수색 조끼의 마력 쉴드가 푸르게 요동치며 대원들의 이성을 억지로 붙잡아주고 있었지만, 영혼을 갉아먹는 듯한 정신적 고통까지는 완벽히 상쇄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정신적 융단폭격 속에서도, 오직 한 사내만큼은 태산처럼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스으으으-.

강진의 전술 헬멧 안면 유리창 위로 은빛의 마력 차단 막이 흐르며 시스템 경고 메시지가 점멸했다.

[알림: 2성급 고위 정신 간섭 감지!]

"눈 감지 마십시오! 각자 자신의 총구를 믿으세요! 이건 허상일 뿐입니다!"

강진의 차갑고 서슬 퍼런 목소리가 채찍처럼 날아가 대원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그는 뇌전의 소방도끼를 꽉 쥐고, 점액이 흐르는 펜트하우스의 검은 물속으로 망설임 없이 걸어 들어갔다.

"상인의 영토에서 자릿세도 안 내고 버티는 무단 침입자가 바로 네놈이었군. 오늘 그 밀린 이자까지 뼈저리게 청구해주마."

강진의 두 눈이 투시 고글 너머로 푸른 안광을 뿜어냈다. 마침내 삼십육빌딩의 정점에서, 보급의 제왕과 심해의 군주가 벌이는 마지막 사투가 그 장엄한 서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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