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31화: 전원 무장 강화와 상층의 파동
철벅, 철벅-!
지하의 끈적한 점액과 피비린내를 뒤로한 채, 대아 캠프 원정대는 마침내 삼십육빌딩 밖으로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바깥세상의 차가운 강바람을 들이켠 선상 캠프 주민 3명은, 비로소 자신들이 지옥의 아가리에서 살아 돌아왔음을 실감한 듯 털썩 주저앉아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빌딩 광장 앞, 대아 캠프의 장갑 트럭 주위에서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던 구덕만 선장과 선상 캠프 보초들은 멀리서 걸어 나오는 무리를 발견하고는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황급히 달려왔다.
"이, 이럴 수가……! 살았구나! 정필 삼촌! 정말로 살아서 돌아왔어!"
구덕만 선장은 구조된 주민들의 어깨를 붙잡고 오열했다. 수귀들의 둥지에 한 번 납치된 인간은 두 번 다시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이 한강 생존자들 사이의 오랜 절망적인 법칙이었다. 그러나 한강진의 대아 캠프 원정대는 그 잔혹한 상식을 단 몇 시간 만에 가볍게 깨부수고 승전보를 가져온 것이었다.
구조된 대원 중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구 선장에게 증언했다.
"선장님…… 한 대장님이…… 그 지하의 괴물 수백 마리와 흉측한 알들을 번개 한 방으로 다 쓸어버렸습니다. 정말로 눈이 멀어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단 한 순간에 숯더미가 되어 터져나갔다고요……! 사람이 아니라 번개의 신 같았습니다!"
구 선장은 경악 서린 시선으로 강진을 다시 쳐다보았다. 그는 단순히 생수를 많이 가지고 있는 부유한 상인인 줄로만 알았으나, 실제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능과 파괴력을 감추고 있는 규격 외의 강자였다. 구덕만 선장은 무기를 내던지고 강진의 발밑에 엎드렸다.
"한 대장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소. 우리 선상 캠프는 오늘부로 영원히 대아 캠프의 신용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오. 약속한 마정석과 자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한 내에, 아니 당장 오늘부터 밤을 새워서라도 다 채굴해서 바치겠소! 우리를 부하로 써주시오!"
"좋습니다. 계약은 신용이 생명입니까요."
강진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구 선장을 손수 일으켜 세웠다.
"지하와 1층 로비의 수귀들은 시스템 정화로 완전히 박멸했으니, 당분간은 안전하게 자원을 채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삼십육빌딩 상층부에는 여전히 위험한 마물들이 도사리고 있으니, 빌딩 입구에는 경비를 단단히 서십시오. 놈들이 내려오지 못하게 말이죠."
"명심하겠소! 기꺼이 그리하겠소!"
구 선장은 생존자들을 데리고 서둘러 한강 위 바지선으로 향했다. 그들의 눈빛에는 강진을 향한 경외와 절대적인 충성 맹세가 깃들어 있었다. 이로써 대아 캠프와 한강 선상 캠프 사이의 신뢰는 철옹성처럼 견고해졌다. 이들이 삼십육빌딩 하층에서 채굴할 자원들은 고스란히 강진의 보급 포인트를 채우는 든든한 헌납물로 전환될 터였다.
강진은 장갑 트럭의 적재함에 기대어 앉아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열었다.
[알림: 현재 보유 포인트: 3,473.5 SP]
삼십육빌딩 상층부 공략을 앞두고, 이 막대한 포인트를 아낌없이 투자할 때가 왔다. 빌딩 꼭대기 층에 은거한다는 네임드 마물 '심해의 감시자'는 강력한 정신 간섭과 광역 물리 공격을 일삼는 난적이었다. 대원들의 방어력을 극대화하고, 자신의 개인 전투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만 무손실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강진은 시스템 보급 상점의 방어구 및 합성 소재 탭을 활성화했다.
[구매 아이템: 전술 나노 강섬유 슈트 (2성급)]
- 설명: 첨단 나노 기술로 제작된 고밀도 합성 슈트.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며, 탄환 및 몬스터의 날카로운 발톱에 대한 물리 방어력이 최상급입니다. 약한 수준의 충격 분산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 가격: 800 SP
[구매 아이템: 마력 방탄 합금판 (1성급) - 10개 세트]
- 설명: 일반 방탄조끼에 삽입하여 방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력 합금 판넬입니다.
- 가격: 총 1,000 SP
[구매 아이템: 마도 전술 방패 (1성급) - 2개 세트]
- 설명: 고강도 폴리카보네이트와 마력 합금 혼합으로 제작된 전술 방패입니다.
- 가격: 총 300 SP
망설임 없이 구매 확정 버튼을 누르자, 2,100 SP가 순식간에 차감되었다. 적재함 안쪽 어둠 속에서 눈부신 빛의 무리와 함께 묵직한 군용 장비 상자들이 차례로 소환되었다.
[알림: 2,10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아이템들이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 현재 보유 SP: 1,373.5 SP (정산 완료)
강진은 먼저 '전술 나노 강섬유 슈트'를 꺼내 코트 아래에 겹쳐 입었다. 슈트를 입자마자 몸에 완벽하게 밀착되며 근육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보조하는 느낌이 들었다. 깃털처럼 가볍지만 튼튼하여, 어지간한 권총탄은 맨몸으로 맞아도 튕겨낼 수준의 반발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다음은 대원들의 무장 강화였다. 강진은 10명의 정예 대원을 한 명씩 불렀다.
"대원들은 지금 입고 있는 전술 방탄조끼를 벗어서 이 위에 올려놓으십시오. 장비 업그레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대원들이 의아해하면서도 방탄조끼를 벗어 상자 위에 정렬했다. 강진은 대원들의 방탄조끼에 '마력 방탄 합금판'을 하나씩 대고 시스템 합성 창을 띄웠다.
[알림: 방탄조끼와 마력 합금판의 합성을 시도합니까? (합성 수수료: 총 200 SP)]
"합성 실행."
화아아악-!
푸른 마력이 조끼 전체를 휘감으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칙칙했던 일반 나일론 소재의 방탄조끼가 차가운 강철 같은 광택을 띠며 단단한 질감의 플레이트 캐리어로 진화했다.
[합성 성공!]
- 명칭: 대아 전술 수색 조끼 (2성급)
- 효과: 물리 방어력 '상'. 2성급 이하 마물의 물리 및 마력 공격을 1회 완전 흡수하는 마력 배리어를 자동 전개합니다. (3분 재충전 대기시간 소요)
조끼에 1회 무적에 가까운 완전 흡수 쉴드 기능이 부여된 것이다. 장비를 돌려받은 대원들은 조끼를 만져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이게 뭡니까? 조끼가 갑자기 왜 이렇게 가벼워지고 단단해진 겁니까?"
"만져만 봐도 기분 좋은 마력이 느껴집니다! 대장님, 이건 거의 유물급 장비 아닌가요?"
대원들의 호들갑에 강진은 나직하게 웃으며 리볼버를 점검했다.
"상인의 부하들에게 어울리는 품격 있는 장비일 뿐입니다. 지급된 방패 2개도 동일하게 강화하여 선두 대원들에게 배분할 테니, 앞으로는 어떤 마물의 기습이 있어도 절대 물러서지 말고 제 앞을 엄호하십시오."
"충성! 목숨을 바쳐 대장님을 사수하겠습니다!"
대원들의 사기는 이미 하늘을 찔렀다. 방어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덕분에 생존율이 극도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제 대아 캠프 원정대는 웬만한 정부군 정예 부대를 능가하는 막강한 무장 수준을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다. 장비 강화를 마친 강진이 트럭에 오르려던 찰나였다.
우우우우웅-! 웅웅-!
갑자기 대기가 무겁게 진동하며 사방의 한강 안개가 파도치듯 일렁였다. 삼십육빌딩 꼭대기 층의 깨진 유리창 틈 사이로, 거대하고 음산한 심청색의 마력 파동이 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싸늘한 소름이 대원들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투시 헬멧을 착용한 강진의 시야에는 빌딩 최상층 전체가 마치 거대한 심해의 소용돌이처럼 요동치는 붉고 푸른 마력 반응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 생생하게 관측되었다. 하층 둥지의 소멸을 감지한 군주가 마침내 긴 잠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결국 군주가 눈을 떴군요. 놈의 분노가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강진은 도끼 손잡이를 으스러지게 꽉 쥐며 읊조렸다. 한강 이남을 향한 독점적 무역로를 개척하기 위해 반드시 쓰러뜨려야 할 삼십육빌딩의 진정한 포식자, '심해의 감시자'와의 본격적인 사투가 바로 눈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