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9화: 지붕 위의 결투와 마법 소총
"태훈 씨와 한 중위님은 계단 아래 입구를 사수하십시오. 제가 직접 지붕으로 올라가 저 가고일 놈들을 소탕하겠습니다. 놈들이 지붕 해치를 뚫고 들어오면 창고 전체가 위험해집니다."
강진의 냉정하고 빠른 판단에 두 사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각각 철퇴와 대검을 다잡았다. 강진은 땀을 흘릴 틈도 없이, 물류창고 C구역 벽면에 위치한 비상용 수직 사다리를 타고 천장 해치 문으로 잽싸게 기어 올라갔다. 노후된 사다리가 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끼이익 소리를 내며 흔들렸지만, 강진의 신경은 오직 지붕 위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마찰음에 집중되어 있었다.
철컥, 끼이이익-.
가설 해치 문을 열자 매서운 밤바람과 함께 핏빛 구름이 소용돌이치는 서울의 기괴한 밤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창고의 슬레이트 지붕 표면은 푸른 반투명 마력 방어막으로 덮여 있었다. 그 방어막 상부를 날카로운 돌 손톱으로 긁어대며 소름 끼치는 소음을 일으키던 세 마리의 E급 괴수—'가고일'들이 해치가 열리는 소리를 듣고 일제히 강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키에에에엑-!"
녀석들은 몸 전체가 회색빛의 단단한 석질 가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겉보기에는 박쥐의 날개를 가진 기괴한 석상처럼 보였으나, 찢어진 눈구멍에서 뿜어 나오는 붉은 안광은 살아있는 마수 그 자체의 광기를 머금고 있었다. 입가에서는 차가운 서리 같은 마기가 연기처럼 흘러나왔다.
가고일들은 돌과 같은 피부를 지니고 있어 일반적인 물리 칼날이나 납탄은 튕겨내기 일쑤였지만, 마력의 힘이 깃든 강진의 [+1 야수 사냥꾼의 도끼]와 마법 권총 앞에서는 그저 조금 단단한 살점 덩어리에 불과했다.
파닥-!
첫 번째 가고일이 날개를 접으며 거센 바람과 함께 강진의 정수리를 향해 급강하했다. 날카롭게 뻗어 나오는 돌 발톱이 강진의 어깨를 낚아채 찢어버리려는 순간이었다.
강진은 새로 장착한 '보급용 마력 방어막 장갑'을 낀 왼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공격을 가드했다.
파지직-!
가고일의 돌 발톱이 장갑의 손등 덮개와 맞닿는 찰나, 강렬한 충격 반사막이 푸른 원막을 그리며 순식간에 펼쳐졌다. 물리 타격을 역으로 튕겨내는 마력의 반발력 덕분에 가고일의 앞발이 허공으로 튕겨 나갔고, 녀석은 중심을 잃은 채 비틀거리며 지붕 위를 굴렀다.
스각-!
강진은 녀석이 자세를 추스르기 전에 [+1 야수 사냥꾼의 도끼]를 횡으로 강하게 그었다. 예리한 서릿발 궤적이 가고일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석질 가죽이 두부 베듯 부드럽게 잘려 나가며 회색빛 혈흔이 차가운 지붕 위로 흩날렸다.
[알림: E급 가고일(스톤 타입)을 처치했습니다.]
[처치 보상으로 50 SP를 획득했습니다.]
"키샤아아아-!"
남은 두 마리가 동시에 양옆에서 날아오르며 강진의 허리를 노리고 돌 갈퀴를 휘둘렀다. 녀석들은 지능이 있는 듯 협공을 가해왔다.
강진은 지붕 위로 몸을 낮게 굴려 녀석들의 협공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회피했다. 굴러 착지함과 동시에 왼손의 리볼버 권총을 들어 공중의 두 번째 녀석의 날개 관절을 향해 연속으로 세 발을 쏘았다.
타앙! 타앙! 타앙-!
푸른 예광을 그리며 날아간 마력 탄환들이 가고일의 왼쪽 날개 관절부의 뼈를 통째로 으깨버렸다. 공중에서 균형을 잃은 녀석이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지붕 경사면을 따라 주차장 바닥으로 사정없이 추락했다.
쿵-!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강태훈이 추락한 녀석을 향해 묵직한 마법 철퇴를 내려쳐 머리를 완전히 분쇄했다. 둔탁한 파열음이 지붕 위까지 들려왔다.
그사이 마지막 세 번째 가고일이 지붕 위에 엎드려 있는 강진의 등 뒤로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강진은 소름 돋는 정신력 '최상'의 버프로 녀석의 침입 타이밍을 정확히 읽어냈고, 상체를 비틀어 가고일의 앞발 공격을 빗겨 보냈다. 동시에 녀석의 목덜미 등 뒤로 번개처럼 올라타 가고일의 날개 뼈 사이에 도끼날을 사정없이 찔러 넣고 강하게 비틀었다.
콰직-!
"키엑...!"
가고일이 경련을 일으키며 지붕 위로 무너져 내렸다. 강진은 도끼를 뽑아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지붕 위의 핏빛 안개가 밤바람을 타고 서서히 걷혀 나갔다.
[알림: E급 가고일(스톤 타입) 2마리를 추가 처치했습니다.]
[처치 보상으로 총 100 SP를 획득했습니다.]
강진은 쓰러진 세 마리의 석질 사체에 손을 얹어 시스템에 헌납했다.
[E급 가고일 사체 3구를 정밀 감정합니다.]
- 가고일의 돌 사체 및 핵: 헌납 시 180 SP 획득 가능
슉-!
석상 같던 가고일들의 사체가 은빛 모래가 되어 밤바람 속으로 소멸했다.
[물품 헌납이 완료되었습니다. 총 180 SP가 성공적으로 적립되었습니다.]
- 현재 보유 SP: 1,011.5 SP (기존 681.5 + 처치 150 + 헌납 180)
보유 포인트가 마침내 1,000 SP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정도 자본금이라면 분대 단위의 완전 무장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강진은 사다리를 타고 다시 창고 내부로 내려왔다. 아래에서 대기하던 한서준 중위와 부하들은 지붕 위에서 벌어진 소리 없는 초전박살 극과, 아무런 부상 없이 태연하게 도끼를 들고 내려온 강진의 모습을 보며 경외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강진은 조용히 자재실로 들어가 시스템 상점을 띄웠다. 1,000 포인트를 돌파하자 상점 인터페이스가 더욱 화려한 금색으로 물들며 새로운 카테고리가 활성화되었다. 마포대교 고치 공략을 위해 아군을 무장시킬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그는 상점 Level 3 목록에서 군인들의 전투력을 극대화할 강력한 장비를 해금하여 구매했다.
[초급 마력 수류탄 (50 SP) * 3개 구매 완료]
[보급용 마력 전술 돌격 소총 (400 SP) 구매 완료]
[총 550 SP가 소모되었습니다. 요청하신 아이템들이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 현재 남은 포인트: 461.5 SP
강진은 자재실에서 나와, 은빛 마력의 궤적이 총신 전체에 예리하게 덧씌워진 세련된 디자인의 마법 돌격 소총(Assault Rifle)을 한서준 중위에게 건넸다. 소총의 탄창에는 푸른 마력이 응축된 특수 탄환 30발이 완전히 장전되어 있었다.
[보급용 마력 전술 돌격 소총 (일반 등급)]
- 특수 옵션: 마력 탄환 전용 격발기 장착. 일반 몬스터의 물리 장갑 관통력 +30%. 사격 시 조준 안정성 및 반동 억제 대폭 증가.
한서준 중위는 이 경이로운 마법의 현대식 소총을 받아 들고는 눈을 튀어나올 듯 크게 떴다. 총몸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끝이 흥분으로 파르르 떨렸다. 이건 단순한 총이 아니라, 인류의 잃어버린 문명을 마법으로 복구한 기적의 산물이었다.
"이건... 말도 안 됩니다. 마법이 깃든 총이로군요. 무게 배분도 완벽하고, 마력의 흐름이 총열 전체에 고동치는 게 느껴집니다. 우리 부대의 K-2와는 비교도 안 되는군요."
"마포대교 위의 그 흉측한 고치를 파괴하기 위해 제가 드리는 투자이자 보급품입니다. 수류탄 3개는 한 중위님 부하들에게 골고루 지급하세요. 자, 준비되셨으면 마포대교 원정대를 정식으로 출발시키겠습니다."
강진의 가죽 코트 자락이 밤바람에 멋지게 펄럭였다.
마법 소총과 수류탄으로 완전 무장한 대아 캠프의 정예 원정대. 그들은 마침내 서울을 구원할 거대한 전쟁의 서막을 향해, 핏빛 안개를 뚫고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