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7화: 특수부대 구출 원정
끼이이이익-! 콰직!
1톤 탑차 트럭의 낡은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마포구 먹자골목의 좁은 아스팔트 모퉁이를 거칠게 돌았다. 운전대를 잡은 박 대리의 손등에는 굵은 힘줄이 돋아나 있었다. 길가에 방치된 야외 테이블과 의자들이 트럭 범퍼에 치여 사방으로 날아갔다.
"한 대리님! 골목 전방 50미터 지점입니다! 괴물 놈들이 상가 입구를 완전히 에워싸고 있습니다!"
강진은 조수석 유리창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자욱한 붉은 밤안개 사이로, 화려하던 간판들이 반쯤 부서져 내린 상가 빌딩 입구에 십여 마리의 마수들이 득실거리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왜소하지만 날렵한 F급 고블린 여덟 마리와, 몸통이 온통 검은 연기 같은 그림자로 일렁이는 표범 크기의 마수—E급 '그림자 살쾡이' 두 마리였다. 녀석들은 빌딩 지하로 통하는 계단실의 찌그러진 철문을 날카로운 발톱으로 후려치며 소름 끼치는 괴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탕! 타앙! 타아앙-!
철문 안쪽 좁은 계단실 너머에서 희미한 구식 소총의 격발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 군인들이 탄약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 대검과 간이 방패를 들고 입구를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격발음의 간격이 길고 불안정한 것으로 보아, 그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짐작게 했다.
"차 세우고 즉시 돌입합니다! 태훈 씨는 철퇴로 살쾡이들의 시선을 끌어주시고, 재민 씨는 쇠파이프로 덮쳐오는 고블린들의 다리를 꺾으세요. 저는 살쾡이들을 직접 요격하겠습니다."
강진의 지시와 함께 트럭이 아스팔트 위로 굵은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급정거했다.
쿵-!
강진은 보조석 문을 차고 내리며 등 뒤에 메고 있던 [+1 야수 사냥꾼의 도끼]를 뽑아 들었다.
"차아앗-! 이 괴물 새끼들아!"
강태훈이 트럭 적재함에서 웅장하게 도약하며 '보급용 수제 양손 철퇴'를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그가 엄청난 괴력을 발휘해 철퇴를 빌딩 앞 인도 바닥으로 강하게 메쳤다.
콰아앙-!
은은한 대지 마력 충격파가 보도블록을 찢으며 파도처럼 사방으로 진동했다. 철문을 긁어대던 고블린 네 마리가 둔탁한 진동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넘어져 구르기 시작했다. 새로 합류한 신입 전투 대원 신재민(29세)이 쇠파이프를 들고 넘어진 고블린들의 두개골을 가차 없이 후려치며 엄호했다.
"캬아아악-!"
갑작스러운 후방 기습에 격노한 그림자 살쾡이 두 마리가 붉은 안광을 빛내며 강진을 향해 동시에 날아올랐다. 바람처럼 날렵한 녀석들은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강진의 가죽 갑옷 틈새인 목덜미와 허벅지 동맥을 조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진의 정신력 '최상'이 제공하는 초감각은 공중을 비행하는 살쾡이들의 공격 궤적을 자를 대고 그은 것처럼 선명하게 읽어내고 있었다. 세상이 느릿한 슬로우 비디오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강진은 왼손의 마법 리볼버를 꺼내 들어 공중의 첫 번째 살쾡이를 정조준하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푸른 마력 탄환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올라 살쾡이의 미간을 정확히 꿰뚫었다.
"캬앙!"
머리가 반파된 괴수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공중에서 그대로 꺾여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동시에 강진은 오른손의 [+1 야수 사냥꾼의 도끼]를 대각선 위로 크게 휘둘렀다. 덮쳐오던 두 번째 그림자 살쾡이의 턱밑을 노린 정밀한 횡 베기였다.
스각-!
물리 관통력이 극대화된 도끼날은 그림자 살쾡이의 단단한 앞발 뼈와 목뼈를 종이 장 베듯 부드럽게 잘라냈다. 검은 살점과 썩은 피가 강진의 가죽 코트 위로 시원하게 뿜어지며 녀석의 사체가 바닥에 나자빠졌다.
[알림: E급 마물 '그림자 살쾡이' 2마리를 처치했습니다.]
[처치 보상으로 총 160 SP를 획득했습니다.]
강태훈과 신재민 역시 철퇴와 파이프로 남은 고블린들을 완벽하게 소탕해냈다. 고블린들의 초록색 피가 상가 입구 계단을 지저분하게 물들였다.
[고블린 정찰병(F급) 6마리를 처치했습니다.]
[총 120 SP를 추가 획득했습니다.]
- 현재 보유 SP: 771.5 SP (잔여 491.5 + 사냥 280)
원정 한 번에 보유 포인트가 770 SP를 돌파했다. 강진은 솟구치는 아드레날린과 함께 쾌재를 불렀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찌그러진 계단실 철문으로 다가가 손을 얹었다.
"대아 캠프 원정대입니다! 괴물들은 다 소탕했으니 안심하고 문 열고 나오십시오!"
스르릉, 덜컥-!
안쪽에서 무거운 빗장이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철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카키색 특전사 전투복을 입은 사내들이 흙먼지와 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드러냈다. 그들 중 소대장으로 보이는 '제7공수특수여단' 소속의 한서준 중위(27세)가 총열이 뜨겁게 달아오른 소총의 개머리판을 쥔 채 멍하니 밖을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이 바닥에 뒹구는 끔찍한 그림자 살쾡이들의 사체와,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단단한 가죽 코트를 걸친 채 연기가 피어오르는 리볼버를 쥐고 서 있는 강진에게 고정되었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입니까? 어디 소속이죠?"
"대아 캠프의 보급상인 한강진입니다. 구조 요청 무전을 듣고 인근에서 달려왔습니다. 군인 여러분, 몸 성한 분들부터 서둘러 트럭 적재함에 탑승하십시오. 피 냄새를 맡고 마포대교에서 부화한 다른 괴물들이 몰려오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한서준 중위는 이 초자연적인 무력을 지닌 구원자들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끼며, 다친 부하 5명을 부축해 신속하게 트럭 적재함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철컥-!
박 대리가 적재함 문을 굳게 닫고 운전석으로 뛰어 들어갔다.
부우웅-!
트럭은 매연을 뿜으며 고립 구역을 신속하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적재함 내부의 어두운 전등 아래에서, 한서준 중위는 붕대를 칭칭 감은 소대원의 다리를 지혈하며 강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제7공수특수여단 한서준 중위입니다. 혹시... 당신들은 관악산 방공호에서 파견된 특수 각성자 부대원들입니까? 그런 장비는 처음 봅니다."
한서준의 기대 서린 질문에 강진은 가죽 코트 안쪽 권총집에 리볼버 권총을 찔러 넣으며 태연하게 미소 지었다.
"아닙니다. 정부와는 관계없습니다. 저는 그저 이 멸망한 세상에서 필요한 식량과 물자를 조달하고, 합당한 대가를 받고 거래를 하는 평범한 '보급상인'일 뿐입니다."
"상... 인이라고요? 이 난리통에 장사를 하신다는 겁니까?"
한서준 중위와 특무대원들의 눈에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의문이 서렸다. 모든 것이 마비된 시대에 푸른 탄환을 쏘는 리볼버를 휘두르며 '상인'을 자처하는 남자의 출현. 그것은 아포칼립스 세상을 향한 새로운 경제와 질서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트럭은 짙은 안개를 뚫고 푸른 방어막이 기다리는 요새를 향해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