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45화: 고치의 소멸과 교역의 완성 (6막 1부 완결)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세워진 우주 교역 센터 빌딩 상단의 포탈 게이트는 이제 기이하리만치 차분하고 안정된 푸른 빛을 머금은 채 조용히 박동하고 있었다.
한강 한가운데에 서려 있던 붉은 포자 누에고치의 잔재와, 지상을 짓누르던 미세한 차원의 왜곡 틈새들은 완전히 소멸하여 대기 속으로 녹아 사라졌다. 성층권 전역을 코팅한 ‘우라노스의 방패’ 대장막 덕분에 지구는 마침내 외계 심연 차원의 모든 무단 침입과 오염 요인으로부터 100% 영구 격리 봉쇄되었다.
강진은 센터 빌딩 최상층의 총지배인실에 앉아,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대우주 무역의 정밀 회계 장부를 검토했다.
[대우주 독점 무역 중간 결산 보고서]
- 수입 항목: 외계 바이오 에어 돔 설계 블루프린트, 광역 기상 기후 조절기 코어, 초고효율 마력 핵 융합로 기술 자재.
- 수출 항목: 연합 마정석 자갈, 지구 유기질 통조림 패키지 및 인스턴트 기호품.
- 순수익: 징수율 75%의 고율 관세를 감안하여 마정석 가치 대비 400% 이상의 차원 무역 차익 상시 발생 중.
- 현재 보유 SP: 18,203.5 SP (글로벌 세금 및 무역 수익으로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폭증 중)
“대단하군. 이 정도의 블루프린트들과 신합금 자재들이라면, 단순히 요새의 확장을 넘어 서울 전체를 완벽한 고대 마도 도시로 개조하는 것도 식은 죽 먹기겠어.”
한종학 대장이 장부에 적힌 외계의 최첨단 기계와 마법이 융합된 건축 설계도들을 훑어보며 감탄 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서울은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었다.
용산 지부의 기술자들은 외계에서 들여온 마력 핵 융합로 기술을 활용해 도시 전체의 전력망을 무한 마력 그리드로 재건했고, 여의도 농업 지부에서는 광역 기후 조절기 덕분에 사계절 내내 온화한 기후 속에서 벼와 밀이 풍작을 이루었다. 무너진 빌딩의 시멘트 더미들은 외계 초경량 신합금 자재들과 융합되어, 대재앙 이전의 문명보다 훨씬 단단하고 아름다운 은빛 빌딩 마도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인류는 이제 생존의 몸부림을 끝마치고, 대아 무역 제국이라는 절대적인 보급 기치 아래 찬란한 신인류 문명의 부흥기를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고 있었다.
강진은 들고 있던 만년필을 뚜껑에 꽂아 넣으며, 비서관과 태훈을 향해 돌아보았다.
“외계 차원과의 격리와 독점 무역망 확립이라는 1단계 조치는 이것으로 완벽히 매듭지어졌습니다.”
강진의 목소리에는 다음 단계의 거대한 비전이 서려 있었다.
“이제 2단계로 넘어갑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서울의 재건이 아닙니다. 이 지상에 흩어져 고립된 전 세계의 잔존 인류 구역들을 하나의 거대한 경제 공동체로 묶는 것입니다.”
태훈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전 세계를 말입니까? 하지만 다른 나라나 다른 도시들의 생존 구역은 아직 포자 잔재와 괴수들로 가로막혀 통신마저 끊어진 상태 아닙니까?”
“길이 없다면, 상인이 직접 그 길을 뚫으면 그만입니다.”
강진은 지도를 띄우며, 한반도를 지나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뻗어 나가는 거대한 철도 노선망을 홀로그램 위에 가득 그려냈다.
“우주 교역을 통해 수입한 초경량 신합금 레일과, 성궤의 권능으로 제작할 무한 동력 마도 열차를 활용합니다. 서울을 시작으로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가로지르는 ‘글로벌 마도 열차 노선망(Global Mana Express Train Network)’을 개설할 겁니다. 이 열차망을 통해 전 세계의 생존자 캠프들을 대아의 보급 터미널로 하나씩 연결하고, 우리의 마도 주화 ‘마령화’를 세계 유일무이한 공용 화폐로 완전히 통일시킬 겁니다.”
그의 거대하고 우주적인 상인의 야망에, 방 안의 모든 이들이 숨을 들이켰다. 단순히 서울의 보급상인이었던 한강진은, 이제 지구 전체의 물류와 경제, 그리고 문명을 쥐고 흔드는 절대적인 ‘세계 연합의 총지배 상인’으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었다.
“신속하게 열차 노선 가설팀을 조직하십시오. 우리는 대륙 너머로 무역로의 깃발을 꽂으러 갑니다.”
대재앙의 위협을 영원히 격리시키고 신세계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찬란하고도 압도적인 대아 자유무역 제국의 위대한 6막 1부의 대역사가 그 찬란한 승리의 마침표를 찍으며, 세계 정복과 문명 통합을 향한 장엄한 2부의 시작을 힘차게 선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