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35화: 숨겨진 차원 균열과 새로운 먹구름
심연의 용의 소멸과 함께, 서울 하늘을 뒤덮고 있던 검붉은 아포칼립스의 먹구름은 흔적도 없이 씻겨 나갔다.
대재앙 발발 이후 무려 1년 만에 지상 위에 곧장 떨어져 내린 눈부신 자연의 아침 햇살은, 한강 모래사장과 무너진 빌딩 숲을 평화롭게 쓸어내렸다. 대원들은 방호 마스크와 장갑을 벗어 던진 채 가슴 깊이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고, 요새와 방공호의 수많은 피난민들은 광장에 모여 서로의 손을 맞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구세주 한강진이 이끄는 인류 생존 연합이 마침내 종말의 본체를 격파하고 생존권을 쟁취해 낸 역사적인 날이었다.
하지만 연합의 총사령실 깊숙한 개인 집무실로 돌아온 강진의 얼굴은, 승리의 취기에 젖어 있지 않았다. 그의 앞에는 수거해 온 EX 등급의 ‘심연의 용의 심장 코어’가 황금빛 오라를 내뿜으며 공중에 둥실 떠 있었다.
강진은 천천히 손을 내밀어, 가슴 중앙의 창세의 성궤를 동기화했다.
“시스템, 심연의 용의 심장 코어를 성궤의 코어 동력원에 헌납합한다.”
[EX 등급 아티팩트 ‘심연의 용의 심장 코어’를 성궤에 헌납 및 합성합니다.]
- 융합 진행율: 100%
- 축하합니다! 시스템 최종 봉인이 완벽하게 해제되었습니다!
- 시스템 마스터 권능이 최종 신화 단계인 ‘신화적 무역 권능 (등급: EX)’으로 영구 격상됩니다!
위이이이이잉-!
강진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색의 무수한 마력 체인들이 용의 심장 코어를 사정없이 감싸 안으며 성궤 내부로 흡수했다. 순간 그의 뇌리에 한층 더 거대하고 우주적인 차원의 시스템 메인 프레임이 강제로 각인되었다.
[신화적 무역 권능 (EX 등급)의 혜택]
- 혜택 1: 시스템 내 모든 유료 상품(장비, 식량, 백신 등)의 구매 가격이 영구적으로 95% 감소합니다. (사실상 공짜 보급 가능)
- 혜택 2: 공간 굴절 및 즉각 무역로 개척 권능 획득. 지구상 어느 곳이든 좌표를 지정하면 즉시 안전지대 결계와 보급 터미널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 혜택 3: 최종 퀘스트 [신세계의 주인]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사실상 시스템 상점의 모든 품목이 공짜가 된 셈이군.”
강진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요동치는 초월적인 보급 권능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 정도 힘이라면 지구 전역의 인류를 먹여 살리고 문명을 재건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바로 그 순간, 시스템 창의 하단에 붉은색 경고 타이틀과 함께 우주적인 왜곡을 담은 최종 퀘스트 상세 정보가 강제로 전송되었다.
[최종 퀘스트: ‘근원의 균열’을 영구 폐쇄하라!]
- 분석: 심연의 용의 사망으로 인해, 서울 북부 휴전선 인근(DMZ 폐허 지대)에 숨겨져 있던 대재앙의 진짜 시발점이자 외계 존재들의 통로인 ‘근원의 균열’(Origin Rift)이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 현상: 균열 너머 외계 심연 차원의 침략 세력, ‘차원의 지배 군단’(Rift Legion)이 지구를 완전히 집어삼키기 위해 마지막 차원 게이트를 강제로 열고 대규모 침공을 개시합니다.
- 알림: 균열을 영구 봉인할 수 있는 정화 장치를 설치하고, 들이닥치는 군단의 마지막 파상 공세를 격퇴하십시오.
삐이이이이-!
사령실 상황판의 메인 모니터가 지지직거리며 켜지더니, 서울 북쪽 휴전선 방향의 위성 전송 화면을 비추었다.
화면 속 비무장지대 인근의 거대한 대지가 쩍 갈라져 있었고, 그 갈라진 틈새 사이로 보랏빛과 청색의 기괴한 차원 포탈 게이트가 수백 미터 크기로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게이트 너머로, 전신이 강철과 마력 결정체로 된 기괴한 미래형 외계 군단과 거대 공성 괴수 수천 마리가 지상으로 쏟아져 나오는 끔찍한 군대의 전열이 잡혔다.
지구를 멸망시킨 대재앙의 진짜 흑막이자, 차원 너머에 존재하던 외계 포식자들의 본진이 마지막 총공격을 감행한 것이었다.
“용은 그저 저 게이트를 지키던 문지기에 불과했던 거군.”
강진의 곁으로 다가온 한종학 대장과 임태수 대령이 화면을 보고 신음했다.
“이럴 수가…… 용을 잡았는데 더 끔찍한 군대가 쳐들어오다니! 이제 우리는 무기 탄약도 거의 소진했는데 대체 어쩌란 말인가!”
장교들의 얼굴에 다시금 절망의 어두운 그늘이 번졌다.
그러나 한강진은 가볍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탄약이 부족하다면, 제가 새로 해금된 신화적 권능으로 무한정 퍼부어 드리면 그만이니까요.”
강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일개 피난민 세력의 총의장이 아닌, 세상을 뒤흔들고 재건할 유일무이한 ‘만능 보급신’의 거대하고 웅장한 아우라가 가득 서려 있었다.
“전 군, 즉시 최종 탄약 및 장비를 신화급으로 무상 재보급합니다. 우리는 서울 북부 휴전선 전선으로 이동하여, 저 차원 게이트를 영구 격리할 장막을 설치합니다. 지구를 넘보는 외계 기생충들에게 상인의 진짜 매운맛이 뭔지 가르쳐 줄 때입니다.”
대재앙의 근원을 완전히 봉쇄하고 지구의 영원한 평화를 쟁취해 낼, 인류 생존 연합군의 장엄하고 위대한 대공성전이 서울 북부의 핏빛 전선을 향해 그 비장하고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