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33화: 용의 둥지와 신화급 총력전
세 갈래 터널에서 쏟아져 나온 연합군의 철갑 대열이 마침내 지하 3층 중앙의 광활한 메인 공동, 즉 용의 둥지에 완전히 집결했다.
그곳은 한강 강바닥 바로 아래에 위치한 거대한 돔 형태의 자연 동굴이었다. 동굴 사방 벽면에는 지맥에서 흘러나온 붉은 마력 액체가 용암처럼 흐르고 있었고, 동굴 중앙의 붉은 수정 둥지 위에는 전신에서 검은 안개를 내뿜는 심연의 용(Spore Dragon)이 웅크린 채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놈의 다섯 개 쐐기 방어막은 완전히 깨져 노출된 날것의 가슴 상처가 벌어져 있었지만, 전설적인 거룡이 풍기는 위압감은 여전히 대지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크오오오오오오오옹-!
용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둥지 위에서 날개를 거대하게 펄럭였다. 놈의 날개 깃털마다 돋아나 있던 날카로운 붉은 수정 가시 수천 개가, 허공에서 칼날 폭풍(Crystal Storm Blades)이 되어 연합군의 방어선을 향해 사정없이 소용돌이치며 쏟아져 내렸다.
“방어벽 전개! 굳건히 버텨라!”
임태수 대령의 지시 아래, 전면의 중장갑 방패 대원들이 일제히 황금빛 톱니바퀴 마크가 새겨진 대형 전술 방패들을 땅에 박아 넣어 겹겹이 겹쳤다.
파지직! 콰아앙!
창세의 성궤 글로벌 버프를 받아 물리 파괴 한계가 무제한으로 고정된 방패 장벽 위로 수정 가시 폭풍이 무수히 들이쳤다. 보통의 강철 방패라면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을 공격이었지만, 황금빛 장벽은 단 한 톨의 균열도 허용하지 않고 붉은 가시들을 사방으로 튕겨냈다.
“대포 조준! 용의 가슴 상처를 노려라! 쏠 수 있을 때 쏴라!”
한종학 대장의 거친 고함과 함께 연합군의 플라즈마 파쇄포와 대공 발리스타들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콰아아아아앙-! 콰콰콰!
200%로 강해진 화력의 폭포가 용의 무방비한 가슴 상처 부위와 날개 관절들을 강타했다.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용의 두꺼운 비늘이 날아가고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악-!
용은 격통에 몸부림치며 날개를 펼쳐 공중으로 솟구쳤다. 그리고 가공할 만한 속도로 급강하하여 방어선 중앙을 향해 거대한 앞발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쾅-! 쿠구궁!
무기 내구도는 무한이었으나, 물리적인 100톤이 넘는 무게의 충격파 자체를 지워낼 수는 없었다. 방패 장벽의 중앙부가 무너지며 장갑차 한 대가 뒤집어졌고, 수십 명의 보병 대원들이 사방으로 날아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전열이 붕괴될 찰나의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러나 한강진은 그 뒤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의 가슴에서 황금색 성궤 마크가 강렬하게 회전했다.
[시스템 기능: ‘창세의 성궤’의 특수 약품 즉시 광역 보급 가동]
- 상품명: 창세의 신화 해독 힐링 포션 (EX 등급 보급 약품)
- 효과: 소환 범위 내 모든 아군의 체력을 100% 즉시 복구하며, 뼈와 근육을 순간 동기화 재생하고 모든 심연 오염을 정화함.
- 소모 SP: 0 SP (성궤 보유자 한정 무상 무제한 공급 가능)
“쓰러진 자들은 다시 일어나십시오. 상인의 보급은 죽음조차 연기시킵니다.”
강진의 손끝에서 방출된 황금빛 치료 마력의 안개가 쓰나미처럼 붕괴된 전열을 휩쓸었다.
위이이잉! 황금빛 안개가 닿는 순간, 바닥에 쓰러져 뼈가 부러지고 피를 흘리던 병사들의 상처가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아물어 들었다. 잘려 나간 근육이 순간 복구되고 전신에 새로운 호흡과 에너지가 폭발하듯 흘러넘쳤다. 쓰러진 지 불과 1초 만에 병사들은 완벽하게 복구된 상태로 소총을 쥐고 다시 일어섰다. 불사의 군대나 다름없었다.
“이, 이럴 수가…… 뼈가 붙었어! 힘이 넘친다!”
대원들의 사기가 마침내 한계를 뚫고 하늘을 찔렀다.
강진은 지체하지 않고 용을 바닥에 묶어둘 최종 억제 아티팩트를 성궤에서 꺼내 허공으로 쏘아 올렸다.
[창세의 성궤 - 신화급 대룡 봉인 장비 가동]
- 상품명: 신화급 대룡 결속 강습 닻 ‘그레이프니르의 족쇄’ (A등급 아티팩트 특수 병기)
- 효과: 거대한 은빛 사슬 닻을 방출하여 대상의 날개와 관절을 꿰뚫고 바닥에 고정해 영구 비행 금지 상태로 만듦.
- 소모 SP: 0 SP
슈우우우우웅-! 쾅! 쾅! 쾅!
하늘로 솟구친 네 개의 거대한 은빛 닻들이 체인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뻗어 나가, 날뛰던 용의 양 날개와 뒵다리, 그리고 꼬리 관절을 관통해 동굴 바닥 깊숙한 암반에 사정없이 박혔다.
쿠구구구궁-!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려 날개를 펄럭였으나, 단단하게 조여진 은빛 사슬들은 놈의 거대한 몸뚱이를 동굴 모래바닥 위로 무자비하게 억눌러 내렸다.
크오어어어어……!
완벽하게 날개가 묶인 채 바닥에 납작하게 처박혀 버린 2차 대재앙의 절대 군주. 놈은 이제 도망칠 수도, 날아오를 수도 없는 완벽한 사냥감의 신세로 전락했다.
강진은 레일건의 총구를 용의 노출된 심장을 향해 똑바로 겨누며,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전군에 외쳤다.
“모든 화력을 놈의 심장에 쏟아부으십시오. 사냥을 끝냅니다!”
최후의 구원과 완벽한 억제 보급이 지상에 완성된 순간, 연합군의 대규모 화포 폭풍이 무방비해진 거룡의 심장을 조준해 불을 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