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124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24화: 쐐기의 파괴와 무너지는 장막

포탄과 마력 창들이 피빛 하늘을 가르며 일제히 격발되었다.

콰아아아앙-! 콰콰콰콰!

황금빛 아이기스 거울 장벽 뒤에서 뿜어져 나온 화력의 집중포화는 용의 몸뚱이가 아닌, 오직 5개의 수정 쐐기(Crystalline Anchors)만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제일 먼저 반응이 온 것은 왼쪽 날개에 박힌 쐐기였다. 대공 발리스타가 연사한 세 발의 마력 창이 쐐기 한가운데를 연달아 관통했다. 은빛 마력 폭발이 일어나며 왼쪽 날개의 쐐기가 쩍 갈라지더니 사방으로 유리 파편이 튀듯 박살 나 버렸다.

끼에에에에엑-!

용이 균형을 잃고 한강 상공에서 크게 휘청였다. 이어서 개조 장갑차들의 플라즈마 파쇄 포탑이 뿜어낸 청백색 열선들이 오른쪽 날개와 꼬리 끝에 박힌 쐐기들을 집중 사격했다.

스으으으으- 치익! 콰르르릉!

강산성 포자가 타들어 가는 쾌쾌한 냄새와 함께 오른쪽 날개의 수정 쐐기가 연소하며 바스러졌고, 꼬리 끝의 거대한 붉은 보석 쐐기 역시 화력의 무더기 폭탄을 맞고 깨끗하게 날아갔다.

단 몇 분 만에 5개 중 3개의 핵심 마력 노드가 완벽하게 파괴된 것이었다.

그러나 용 역시 무력하게 사냥당하는 짐승이 아니었다. 3개의 쐐기가 날아가자 극도의 광포화 상태에 빠진 용은 등 뒤의 날개를 접고 수직 강하하여 강변 방어선을 직접 공격했다. 거대한 꼬리가 채찍처럼 모래사장을 휩쓸었다.

쿵-! 파지직!

대공 발리스타 2대가 꼬리박치기에 맞아 철골째로 완전히 찌그러져 튕겨 나갔고, 포병 대원 여러 명이 뒤로 날아가 엎어졌다. 황금빛 아이기스 거울 장벽의 지속 시간 10초 또한 다해가며, 황금 장벽의 끝자락이 희미하게 깜빡이기 시작했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용의 머리에 박힌 거대한 외뿔 쐐기가 붉은 광선을 모으며 머리를 난폭하게 흔들었다. 흔들림이 너무 심해 발리스타 조준이 빗나갔다.

“머리의 뿔을 쏴라! 저게 깨져야 놈이 공중 제어력을 완전히 잃는다!”

한종학 대장이 피를 흘리며 소총을 쐈지만, 튕겨 나갔다.

그때, 저격 진지에 엄폐하고 있던 태훈이 중저격총의 조준경 너머로 용의 격렬한 움직임을 쫓았다. 놈의 뿔이 허공을 휘저으며 불규칙하게 원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태훈의 호흡은 얼음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한 번뿐이다.’

태훈이 마음속으로 읊조리며 방아쇠를 지그시 당겼다.

탕-!

초음속으로 날아간 12.7mm 마도 탄환이, 격렬하게 움직이던 용의 머리뿔 정중앙을 정확하게 관통했다.

파아아아앙!

탄환에 담긴 전자기 폭발력이 작용하여 용의 뿔 쐐기에 깊은 실금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고, 뒤이어 떨어진 발리스타 창이 그 균열을 강타하며 뿔 자체가 통째로 사방으로 박살 나 날아갔다.

크아아아아아악-!

네 번째 쐐기가 파괴되자, 용은 시력을 잃은 듯 공중에서 거칠게 요동치며 강바닥으로 처박혔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용의 가슴 중앙에 가장 크고 웅장하게 빛나고 있는 마지막 ‘심장 쐐기’뿐이었다.

하지만 용은 최후의 파멸적 위기를 감지하자, 온몸의 결정 비늘들을 사납게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놈의 심장 쐐기 내부에서 지맥의 모든 붉은 포자가 폭주하듯 흘러나와 용의 온몸을 붉은색 광염으로 뒤덮었다.

용이 자신의 남은 마력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방어선을 통째로 소멸시킬 초거대 오버로드 브레스를 준비하는 전조였다. 황금빛 아이기스 거울 장벽은 이제 지속 시간이 완전히 종료되어 사라진 직후였다.

절대적인 파멸의 빛이 방어선 전체를 하얗게 채우기 직전의 절박한 찰나.

강진은 냉철하게 전장을 훑어보았다. 전방 모래사장 곳곳에는 그동안 도륙당한 수많은 결정형 구울들과 비룡들의 거대한 사체들이 널려 있었다.

강진은 손을 내밀며 공중에 대고 속삭였다.

“시스템, 주변 100미터 범위 내의 괴수 사체 일괄 수거 및 헌납.”

[전장 내의 변종 마수 사체 80구를 강제 수거 및 헌납합니다.]

단숨에 5천 포인트가 넘는 거금이 다시 채워졌다.

강진은 지체 없이 시스템 마스터 상점에서 대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전설적인 최종 방어 아티팩트를 구매해 소환했다.

[만능 보급 상점 (등급: EX) - 마스터 한정 최종 카테고리]

[5,000 SP를 소모하여 신화의 성궤 ‘성역의 낙인’을 소환합니다.]

웅-!

강진의 눈앞에 거대하고 정교한 황금색 성궤(Ark)가 굉음과 함께 지상에 강림하여 그 뚜껑이 열렸다.

그리고 용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세상을 파멸시킬 붉은색 대폭발 브레스가 방어선을 향해 해일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빛 속에 삼켜질 듯한 파멸의 순간이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