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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121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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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화: 한강 진격전과 하늘의 맹수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의 두꺼운 철제 지상 비상 탈출구가 날카로운 금속 가공 소리와 함께 마침내 개방되었다.

위이이이잉-!

탈출구를 통해 지상으로 솟구쳐 오른 연합군 수색대와 장갑차 행렬의 앞에는, 말 그대로 암흑과 피의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서울의 모든 햇빛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삼켜졌고, 오직 저 멀리 한강 원효대교 북단 강물 속에서 하늘로 곧게 솟구친 검붉은 마력 광선 기둥만이 요동치며 기괴한 붉은 광원을 사방에 뿌려댔다. 하늘에는 붉은 안개를 헤치며 수천 마리의 결정형 비룡(Crystalline Drakes)과 날아다니는 심연체 가고일들이 떼를 지어 맴돌며 날카로운 파열음을 내뿜고 있었다.

“장갑차 전방 전개! 신속하게 방어선을 구축하고 정화 오벨리스크를 배치해라!”

임태수 대령의 포효와 함께 개조된 마도 장갑차 세 대가 강변 북로의 붉은 수정화된 바닥을 미끄러지듯 달리며 엄폐벽을 형성했다.

대원들은 즉시 트럭 배후에서 내동댕이치듯 뛰어내려, 강진이 지급한 휴대용 정화 오벨리스크 네 개를 광선 기둥을 마주 보는 둔덕 사방에 쿵 하고 박아 넣었다.

[휴대용 정화 오벨리스크 4개를 가동합니다.]

위이이잉! 오벨리스크가 푸른빛을 토해내며 결계를 형성하자, 강변 일대를 짓누르던 산성 안개가 한풀 꺾였다. 백신을 접종받아 마스크를 벗은 연합군 병사들은 이 맑아진 대기 속에서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총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결계가 가동되는 순간 방출된 마력 반응은, 하늘을 맴돌던 비룡 떼의 어그로를 단숨에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끼에에에에엑-!

하늘의 비룡들이 일제히 강변 방어선을 향해 수직 낙하하며 맹습해 왔다. 전신이 붉은 수정 가시로 덮인 맹수들의 활강 속도는 포탄과 같았다.

“대공 발리스타 가동! 전 부대 사격 개시!”

한종학 대장의 외침과 함께 장갑차 후방에 거치되어 있던 10대의 대공 발리스타들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콰아아아아앙-!

기계톱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쏘아 올려진 것은 강진이 소환한 거대한 광원 마력 관통 창이었다.

푸욱! 콰아앙!

급강하하던 선두 비룡 세 마리의 몸통에 은빛 마력 창이 그대로 꽂혀 관통했다. 창에 새겨진 마력 억제 룬 문자가 폭발하면서 비룡들의 날개뼈가 바스러졌고,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한강 모래사장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타타타타탕! 콰르르릉!

바닥에 떨어진 괴수들을 향해 대원들이 장갑차의 플라즈마 파쇄 포탑과 개인 마도 소총을 사정없이 난사했다. 청백색의 고열 열선들이 쏟아지자 비룡들의 수정 가죽이 용암처럼 녹아내리며 비참하게 도륙당했다.

“막을 수 있다! 쏠 준비 해라!”

연합군 병사들의 사기가 극도로 치솟았다. 강진의 압도적인 대공 병기와 플라즈마 화력은 비행 마수들의 속도와 방어력을 완전히 상쇄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괴수들의 숫자는 끝이 없었다. 한강의 붉은 광선 구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비룡들이 추가로 쏟아져 나와 하늘을 까맣게 채웠다.

그때, 하늘을 가득 메운 비룡 떼 사이로 날개 폭만 30미터가 넘고 머리에 붉은 수정 왕관 같은 뿔이 돋아난 대장급 괴수, ‘심연의 알프하 비룡(Alpha Drake)’이 모습을 드러냈다.

쿠오오오오-!

알프하 비룡은 거대한 강풍을 일으키며, 방어 결계의 핵심인 중앙 정화 오벨리스크를 파괴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급강하해 왔다. 놈의 입안에서는 푸른색 뇌전 마력이 뭉치며 당장이라도 브레스를 뿜어낼 기세였다.

“조심해! 대장 놈이 오벨리스크를 노린다!”

병사들이 대공포를 그쪽으로 조준하려 했으나, 놈의 활강 속도가 너무 빨라 회전 포탑의 조준선이 따라가지 못했다.

그 절박한 찰나, 강진이 장갑차 보닛 위로 가볍게 뛰어올랐다. 그의 손에는 은빛 전자기 회로가 가득 새겨진 기괴하게 정밀한 은빛 저격 장비가 들려 있었다.

[만능 보급 상점 (등급: EX) - 마스터 한정 병기]

[1,500 SP를 소모하여 마도 레일건을 실체화합니다.]

강진은 바람에 흩날리는 전술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급강하하는 알프하 비룡의 가슴 중앙을 똑바로 조준했다.

찌이이이이이잉-!

레일건의 총신을 따라 푸른색 전자기 전류가 사납게 불꽃을 튀겼다. 조준선이 알프하 비룡의 붉은 눈과 일치한 순간, 강진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움켜쥐었다.

콰콰콰콰콰-!

귀를 찢는 듯한 폭음과 함께, 푸른색 섬광 줄기가 하늘을 대각선으로 가르며 뻗어 나갔다. 초속 수 킬로미터의 속도로 발사된 마도 레일건 탄환은 알프하 비룡이 뿜어내려던 뇌전 브레스를 정면으로 찢어발기며 놈의 주둥이를 뚫고 들어가 뒤통수를 관통했다.

키엑……!

알프하 비룡은 단 한 비명도 마저 지르지 못한 채, 가슴의 마력 코어가 내부에서부터 폭발하며 사방으로 붉은 수정 파편을 흩뿌리며 한강 물속으로 거대하게 처박혔다.

“대, 대장을 잡았다!”

“와아아아아아!”

대장의 허무한 죽음에 하늘을 메웠던 일반 비룡들이 혼란에 빠져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급습을 완벽한 지배력으로 진압해 낸 것이었다.

강진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레일건의 총신을 쓸어내리며, 붉은 광선이 소용돌이치는 한강 바닥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하늘의 파리들은 정리되었군요. 이제 용의 껍질을 벗길 차례입니다. 굴착 대포 가동 준비하십시오.”

진정한 신세계의 사냥이, 한강의 차가운 물밑을 향해 그 파괴적인 서막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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