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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118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18화: 국립박물관의 지배자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드넓은 야외 광장은 기괴한 붉은색 수정의 정원으로 변해 있었다.

과거 시민들이 평화롭게 걷던 산책로와 잔디밭은 거친 산호초 모양의 날카로운 붉은 광석 기둥들로 가득 찼고, 박물관의 유리 천장과 외벽은 반투명한 결정질 장막에 뒤덮여 있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포자 먼지들은 전등 불빛을 받듯 붉은 인광을 발하며 음산하게 출렁였다.

“진형 유지하고 경계 늦추지 마십시오. 이미 놈의 영역 안에 들어왔습니다.”

방호복 내부의 무전기를 통해 들려오는 강진의 나직한 경고에 대원들이 총구를 겨눈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대원들의 마도 고글 시야 속, 박물관 중앙 거울못(Mirror Pond) 방향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하고 역동적인 붉은 마력 반응이 포착되었다.

쿠구구구구궁-!

물 한 방울 남지 않고 붉은 결정으로 얼어붙은 연못 광장 바닥을 뚫고, 다섯 개의 거대한 구사(蛇)형 머리들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키에에에에에엑-!

대기를 찢어발기는 듯한 날카롭고 음산한 비명 소리가 광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높이가 15미터에 달하고 온몸에 비늘처럼 단단한 붉은 수정판이 돋아나 있는 엘리트 변종 괴수, ‘결정 포자 히드라’였다. 놈의 몸통 정중앙에는 푸른빛 마력이 깃든 거대하고 붉은 심장 핵이 찬란하게 박동하고 있었다.

히드라는 침입자들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분노를 터뜨렸다. 다섯 개의 머리 중 두 개가 입을 크게 벌리더니, 지상을 향해 연녹색의 고농도 강산성 액체와 결정 파편들을 폭풍처럼 내뿜었다.

“흩어져! 엄폐물 뒤로 피해!”

한종학 대장의 외침과 함께 대원들이 붉은 수정 기둥 뒤로 몸을 던졌다.

치이이이이익-! 콰아아앙!

산성 침이 닿은 수정 기둥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무너져 내렸다. 돌가루와 수정 파편이 수색대의 방호복 표면을 때렸다. 만약 강진이 지급한 신형 방호복이 없었다면, 스치기만 해도 피부와 뼈가 통째로 녹아내렸을 끔찍한 위력이었다.

“사격! 머리를 날려버려!”

엄폐물 뒤에서 태훈이 중형 유탄발사기를 겨누어 방아쇠를 당겼다.

콰아앙! 콰아앙!

플라즈마 유탄 두 발이 히드라의 가장 왼쪽 머리에 정확히 적중했다. 굉음과 함께 열선 폭발이 일어났고, 히드라의 머리 하나가 목덜미째로 산산조각이 나며 날아갔다.

그러나 기쁨은 찰나에 불과했다. 잘려 나간 목 단면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포자 안개가 상처를 순식간에 휘감더니, 불과 3초도 되지 않아 잘린 자리에 새로운 머리가 돋아나 울부짖었다. 주위의 치밀한 포자 마력을 흡수해 몸을 실시간으로 무한 복구하는 치명적인 재생 능력이었다.

“이래선 총알 낭비일 뿐입니다! 주변의 포자 마력을 먼저 차단해야 합니다!”

대원들이 소총을 난사하며 외쳤다. 히드라는 잘린 머리를 재생하고 오히려 분노하여 꼬리를 휘둘러 광장의 수정 기둥들을 닥치는 대로 부수며 들이닥쳤다.

강진은 당황하지 않고 가슴팍의 시스템 제어기를 조작했다.

“재생을 멈추게 하면 그만입니다.”

강진은 상점 창에서 고가의 광역 차단 장비를 소환해 바닥에 힘껏 꽂아 가동했다.

[만능 보급 상점 (등급: EX) - 전술 필드 장비 카테고리]

[총 1,000 SP를 소모하여 포자 중화 발생기와 빙결 탄환 2상자를 소환합니다.]

웅-!

발생기가 가동되자, 눈부신 백색의 전자기 장막이 돔 형태로 광장 전체에 팽창했다. 공중에 떠돌던 붉은 포자 먼지들이 눈 녹듯 바닥으로 가라앉았고, 히드라의 주변을 흐르던 불길한 붉은 마력 기류가 차갑게 끊어졌다.

“태훈아, 빙결 탄환 장전해라! 잘려 나간 목 상처에 직접 쏘아 넣어라!”

“알겠습니다!”

태훈은 중저격총에 푸른 인광이 서린 빙결 탄환을 빠르게 장전했다.

그동안 한 사령관과 대원들이 플라즈마 소총으로 히드라의 두 개의 머리를 다시 한번 사정없이 파쇄했다.

콰아아앙!

머리들이 핏물과 함께 날아간 순간, 태훈의 중저격총이 불을 뿜었다.

탕-! 탕-!

빙결 탄환이 잘린 목 단면에 명중하자마자, 푸른색의 냉기 서리가 상처 부위를 타고 올라가며 단면을 두꺼운 얼음으로 꽁꽁 얼려버렸다. 주변에 포자가 차단되고 상처마저 결빙되자, 히드라의 놀라운 자가 수복 능력이 작동하지 않았다. 괴수는 잘린 상처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날뛰었다.

“남은 머리들도 같은 방식으로 묶습니다!”

대원들은 톱니바퀴처럼 완벽한 호흡으로 움직였다. 강진이 보급한 최고의 무기와 장비들, 그리고 그들의 실전 전술이 결합되자 히드라의 목들은 차례대로 날아가 얼어붙었다.

마침내 다섯 개의 머리가 전부 힘을 잃고 바닥으로 처박힌 찰나.

히드라의 거대한 몸체 중앙, 비늘 장갑이 깨진 가슴 부위에서 붉은 마력 핵이 노출되었다.

강진은 직접 플라즈마 파쇄 라이플을 겨냥해 방아쇠를 움켜쥐었다.

“거래 종료입니다.”

타타타타탕-!

고밀도의 열선 탄환들이 히드라의 가슴 한가운데를 관통하여 마력 핵 내부에서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쿠구구구구궁!

히드라는 단 한 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거대한 수정 몸체가 설탕 과자처럼 사방으로 부서지며 완전히 붕괴했다. 광장에는 자욱한 하얀 마정석 먼지와 함께 주먹만 한 크기로 영롱하게 빛나는 검붉은 결정체 핵만이 홀로 남았다.

강진은 다가가 흙먼지를 털어내고 마력 핵을 수거했다.

[상급 심연의 마력 핵(C+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성공했군. 요새의 방어벽을 영구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네.”

한 사령관이 땀을 흘리며 기뻐했다. 대원들 역시 피로와 흥분이 섞인 얼굴로 미소 지었다.

“돌아갑시다. 폭풍의 중심부로 파고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강진은 검붉은 핵을 품에 넣은 채, 붉은 눈이 몰아치는 박물관 광장을 가로질러 복귀의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들의 등 뒤로, 서울의 문명을 구원할 최후의 철옹성이 그 찬란한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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