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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117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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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최후의 요새와 차원의 폭풍

대대적인 2차 대대피령이 완수되자, 서울의 풍경은 기괴할 정도로 단순하게 재편되었다.

연합군 수송대와 한강진의 즉각적인 개입 덕분에 수만 명의 생존자들이 마포와 여의도, 그리고 용산 등의 외곽 지부를 무사히 탈출했다. 그들이 비워둔 도심 폐허는 이제 완전한 붉은 수정의 숲으로 뒤덮여 생명체는 단 한 마리도 살지 않는 죽음의 대지가 되었다. 오직 거대한 푸른색 방어 돔이 빛나는 ‘대아 자치구 본대(대아 요새)’와 지하 깊은 곳에 구축된 ‘네오 코리아 방공호’ 두 곳만이 인류의 마지막 문명이 생동하는 최후의 등대로 남았다.

그러나 그 평화로운 도피처마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가 도래했다.

쿠구구구구궁-!

한강 한가운데의 붉은 광선 기둥을 중심으로, 대기가 거칠게 소용돌이치며 보랏빛과 적색의 마력이 뒤섞인 거대한 ‘차원의 폭풍(Spatial Storm)’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단순한 강풍이 아니었다. 공간의 균열이 찢어지며 발생하는 물리적인 차원 왜곡 기류였다. 폭풍이 몰아치는 구역에서는 허공이 유리창처럼 쩍 갈라졌다가 아물기를 반복했고, 그 불규칙한 공간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마력 방전 스파크가 쉴 새 없이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치이이이이익! 파지직!

대아 요새를 덮치고 있는 둥근 마력 방어 돔 표면에 붉은색 방전 스파크와 왜곡 기류가 부딪칠 때마다, 요새 전체가 미세하게 요동쳤다.

중앙 사령실의 모니터에는 방어막 제어 장치의 에너지 경보등이 연신 노란색으로 점멸했다.

“의장님! 방어 돔 표면의 에너지 소모율이 평소의 다섯 배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차원 왜곡 기류가 마력 방어막의 장력 자체를 찢어내고 있습니다. 현재 축전율은 62%이지만, 폭풍의 강도가 더 세진다면 48시간 이내에 방어 돔의 외각 전력선이 과부하로 타버릴 겁니다!”

기술 팀장이 땀에 젖은 얼굴로 스크린을 가리키며 긴박하게 보고했다.

강진은 팔짱을 낀 채 흔들리는 요새 내부를 냉정하게 주시했다.

“방어막 발전기의 가동 출력을 임시로 120%까지 끌어올리십시오. 그리고 기술팀은 방어막 과부하 제어를 위한 대장막 마방진 회로를 준비하세요.”

강진은 시스템 상점을 불러와 방어막을 보강할 해결책을 탐색했다.

현재의 일반적인 마력 방어막으로는 거대화되는 차원의 폭풍을 버텨낼 수 없었다. 근본적으로 요새 전체의 에너지를 결속하고 왜곡 기류를 정류해 줄 고정형 대형 마도 배리어 시스템, 즉 ‘대마도 마방진 매트릭스’를 요새 바닥 전체에 이식해야만 했다.

[시스템 상점 - 대형 요새 방어 아티팩트]

제작비 5,000 SP는 이미 보유한 10,203.5 SP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특수 재료인 ‘상급 심연의 마력 핵(High-grade Abyss Core)’이었다. 이는 일반적인 마정석 헌납으로는 얻을 수 없었고, 고도의 심연 마력을 품은 최상위 변종 마수의 심장에서 직접 채취해 내야만 했다.

강진은 지도를 띄우며 시스템 감지 레이더를 가동시켰다.

“주변에 상급 심연의 핵을 보유한 괴수가 포착되는지 확인해 보죠.”

[시스템 레이더 스캔 - 상급 심연 마력 반응 탐색]

“국립박물관 유적지라…… 거리는 가깝지만, 그 일대는 이미 지독한 결정화 안개로 완전히 고립된 죽음의 구역이군요.”

옆에서 화면을 지켜보던 임태수 대령이 긴장한 듯 말했다.

“하지만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48시간 안에 저 마력 핵을 구해오지 못하면 우리 요새의 방어막은 무너지고, 그 뒤에 남는 건 피난민 수만 명의 석화뿐입니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의 예비전이라 생각하십시오.”

강진의 말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는 곧바로 태훈과 한종학 대장, 그리고 연합군의 최정예 사수 10명으로 구성된 ‘특수 마력 핵 수거대’의 편성을 지시했다.

강진은 대원들에게 보급할 고화력 중장비들을 시스템 상점에서 소환하기 시작했다. 이번 상대는 무한히 재생하는 머리를 가진 히드라였다. 강력한 산성 액체와 결정을 뿜어내며, 몸집이 거대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순간적인 화력 집중입니다. 히드라의 머리들이 재생하기 전에, 마력 억제 탄환으로 상처를 봉인하고 가슴의 심장을 찢어발겨야 합니다.”

강진은 대원들에게 마도 중형 유탄발사기와 플라즈마 파쇄 수류탄, 그리고 열 마법 탄창들을 아낌없이 지급했다.

바깥에서는 차원의 폭풍이 내뿜는 붉은빛 전격들이 방어막을 연신 때려대며 고막을 찢는 파열음을 내고 있었다. 요새 내부의 피난민들은 불안에 떨며 중앙 사령실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죠. 최후의 보루를 사수할 시간입니다.”

강진은 전술 코트를 걸치며 출격 해치로 걸어갔다. 문이 열리자 붉은 결정 폭풍의 울부짖음이 거칠게 실내로 밀려들었고, 인류의 마지막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첫 번째 결전의 대원들이 붉은 지옥 속으로 무겁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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