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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115화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15화: 무역 제국의 탄생 (4막 완결)

마포 캠프가 대아 자유무역 자치구의 정화 오벨리스크를 통해 지옥 같은 붉은 안개 속에서 유일한 푸른 하늘을 되찾았다는 소식은, 서울의 무너진 잔해 속에 숨어 있던 수많은 생존자 집단 사이에서 들불처럼 빠르게 퍼져나갔다.

“정말인가? 마포 쪽에 마스크 없이 숨 쉴 수 있는 땅이 생겼다고?”

“그 한강진이라는 보급상인이 만든 기계가 붉은 안개를 밀어냈다더군! 게다가 깨끗한 물과 고기 통조림까지 마음껏 구할 수 있대!”

포자 안개의 산성 부식 효과로 인해 방독면 필터가 녹아내려 질식사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여의도, 용산, 강남 등지의 군소 생존자 캠프들은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뿐이었다.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대아 자치구의 깃발 아래로 기어 들어오는 것.

대아 자치구의 총사령실 테이블 위에는 각 세력의 대표들이 보낸 동맹 가입 서약서와 무역 조약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스걱. 스걱.

강진은 만년필로 조약서 하단에 서명하며, 자신에게 귀속되는 수많은 영토와 물류로의 권한들을 훑어보았다. 그의 곁에는 임태수 대령과 태훈이 보좌관처럼 든든하게 서 있었다.

“의장님, 오늘부로 용산의 기술 연합과 여의도의 농업 쉘터 세력이 공식적으로 인류 생존 연합에 합류했습니다. 각 허브 구역마다 요청하신 대형 정화 오벨리스크의 설치 배치가 끝났습니다.”

임 대령의 보고에 강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좋습니다. 각 지부에서 캐오는 마정석과 고대 금속 자재들의 수송 루트는 안전합니까?”

“네, 네오 코리아 기동 순찰대와 우리 자치구 방위 대원들이 합동으로 호위하고 있습니다. 마포, 용산, 여의도를 잇는 삼각 무역로가 완벽하게 복구되었습니다. 생존자들은 이제 배급을 바라는 대신 스스로 광물을 채굴해 터미널에서 생필품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활기가 돌고 있어요.”

태훈의 말대로였다.

강진이 서울 주요 거점마다 설치한 ‘대아 무역 보급 터미널’은 이제 생존자들의 삶 그 자체가 되었다. 마정석을 얻기 위해 생존자들은 자발적으로 괴수를 사냥하고 폐허를 탐사했으며, 그렇게 모인 엄청난 양의 마정석과 희귀 자원들은 매일 대아 자치구의 중앙 보관소로 쏟아져 들어왔다.

독점적인 보급 권력을 무기 삼아, 강진은 마침내 폐허가 된 서울 위에 군림하는 거대한 ‘무역 제국’의 유일무이한 황제로 우뚝 선 것이었다.

바로 그 순간, 강진의 귓가에 시스템의 웅장한 알림음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축하합니다! 업적 달성: ‘폐허의 무역 황제’ (등급: 령)]

[알림: 시스템 최종 카테고리 ‘신화급 성궤’의 잠금 해제 조건이 90% 달성되었습니다.]

포인트가 단숨에 만 단위를 넘어섰고, 신화급 장비 소환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상인으로서의 독점적 권력이 극에 달하자, 시스템 역시 그에 걸맞는 파격적인 권능을 강진에게 하사한 것이었다.

하지만 영광의 기쁨도 잠시였다.

쿠구구구구궁-!

대아 자치구의 바깥에서,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진동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하고 둔탁한 땅울림이 지반을 강타했다. 사령실 벽면의 유리창들이 깨질 듯 비명을 질렀고, 책상 위의 조약서들이 바닥으로 어지럽게 쏟아져 내렸다.

“또 지진인가? 아니, 이번엔 방향이 다릅니다! 한강 쪽입니다!”

임 대령이 다급하게 상황실 메인 화면을 조작했다.

화면에 비친 한강의 붉은 광선 기둥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거대해져 있었고, 그 광선 주변의 대기가 피처럼 붉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안개 속에 떠돌던 미세한 포자들이 서로 엉겨 붙으며 날카로운 결정체(Crystalline Spores)로 변해 가고 있었다. 붉은 결정들이 공중에서 눈송이처럼 떨어져 내려 지상에 닿을 때마다, 단단한 아스팔트와 강철 구조물들이 순식간에 붉은 마법 석조로 변하며 결정화되는 끔찍한 이상 현상이 관측되었다.

단순한 오염의 단계를 넘어, 서울 전체의 물리적 환경 자체가 심연의 영토로 강제 개조되는 ‘차원 오염’의 시작이었다.

위이이이잉-!

하늘 전체가 피에 젖은 천처럼 검붉게 물드는 가운데, 한강의 붉은 광선 기둥 안쪽에서 지옥의 문이 열리듯 검은 균열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그 균열 너머로, 세상을 파멸시키기 위해 서서히 눈을 뜨는 ‘심연의 거룡’의 기괴하고 웅장한 실루엣이 마침내 지상 위에 그 음산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용의 각성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이었다. 지상의 모든 방어 구역들이 일제히 적색 비상 경보를 울려댔다.

강진은 바람에 흩날리는 조약서 한 장을 손으로 잡으며, 창밖의 붉은 하늘을 매서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준비 단계는 끝났군.”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가슴속에는 뜨거운 투지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네오 코리아의 군부와 지상의 수많은 생존자들을 발밑에 둔 무역 제국의 주인으로서, 이제는 다가올 2차 대재앙의 본체이자 인류 생존의 마지막 벽인 심연의 용과 총력전을 치러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

“전 군에 전투 배치 명령 내리십시오. 이제부터는 진짜 생존을 건 총력전입니다.”

대아 자유무역 자치구를 이끌고 아포칼립스 세상을 지배해 온 위대한 보급상인 한강진의 행보가, 마침내 세상을 구원하고 새로운 문명의 주인이 되기 위한 위대한 대전쟁의 5막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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