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만능 보급상인

11화: 빗발치는 총성과 야간 습격
"셋. 둘. 하나. 지금입니다! 엽니다!"
강진의 가라앉은 카운트다운이 끝나자마자, 보조 철문의 육중한 수동 잠금 걸쇠가 덜컥 소리를 내며 풀렸다. 틈새가 벌어지기 무섭게,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강태훈과 박 대리가 약속이라도 한 듯 온 힘을 다해 양손의 물건들을 주차장을 향해 내던졌다.
그들이 던진 것은 물류용으로 쓰이던 묵직한 쇳덩이 자재와 아날로그식 대형 분말 소화기였다.
콰아앙-! 쨍그랑-!
심야의 정적을 찢어발기는 날카로운 파열음이 주차장 전체를 강타했다. 강태훈의 야구 투수 못지않은 강속구와 박 대리의 필사적인 투척은 정확하게 1톤 탑차 트럭의 좌우 헤드라이트를 정면으로 들이받아 박살 냈다.
"어? 악! 내 눈! 눈이 안 보여!"
"뭐야, 대체 무슨 일이야!"
순식간에 적들의 시야를 확보해주던 강력한 백색 광선이 사라졌다. 주차장은 끈적한 암전 속으로 가라앉았다. 오직 오토바이 몇 대의 미약한 후미등과 트럭 내부의 희미한 실내등만이 어둠 속에서 유령처럼 일렁일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암전과 굉음에 들개파 약탈대원들은 패닉에 빠져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혼란의 중심에서, 강진은 가죽 코트 안쪽 주머니에서 리볼버를 꺼내 트럭 조수석 문가에 서 있던 두목 장철호를 정조준했다. 장철호는 어둠 속에서 상스러운 욕설을 내뱉으며 등에 메고 있던 구식 더블 배럴 엽총을 풀려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강진의 검은 리볼버 총구 끝에서 푸른 마력의 스파크가 차갑게 일렁였다.
타앙-!
귀청을 때리는 총성과 함께 청색의 탄환이 길게 예광을 그리며 밤하늘을 갈랐다.
푸학-!
"아아아아악! 내 어깨! 내 어깨!"
마력 탄환은 장철호가 엽총 끈을 쥐고 있던 오른쪽 어깨를 정확히 꿰뚫었다. 어깨뼈가 단숨에 가루가 되는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엽총이 아스팔트 바닥으로 볼품없이 툭 떨어졌다. 장철호는 비명을 지르며 트럭 보닛을 붙잡고 바닥으로 사정없이 뒹굴었다. 상처 부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홍색 피가 트럭 문짝을 시뻘건 얼룩으로 물들였다.
"으아아악! 죽여! 다 쏴 죽여! 저 창고 쥐새끼들 다 갈아버려!"
장철호가 고통에 겨워 울부짖자, 당황한 부하 2명이 바닥에 떨어진 엽총을 주우려 다급하게 몸을 날렸다.
강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두 번째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엽총의 개머리판을 쥐려던 사내의 가슴팍에 푸른 탄환이 자비 없이 박혔다. 사내는 단 한 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뒤로 크게 튕겨 나가 트럭 앞바퀴 옆에 처박혔다. 단 한 발에 심장이 멎은 확실한 즉사였다.
[들개파 약탈원(F급)을 처치했습니다.]
[20 SP를 성공적으로 획득했습니다.]
"이, 이 괴물 같은 자식이! 총이 왜 저기서 나와!"
동료의 허망한 죽음을 목격한 들개파 간부 한 명이 손도끼를 치켜들며 강진의 엄폐물인 트럭 타이어 옆으로 돌진해왔다. 하지만 강진은 이미 총을 코트 주머니에 찔러 넣음과 동시에 등 뒤에 메고 있던 [+1 야수 사냥꾼의 도끼]를 뽑아 든 상태였다.
스각-!
날카롭게 휘둘러진 시퍼런 도끼날이 덤벼들던 사내의 손목을 비단 베듯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손도끼를 쥔 손목이 통째로 절단되어 바닥에 떨어지자 사내가 멍청한 표정으로 자신의 팔목을 쳐다보다 비명을 질렀다. 강진은 지체하지 않고 도끼의 뭉툭한 뒷부분으로 사내의 관자놀이를 강하게 후려쳐 즉석에서 실신시켰다.
그사이 격벽 입구에서는 강태훈이 괴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는 덤덤하게 다가오는 약탈대원 한 명의 턱뼈를 야구배트로 후려쳐 박살 냈고, 박 대리와 정현우는 등을 맞댄 채 쇠 지렛대를 휘두르며 보조 철문으로 밀고 들어오려는 녀석들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힘과 기술, 그리고 공포가 어우러진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차, 창고 안에 괴물이 살고 있다! 저 새끼 총도 쏘고 도끼질도 예사롭지 않아!"
"두목님이 당했어! 이건 우리가 상대할 수준이 아니야! 도망쳐!"
습격이 시작된 지 단 2분 만에 들개파의 오만한 대오는 완전히 붕괴했다. 가장 믿음직한 화력이었던 엽총은 피바다 속에 버려졌고, 두목 장철호는 한쪽 팔을 잃은 채 신음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강진의 마법 도끼가 어둠 속에서 번뜩일 때마다 동료들의 사지가 낙엽처럼 잘려 나가는 광경은 약탈자들의 투지를 근본적으로 꺾어버렸다.
"전원 퇴각! 도망쳐!"
남은 부하 10여 명이 시동도 걸지 못한 오토바이를 내팽개치고 마포대로 골목길 쪽으로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기 시작했다. 주차장에는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몇몇 부상자들과 버려진 1톤 탑차 트럭, 그리고 오토바이 5대만이 비참하게 남았다.
강진은 도망치는 자들을 무리하게 추격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지형지물을 숙지한 약탈자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것은 위험 부담이 컸고, 이미 이번 전투의 전리품만으로도 수익은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들개파 약탈원(F급) 3명을 완전히 처치했습니다.]
[총 60 SP를 추가 획득했습니다.]
강진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장철호의 더블 배럴 엽총과 들개파의 오토바이들, 그리고 방치된 1톤 탑차 트럭으로 다가가 시스템 감정 기능을 활성화했다.
[약탈 세력의 군수 및 수송 물자를 정밀 감정합니다.]
- 1톤 탑차 트럭 (기계식 개조 및 장갑 보강 완료): 헌납 시 220 SP 획득 가능
- 구식 뇌관식 이연장 엽총 (실탄 4발 포함): 헌납 시 50 SP 획득 가능
- 방치된 개조 바이크 5대: 헌납 시 150 SP 획득 가능
- 총 헌납 예상 가치: 420 SP
강진은 주저 없이 트럭과 바이크, 그리고 엽총에 차례로 손을 대었다. 거대한 고철 덩어리들이 은빛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지며 순식간에 증발하는 이적을 지켜보며, 바닥에 기어 있던 들개파 부상자가 공포에 질린 비명을 지르다 기절해 버렸다.
[물품 헌납이 완료되었습니다. 총 420 SP가 성공적으로 적립되었습니다.]
- 현재 보유 SP: 651.5 SP (기존 171.5 + 처치 60 + 헌납 420)
보유 포인트가 단숨에 650을 돌파했다. 웬만한 고급 장비 한두 세트는 더 맞출 수 있는 거금이었다.
강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기고 있는 들개파 두목 장철호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 올렸다. 어깨뼈가 으스러진 고통으로 장철호의 얼굴은 눈물과 침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제발... 본거지에 숨겨둔 뼈 단검이든 약품이든 다 바치겠습니다... 제발 지워버리지만 말아주세요..."
강진은 장철호의 이마에 차가운 리볼버 권총의 총구를 깊숙이 박아 넣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거래를 제안하죠, 장철호 씨. 당신들 들개파의 본거지 좌표와 그 안에 숨겨둔 비상 식량, 자원의 위치를 전부 털어놓으시겠습니까? 아니면 방금 저 트럭처럼 이 자리에서 은빛 가루가 되어 데이터 속으로 사라지시겠습니까?"
장철호의 동공이 공포로 수축했다. 그는 눈앞의 남자가 자신을 죽이고 흔적도 없이 증발시키는 것쯤은 쓰레기를 버리는 것보다 쉽게 여길 존재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말, 말하겠습니다! 지하 2층 식품 저장고랑 금고 비번까지 다 알려드릴 테니 제발 목숨만은...!"
강진의 푸른 눈동자가 어두운 주차장의 붉은 노을 아래서 싸늘한 광채를 뿜어냈다. 들개파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마포구 일대의 유일무이한 보급 지배자로 올라설 피의 경제학이 완성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