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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만 배우들의 스탯이 보인다9화

내 눈에만 배우들의 스탯이 보인다

내 눈에만 배우들의 스탯이 보인다

9화: 밀려드는 파도

금요일 오전, 마포구의 낡은 오피스텔.

루미너스 기획의 사무실은 아침부터 기묘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평소라면 고요했을 좁은 방안에는 쉴 새 없이 울려 대는 전화 진동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네, 루미너스 기획 강시우입니다. 아, 인터뷰 제안이시군요. 네, 주간 연예 쪽 서면 질의서 먼저 메일로 보내 주시면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우가 전화를 내려놓자마자 다시 스마트폰이 진르륵 몸부림을 쳤다. 벌써 서른 번째가 넘어가는 전화였다.

그 맞은편에 앉은 유나린은 멍한 표정으로 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밤새 폭증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벌써 5만 명을 돌파했고, 평소 그녀를 본체만체하던 동기들과 예전 보조출연 시절 거쳤던 단역 매니저들에게서 축하 메시지가 수백 개씩 쌓여 있었다.

“대표님…… 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죠?”

나린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시우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피식 웃었다.

“꿈 아니니까 이제 실감해요, 나린 씨. 어제 방송 나간 뒤로 우리 회사 이메일 수신함이 터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시우는 노트북 화면을 돌려 나린에게 보여 주었다. 대형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아직도 ‘유나린’과 ‘정의의 온도 한소희’가 상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시우는 속으로 눈을 가늘게 뜨며 액티브 스킬 ‘미디어 모니터링 (D)’을 가동했다.

그의 시야에 황금빛 그래프와 함께 실시간 여론 빅데이터 분석표가 입체적으로 떠올랐다.

[유나린 미디어 화제성 지표: S급 (신인 카테고리 내 독보적 1위)]
[주요 대중 유입 경로: SBS 공식 유튜브 클립 (조회수 150만 돌파), SNS 쪼개기 영상]
[긍정적 반응 비율: 94.2% (독보적인 마스크, 신인답지 않은 눈빛 연기에 대한 호평 주류)]
[주요 타깃 소비자층: 10대~20대 여성 (구매 전환 지수: 매우 높음)]

‘확실히 통했어.’

시우의 입꼬리가 만족스럽게 올라갔다. 배진만이라는 거물 배우와의 날 선 텐션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던 시우의 피드백과 연출적 계산이 대중의 마음에 정확히 꽂힌 것이다. 1020 여성층의 반응이 뜨겁다는 것은 광고 시장에서 즉각적인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그때,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이번에는 모르는 일반 휴대전화 번호였다. 시우가 차분하게 전화를 받아 귀에 댔다.

“네, 루미너스 강시우입니다.”

젊고 또렷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네, 맞습니다.”

그린테라피.

시우의 머릿속에 즉시 해당 브랜드의 정보가 떠올랐다. 대기업 코스메틱 계열사는 아니지만, 최근 천연 성분과 감각적인 패키징으로 1020 여성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알짜 브랜드였다.

시우는 즉시 시스템 창을 띄워 해당 제안의 궁합을 스캔했다.

[시스템 매칭 분석: '그린테라피']

‘이건 잡아야 한다.’

현재 루미너스의 재정 상태는 한마디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박철우를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회사 통장에 남아 있는 잔고는 200만 원 남짓. 매달 나가는 오피스텔 월세와 공과금, 나린의 프로필 인쇄비와 교통비 등을 감당하기에도 벅찼다.

광고 계약 하나만 제대로 성사시키면, 기획사의 자금난을 단숨에 해결하고 번듯한 사무실로 이전할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그린테라피라면 저희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마침 월요일 오전 스케줄이 비어 있으니, 청담동 미팅룸에서 뵙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시죠.”

전화를 끊은 시우의 눈에 푸른 불꽃이 이는 듯했다.

루미너스의 도약을 위한 첫 번째 진짜 비즈니스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의 한 조용한 비즈니스 미팅룸.

유리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시우와 그린테라피의 김지수 마케팅 팀장이 마주 앉았다. 김 팀장은 단정한 세미 정장 차림에 세련된 인상을 풍기는 커리어우먼이었다. 그녀는 시우가 건넨 나린의 프로필과 포트폴리오를 대강 훑어본 뒤, 이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유나린 배우의 1화 임팩트는 저희 마케팅팀에서도 아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깨끗하면서도 눈빛에 서사가 담겨 있는 마스크가 저희 신제품의 슬로건인 ‘치유와 자연’에 아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어요.”

“안목이 훌륭하십니다. 나린 씨 역시 평소 그린테라피 제품을 애용하고 있어 이번 제안에 큰 흥미를 보였습니다.”

시우가 부드럽게 응대했다. 그러자 김 팀장은 본론을 꺼내며 테이블 위로 계약서 초안을 밀어놓았다.

“다만, 유나린 배우가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형성되지 않은 ‘생짜 신인’이라는 점은 저희로서도 리스크가 있습니다. 1화에서 10초 남짓 나온 화제성만으로 큰 비용을 책정하긴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제안해 드리는 조건은 6개월 단발 계약에 모델료 3,000만 원입니다. 신인 모델로서는 최고 대우라고 자부합니다.”

3,000만 원.

일반적인 무명 신인에게는 분명 적지 않은 돈이었다. 하지만 시우는 그 조건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시우의 눈앞에는 이미 ‘미디어 모니터링’이 실시간으로 도출한 최적의 협상 데이터가 떠올라 있었다.

시우는 품에서 태블릿 PC를 꺼내 김 팀장 앞으로 밀어 보냈다. 화면에는 단순한 기사 링크가 아닌, 유나린과 관련된 구체적인 실시간 통계 수치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김 팀장님. 저희가 파악한 데이터는 조금 다릅니다. 지난 목요일 밤 10시 45분, 유나린 배우의 등장 씬 당시 시청률은 11.2%에서 순간 최고 14.8%까지 치솟았습니다. 방송 후 3일 동안 주요 연예 커뮤니티에 게재된 유나린 관련 게시글은 총 4,200건을 넘었고요. 그중 84%가 1020 여성들의 긍정적 호평입니다.”

김 팀장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했다. 매니저가 이토록 정교한 마케팅 수치와 데이터를 들고나와 협상 테이블을 주도할 줄은 몰랐던 기색이었다.

“게다가 이번 주 목요일 방영될 2화에서는 나린 씨가 연기한 ‘소희’의 서사가 폭발하는 중요한 감정 씬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뇌리에 유나린이라는 이름이 완전히 박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대중 인지도와 몸값은 배로 뛰어오르겠죠.”

시우가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목소리 톤을 낮췄다.

“그린테라피가 지금 타이밍에 유나린 배우를 3,000만 원에 계약하시려는 건, 사실상 가장 저렴한 가격에 미래의 블루칩을 선점하려는 영리한 전략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루미너스 역시 배우의 가치를 헐값에 넘길 생각은 없습니다.”

김 팀장은 침을 삼켰다. 시우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자신감과 냉철한 분석력이 그녀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럼…… 강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조건은 어느 정도입니까?”

“6개월 단발 계약금 8,000만 원. 그리고 만약 유나린 배우의 광고 런칭 이후 신제품 라인의 초도 물량이 완판될 경우, 매출액의 1%를 러닝 개런티로 지급받는 조건입니다.”

“8,000만 원에 러닝 개런티요? 신인에게 그건 지나치게 과도합니다!”

김 팀장이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시우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쐐기를 박았다.

“과도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번 계약이 성사된다면, 저희는 2화 방영 직후 나린 씨의 개인 SNS와 루미너스 공식 채널을 통해 그린테라피 신제품의 언박싱 뷰티 필름을 독점으로 선공개할 예정입니다. 현재 유나린의 미디어 전파 속도를 감안하면, 웬만한 A급 스타의 수억 원짜리 광고보다 훨씬 높은 타깃 마케팅 효율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선택은 팀장님의 몫입니다.”

김 팀장은 시우가 제시한 태블릿의 빅데이터 수치와 그의 확신에 찬 눈빛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갔다.

10초 분량으로 인터넷을 뒤흔든 괴물 신인. 그리고 그 뒤를 보좌하는, 대기업 마케팅 본부장 못지않은 프로페셔널한 매니저. 이 기회를 놓치면 다른 경쟁 브랜드가 유나린을 채갈 것이 분명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김 팀장이 깊은 한숨을 쉬며 미소를 지었다.

“강 대표님, 정말 무서운 분이시네요. 좋습니다. 대표님의 분석을 믿고 8,000만 원에 계약을 진행하죠. 다만 완판 러닝 개런티 비율은 0.5%로 조정해 주십시오. 이게 저희가 양보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좋습니다. 0.5%로 합의하죠. 후회 없는 선택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시우가 손을 내밀었고, 김 팀장이 그 손을 잡았다.

루미너스 기획의 첫 대형 계약이 체결되는 순간이었다.


화요일 오후, 루미너스 사무실.

지잉-.

시우의 노트북 화면 오른쪽 하단에 은행 앱의 입금 알림 창이 떴다.

[입금: (주)그린테라피 코스메틱 80,000,000원]

계약 체결 하루 만에 신속하게 광고 계약금 전액이 회사 법인 계좌로 입금된 것이었다.

시우는 즉시 나린을 자리로 불렀다.

“나린 씨, 이쪽으로 와 봐요.”

“네? 무슨 일이세요, 대표님?”

나린이 영문도 모른 채 쪼르르 걸어와 시우의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입금 내역의 숫자 ‘80,000,000’을 확인한 그녀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하게 흔들렸다.

“이…… 이게 뭐예요?”

“그린테라피에서 보낸 광고 계약금입니다. 우리 계약서 쓸 때 약속했었죠? 신인 기간 동안 매출은 무조건 5 대 5로 정산하기로.”

시우는 미리 작성해 둔 원천징수 세금 계산서와 정산서 서류를 내밀었다.

“세금 3.3%와 공통 경비를 제외하고, 나린 씨의 통장으로 정확히 3,880만 원이 입금될 겁니다. 방금 이체 신청 승인했으니 확인해 봐요.”

나린의 주머니 속 핸드폰이 지르릉 울렸다. 그녀가 굳은 손가락으로 폰을 켜 은행 앱 알림을 확인했다.

[입금: 루미너스기획 38,800,000원]

순간 나린의 숨이 턱 막혔다.

편의점 심야 알바를 하며 시급 몇 천 원에 손을 벌벌 떨던 시절, 한 달에 10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 방세와 관리비를 내고 나면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그 가난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무리 연기가 좋아도 현실의 벽 앞에 무릎 꿇어야 했던 설움이, 통장에 찍힌 8자리 숫자라는 실체로 다가오자 눈물샘이 통제 불능 상태로 터져 버렸다.

“어…… 어떡해…… 흡.”

나린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아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시우는 말없이 티슈 상자를 통째로 건넸다.

“고생 많았어요, 나린 씨.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앞으로는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산금을 받게 될 겁니다.”

“대, 대표님…… 진짜 감사합니다……. 저 버리지 않고 끝까지 믿어 주셔서…… 흐으윽.”

나린이 코를 훌쩍이며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시우를 바라보았다.

시우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나린의 머리 위로 펼쳐진 상태창에서 그녀의 긴장도와 불안 수치가 거짓말처럼 내려가고, 그 자리에 단단한 자존감과 야망이 차오르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울음을 그친 나린이 붉어진 코를 닦으며 책상 위에 쌓인 수십 권의 대본 뭉치를 가리켰다.

“그럼 대표님, 이제 다음 작품을 골라야 하나요? 대본이 이렇게 많이 들어왔는데…….”

실제로 유나린의 메일과 사무실로 배달된 대본은 대략 15편에 달했다. 대부분 학원물, 범죄 스릴러물의 비행 청소년이나 반항아 캐릭터였다. ‘한소희’라는 역할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던 탓에, 업계에서 비슷한 이미지로 유나린을 소비하려는 흐름이었다.

시우는 대본들을 하나씩 짚으며 시스템의 예측 지표를 가동했다.

화려한 홀로그램 창이 대본 위의 허공에 점수를 띄웠다.

[시나리오: '방황하는 청춘들' (SBS 드라마)]

[시나리오: '뒷골목의 아이들' (영화)]

모두 별 두 개 반을 넘지 못하는, 전형적이고 뻔한 클리셰 범벅의 양산형 대본들이었다.

“이 대본들은 전부 거절할 겁니다.”

시우가 대본 더미를 단호하게 옆으로 밀어냈다. 나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전부요? 그래도 공중파 드라마 조연도 꽤 있는데…… 아깝지 않으세요?”

“지금 나린 씨에게 필요한 건 이미지의 복제가 아니라 확장입니다. ‘한소희’라는 강렬한 반항아 이미지를 한 번 더 소비해 버리면, 나린 씨는 영원히 ‘반항아 전문 아역’이라는 좁은 틀에 갇히게 돼요. 다음 작품은 완전히 다른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는 역할이어야 합니다.”

시우의 확고한 전략에 나린은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에는 대표를 향한 굳건한 신뢰가 가득 차 있었다.

“네, 대표님 뜻대로 할게요. 전 대표님만 믿고 연기 연습 열심히 하고 있겠습니다.”

“그래요. 차기작은 내가 최고의 타이밍에 최고의 배역으로 가져올 테니 걱정 마요.”

나린을 연습실로 들여보낸 뒤, 시우는 의자에 깊숙이 기댔.

이제 자금 사정도 해결되었고, 유나린의 행보도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차례였다.

1인 기획사로는 업계의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 세력을 확장하고 체급을 키우기 위해서는 루미너스의 외연을 넓혀 줄 ‘두 번째 원석’이 절실히 필요했다.

시우는 마우스 휠을 굴려 업계 뉴스 웹진과 문화 연극 포털 사이트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가 찾고자 하는 타깃은 대형 기획사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음지, 하지만 압도적인 재능을 품고 있는 길거리의 원석이었다.

그때였다.

대학로 소극장들의 연극 라인업을 정리해 둔 특집 기사를 읽어 내려가던 시우의 동공이 순간 크게 확장되었다.

화면의 특정 연극 소개 배너 근처에서, 시우의 망막을 찌르듯 붉은색 시스템 경고 창이 격렬하게 점멸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고: 주변 범위 내에서 방치된 S급 재능 보유자를 감지했습니다.]
[대상의 재능 소멸 위험도: 매우 높음 (남은 시간: 90일)]

“재능 S급……?”

시우가 마우스를 움켜쥐었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유나린을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그 전율의 골드 스탯이 뇌리를 스쳤다. 시우는 즉시 마우스 클릭을 통해 상세 정보를 활성화했다.

모니터 화면에 대학로 혜화동의 한 허름한 소극장에서 상영 중인 연극 ‘회색의 숲’ 포스터와 함께, 주연 배우의 프로필 사진이 나타났다.

날카로운 턱선과 깊고 어두운 눈매를 가졌으나, 어딘가 잔뜩 위축되고 지쳐 보이는 인상의 청년이었다.

[이름: 최지환 (28세)]
[재능: 연기 (S)]
[잠재력: 95 / 100]
[상태: 극심한 자기 부정, 무대 공포증 (중증), 외모 콤플렉스 (디버프)]
[미래 흥행도: 측정 불가 (현재 상태 방치 시 3개월 내 배우 생활 은퇴 및 평범한 회사원 전향 예정)]

재능 S급. 잠재력 95.

하지만 상태창의 상세 조건들은 온통 붉은색 디버프로 도배되어 있었다. 무대 공포증에 외모 콤플렉스라니. 배우로서 가히 치명적인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연기 재능이 S급인데 외모 콤플렉스와 무대 공포증이라니. 대체 이 배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방치하면 3개월 내에 은퇴할 운명.

시우의 입꼬리가 천천히 끌어 올려졌다. 세상이 알아보지 못하고 짓밟아 놓은 흙 속의 진주. 그것을 캐내어 씻기고 갈고닦아 세상에서 가장 밝게 빛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스타메이커인 그의 몫이었다.

시우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옷걸이에 걸려 있던 코트를 낚아챘다.

“혜화동인가.”

그의 눈빛이 새로운 사냥감을 포착한 맹수처럼 예리하게 빛났다.

루미너스의 두 번째 원석을 손에 넣기 위한 강시우의 결연한 발걸음이 대학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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