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82화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82화: 제어 불능의 진동과 열역학적 진압

"위험합니다! 폐하를 대피시켜라!"

황실 경비대장인 기사가 소리치며 장패를 들어 황제와 고위 귀족들의 전면을 가로막았다. 연금 학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오스본 공작은 사색이 되어 의자 뒤로 숨었다.

대마탑의 황금빛 엔진은 내부 압력이 한계를 초과해 황동 보일러 벽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고, 폭폭하는 순간 고압의 마력 파편들이 회의장에 서 있는 모든 이들을 관통할 기세였다.

그 긴박한 순간, 단상 아래에 무표정하게 서 있던 우현이 단상 위로 솟구치듯 걸어 올라갔다.

"비키십시오. 폭발 압력이 임계점에 달했습니다."

우현이 기어 제어반의 틈새로 손을 뻗었다. 그의 손바닥에는 요정림의 고농축 실리카 오일과 남부의 황산 구리 촉매를 복합 가교한 '점탄성 감쇄 시약(Viscoelastic Damping Agent)' 스프레이 캔이 들려 있었다.

우현은 망설임 없이 기어 축과 실린더 접합부 틈새로 시약을 고압 분사했다.

슈우우우우욱—!

분사된 적자색 점탄성 액체가 고열의 기어 표면과 고주파 진동 부위에 닿자마자, 즉각적인 위상 동조 흡수 반응이 일어났다. 액체 내부의 고분자 사슬들이 격렬한 마력 진동 에너지를 자발적으로 흡수하여 열에너지와 변형 에너지로 소산(Dissipation)시켰고, 동시에 우현은 철제 시험 단상의 접지 프레임에 자신의 은빛 마력 도선을 직접 물렸다.

치이이이이—

날카로운 진동음이 둔탁한 저음으로 꺾이더니, 폭주하던 마나 서지들이 도선을 타고 단상 하부의 제국 지맥 그리드로 고스란히 바이패스(Bypass)되어 흘러 나갔다.

빨갛게 달아오르던 황동 보일러의 색이 서서히 차가운 회색으로 가라앉았고, 굉음을 내지르던 엔진 피스톤은 피쉭 하는 긴 수증기 배출음과 함께 스르륵 기동을 멈추었다.

회의장 전체에 자욱한 백색 연기가 번지며 차가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대폭발 직전의 요새급 재앙을, 우현은 단 10초 만에 시약 스프레이와 접지 도선 하나로 완벽하게 진압해 버린 것이다.

경비대 병사들과 의원들은 쥐 죽은 듯 조용히 우현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공포와 경외가 교차하고 있었다.

"휴우…… 살았군."

의자 밑에서 기어 나온 오스본 공작이 식은땀을 닦으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대마탑의 대원로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절반쯤 녹아내려 굳어버린 자신들의 엔진 코어를 보며 망연자실해 있었다.

볼타 현자는 조용히 다가가 그을음이 묻은 코어를 만져보았다. 기어의 톱니들은 뒤틀려 있었고, 다상 평형을 조율하던 마도 회로는 열 변형으로 인해 단락(Short-circuit)되어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우현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는 분노가 아닌, 학자로서의 순수한 경탄과 의문이 서려 있었다.

"……젊은 연금술사여. 자네는 방금 가해지는 에너지 진동의 위상을 꺾어 소멸시켰네. 그리고 우리 엔진이 폭주한 진짜 원인을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군. 가르침을 청해도 되겠는가?"

한 세기 동안 대륙의 최고 현자로 불리던 볼타가, 새파랗게 젊은 아카데미의 원장에게 머리를 숙이며 질문을 던지는 광경에 의원들은 숨을 들이켰다.

우현은 차분하게 렌즈를 닦으며 설명했다.

"피드백 제어의 한계입니다. 볼타 현자님. 당신의 동적 평형은 장치 내부의 압력을 측정해 밸브를 열고 닫는 시간적 전달 함수(Transfer Function)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압력이 130%를 넘는 고밀도 구간에서는 마나의 유속이 음속을 돌파하여, 제어기가 작동 신호를 보내기 전에 이미 에너지가 기어 축에 누적됩니다. 제어 신호가 도달했을 때는 이미 한 박자 늦은 반대 위상이 도달하여, 오히려 진동을 증폭시키는 양의 피드백(Positive Feedback) 폭주를 일으키게 되죠."

우현의 현대 제어 공학과 진동학(Vibration Engineering)에 기초한 차갑고 명확한 설명에, 볼타 현자는 번개를 맞은 듯 제자리에 굳어졌다.

"전달 함수의 지연…… 양의 피드백 폭주라니. 그랬군! 내가 마나의 유량만 계산했지, 위상 신호의 도달 시간 차이를 간과했었어! 물리학의 거대한 벽이 바로 그 시간 차이에 있었단 말인가!"

볼타는 자신의 평생 가치관이 뒤흔들리는 지적 충격을 받으며 전율했다.

"그럼 이제, 제 엔진의 기동을 시작하겠습니다."

우현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는 단상 오른쪽에 놓인 칠흑빛의 단순한 프레임 엔진 앞으로 걸어갔다. 중앙에는 공석철로 합성한 검은색 구체, '초안정 공명 소쇄 코어'가 아무런 전도 기어 장치도 없이 덩거리하게 허공에 떠서 부드러운 회색 정류막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우현은 레버를 잡고 망설임 없이 단번에 150% 최대 출력선까지 올려 당겼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

내 악보는 대마법이 된다 표지소설
연재중 5%
#아카데미#판타지#음악

내 악보는 대마법이 된다

평생 남의 이름 뒤에 숨어 곡을 쓰다 과로사한 무명 작곡가 강하진이, 음악이 마법이 되는 판타지 아카데미의 마력 제로 낙제생 하진으로 빙의한다. 퇴학 직전 24시간 루프와 [신들의 작곡 시스템]을 이용해 지구의 화성학과 거장들의 선율을 대기 에테르 유도식으로 변환하며, 악보 한 장으로 아카데미와 제국을 뒤흔드는 천재 작곡가의 대마법 성장기.

7화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