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68화: 지하 갱도의 고립과 암석 연화 공법
수도와 남부 광산을 잇는 마도 전철 노선의 정식 개통은 남부 광산 지대에 전례 없는 번영을 가져왔다.
하지만 기차가 대량의 광물 자원을 싣고 왕복하기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 남부 마도 철도 분기점 관제실의 모니터링 프리즘이 위험한 붉은 진동 신호를 내뿜었다.
지진이다!
“원장님! 남부 제3 광구 지하 500미터 지점에서 갑작스러운 갱도 붕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광산 지하의 고대 지맥이 뒤틀리면서 발생한 국소적 지진 때문입니다!”
은빛갈기 상회의 랜드 상회주가 땀 범벅이 된 채 뛰어 들어와 긴박하게 보고했다.
“단순한 지층 붕괴가 아닙니다. 붕괴 충격으로 인해 제3 광구 막장에 갇힌 50명의 광부들이 고립되었습니다. 게다가 낙석의 양이 수백 톤에 달해, 전통적인 마법 폭파나 물리적 굴착기로는 붕괴 틈새를 뚫는 데 최소 일주일이 걸립니다. 일주일이면 내부의 산소가 고갈되어 광부들이 전원 질식사하고 맙니다!”
갱도가 무너진 자리는 마력이 가득 찬 단단한 ‘화강 마나 암반’들이 뒤엉킨 구역이었다. 억지로 타격계를 가하거나 마법 폭발을 일으키면, 충격파에 의해 상부의 연약한 사질 지층이 추가 붕괴하여 구조 작업 자체가 매몰될 위험이 극도로 컸다.
우현은 즉시 열차 내부의 모바일 실험실로 향했다.
“충격을 가하지 않고 바위를 녹여 길을 뚫는다.”
우현은 요정림의 고농축 산성 리간드 시약과 남부의 황산 구리 촉매를 배합하여, 특수 분사형 촉매 가스인 ‘암석 가교 분해 촉매 가스(Rock-Dissolving Catalytic Gas)’ 실린더들을 준비했다.
이 가스는 암석의 주성분인 탄산칼슘과 규산염 결합 구조의 격자 틈새로 침투하여, 광물 원자들의 결착력을 1분 만에 해체하여 단단한 바위를 부드러운 먼지 흙으로 연화(Softening)시키는 기적의 유기 촉매제였다.
우현은 아리아, 하나, 그리고 엘레나의 엘프 친위 구조대원들을 이끌고 제3 광구 입구로 내려갔다.
갱도 끝자락은 집채만 한 화강 마나 바위 수십 개가 뒤엉켜 벽처럼 통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반대편에서는 갇힌 광부들이 절박하게 바위를 두드리는 희미한 신호음이 들려왔다.
“구조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촉매 호스 연결하십시오.”
우현의 지시에 기사들이 바위 틈새로 긴 황동 파이프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쉬이이이이익—!
파이프 끝에서 기화된 청색의 촉매 가스가 꽉 막힌 낙석 암반 표면 전체에 뿜어졌다.
가스 분자들이 단단한 화강 암반과 접촉하는 순간, 격렬한 백색 기포 반응이 일어났다.
치이이이이익—!
바위 표면이 촉매 작용에 의해 분자 결합력을 잃으면서, 회색의 단단하던 암석 질감이 1분 만에 마치 물에 젖은 진흙더미나 푸석푸석한 마른모래처럼 변해 바닥으로 스르륵 허물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폭발 충격이나 열 발생은 완전히 0이었다.
“이…… 바위가 모래처럼 으스러집니다!”
구조대원들은 쇠곡괭이로 부드러워진 바위 모래를 가볍게 퍼내며 전진했다. 평소라면 며칠이 걸렸을 거대한 돌장벽이, 우현의 화학 스프레이 아래에서 단 2시간 만에 부드러운 흙길로 변해 관통되었다.
“길이 뚫렸다! 어서 안으로 진입하라!”
구조대원들이 갱도 안으로 진입해 고립되어 있던 50명의 광부들을 무사히 밖으로 대피시켰다. 먼지를 뒤집어쓴 광부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현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살았습니다! 원장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구조가 완료되어 한숨을 돌리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갱도 바닥 깊은 곳에서 거대한 지동이 다시 한번 발생하더니, 바닥 전체가 쩍 갈라지며 엄청난 양의 흙먼지가 치솟아 올랐다.
쿠구구구구궁—!
갈라진 바닥 구멍 사이로, 전신이 단단한 화강암 비늘로 뒤덮인 수십 미터 크기의 거대한 전설의 대지 마수, ‘바위 베헤모스(Rock Behemoth)’가 거대한 노호와 함께 갱도 벽을 부수며 지상으로 치솟아 올랐다.
마도 전철의 궤도 진동과 지맥 정류 반응으로 인해 광산 깊은 지하에서 잠들어 있던 고대의 융갑 괴수가 마침내 폭주하여 깨어난 것이다.
괴수는 위협적인 붉은 눈빛으로 우현의 구조 파티를 노려보며 포효했다.
크어어어어어어엉—!
대피하던 광부들과 군인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갱도 전체가 괴수의 포효 진동에 흔적도 없이 주저앉을 위기 상황이었다. 절대합성의 연금술사가 이끄는 구조 대원들은 무너지는 지하 광산 한가운데서 폭주한 대지의 심판자와 정면 대결을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