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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41화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41화: 자금난의 마탑과 출자 전환의 덫

서소 요새에서의 승전 이후, 수도 마탑의 위상은 하루가 다르게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마탑의 가장 거대한 자금줄이자 후원자였던 골든 크로스 상단이 군부에 의해 해체 및 자산 동결을 당하면서, 마탑의 재정은 순식간에 파산 직전의 상태로 몰렸다. 게다가 제국 군부의 장갑판 납품 권한을 촉매 연금원에 통째로 빼앗기면서 매달 들어오던 군수 특수 수입마저 완전히 끊겨버렸다.

마탑에 소속된 수백 명의 하급 마도사들과 연성사들은 몇 달째 급여를 받지 못해 동요하고 있었고, 마탑의 유지에 필요한 마력 원석 구매 비용마저 바닥난 상태였다.

결국 마탑주 엘드레드는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마탑이 보유한 자산 중 일부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 급전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그들이 매물로 내놓은 것은 ‘제국 수도 연금 유통망(Capital Alchemy Distribution Network)’과 수도 외곽에 위치한 ‘제2 야금 공방 지구’였다. 마탑이 생산한 포션과 금속 장비들을 수도 전역의 귀족과 민간에 독점 공급하던 노른자위 유통망이었다.

매각을 위한 공청회 및 입찰이 열린 날, 마탑의 중앙 대회의실은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회의실 상단에 자리 잡은 엘드레드 탑주와 원로들은 입찰에 참여한 대상단주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대상단들 역시 군부와 척을 진 마탑의 눈치를 보느라, 제시된 가격의 절반 이하의 헐값만을 제시하며 몸을 사렸다.

그때, 회의실의 문이 열리며 익숙한 발소리와 함께 우현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의 곁에는 크로이츠 공작가의 행정관과 황실 재무부 서기관이 동행하고 있었다.

회의실에 있던 마탑의 마법사들이 일제히 웅성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우현……! 네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들어오는가!”

엘드레드 탑주가 혈압이 오르는 듯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우현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입찰대 앞에 섰다.

“공개 자산 매각 공청회에 입찰자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탑주님. 저 역시 황립 전략화학 연금원장으로서 공식 입찰에 참여하러 왔습니다.”

“웃기지 마라! 아무리 돈이 많다 한들, 마탑의 상징이자 뿌리인 유통망과 공방을 네놈 같은 배신자이자 낙제생에게 넘겨줄 줄 아느냐? 마탑 법령에 따라 원고 측의 매각 대상에서 네놈은 제외하겠다!”

엘드레드의 억지에 우현의 뒤에 서 있던 황실 재무부 서기관이 차가운 목소리로 서류를 내밀었다.

“엘드레드 탑주님. 발언에 주의해 주십시오. 현재 수도 마탑이 황실 재무부에 지고 있는 체납 세금 및 비축 자원 대여금 연체액이 총 황금 80,000닢에 달합니다. 재무부는 독촉 기한인 오늘까지 채무가 상환되지 않았으므로, 마탑의 자산 처분권에 대한 법적 압류를 집행한 상태입니다.”

서기관이 서류의 압류 각인을 엘드레드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아울러, 황립 전략화학 연금원은 황실 재무부로부터 마탑의 채권을 정식으로 양도받았습니다. 즉, 현재 수도 마탑의 최대 채권자는 황실이 아니라 강우현 원장의 전략화학 연금원이라는 뜻입니다.”

“뭐, 뭐라고……?”

엘드레드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우현이 테이블 위에 서류 한 장을 툭 던졌다.

“채무 상환 계약서입니다. 탑주님.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지금 즉시 황금 80,000닢을 일시불로 상환하시고 입찰을 거부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 채무를 출자 전환(Debt-to-Equity Swap)하여 수도 연금 유통망과 제2 야금 공방의 소유권을 저에게 넘기시겠습니까?”

“이…… 이 악랄한 놈!”

엘드레드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금 당장 마탑의 금고에는 800닢의 황금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80,000닢의 상환은 불가능했다. 거부한다면 마탑 전체가 군부와 황실의 압류 조치를 받아 강제 해체될 처지였다.

원로 마법사들이 엘드레드의 소매를 붙잡고 애원조로 속삭였다.

“탑주님, 일단 살고 봐야 합니다…….”
“공방과 유통망을 주지 않으면 마탑 본관마저 헌병대에게 빼앗길 판국입니다!”

결국 엘드레드는 피눈물을 흘리는 심정으로 양피지 문서에 마탑주 직인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수도 마탑이 수백 년 동안 독점하며 막대한 폭리를 취해왔던 수도 전체의 연금술 유통망과 핵심 야금 공방이, 단 한 푼의 추가 지출도 없이 오직 마탑의 부실 채권 회수만으로 우현의 손에 넘어온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유통망 양도 문서에 사인을 마친 우현은 즉시 마탑의 공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방에는 몇 달째 급여를 받지 못해 멍하니 앉아 있던 200여 명의 하급 연성사들과 견습생들이 우현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 부랑자가 될까 봐 공포에 질려 있었다.

우현은 공방 중앙 단상에 올라 그들을 소리 없이 둘러보았다.

“오늘부로 이곳은 ‘전략화학 연금원 제1정밀 야금 센터’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신 모든 연성사분들께 약속드리겠습니다. 마탑이 체납했던 지난 3달 치의 밀린 급여는 제가 오늘 전부 황금 일시불로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그 선언에 공방 내부가 크게 술렁였다.

“또한, 앞으로의 기본 급여는 마탑 시절의 두 배로 책정하겠습니다. 1일 8시간 노동을 준수하며, 우수한 성과를 낸 기술자에게는 정기적인 성과 보너스를 지급할 것입니다.”

하급 연성사들의 눈에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과 기쁨의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마탑의 원로들에게 착취당하며 하루 16시간씩 포션 솥을 젓고 무기를 연마하던 그들에게, 우현의 제안은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았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기존의 비효율적인 마법 룬 주입 노동은 폐지합니다. 여러분은 제가 설계한 촉매 흐름 라인과 추출 장치들의 가동 압력을 관리하는 ‘정밀 화학 엔지니어(Chemical Engineer)’로서 일하게 될 것입니다. 필요한 직무 교육은 제 보조 연구원인 하나가 담당할 겁니다.”

“따르겠습니다, 원장님!”

“원장님 만세!”

하급 연성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우현에게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우현은 그 광경을 보며 흡족하게 미소를 지었다.

수도 마탑의 핵심 유통망을 장악하고, 그들의 숙련된 노동력까지 고스란히 포섭했다. 기득권 마법사들의 착취 기반을 허물고, 그 노동력을 현대적 산업 엔지니어로 재교육하여 자신의 화학 제국을 위한 정예 요원으로 만든 것이다. 마탑의 해체와 우현의 산업 지배력이 제국 심장부에 뿌리를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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