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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36화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36화: 신입 연구원 선발과 초산의 기적

제국 군부의 공식적인 신임과 연간 황금 10만 닢의 국방 연구 예산이 확정되자, 촉매 연구소는 폭발적인 확장세를 맞이했다.

황실 재무부 서기관들이 직접 황금 궤짝들을 수송해 왔고, 제1 특별 연구실의 간판은 정식으로 ‘황실 군사 전략 촉매 연구원’으로 격상되었다.

공간이 넓어지고 장비가 늘어난 만큼,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졌다. 우현과 아리아 두 사람만으로는 하루에 쏟아지는 행정 문서와 군부의 정기 점검, 그리고 반응 가마의 가동 상태를 전부 모니터링하기가 불가능했다.

“연구원을 모집해야겠군요.”

우현의 제안에 아리아가 걱정스레 고개를 흔들었다.

“우현 님, 지금 아카데미 내에서 우리 연구소에 들어오려는 지원자가 수백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들 중 대다수는 마탑의 첩자이거나, 오스본 가문 같은 대귀족들이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보낸 심복들일 겁니다. 인재를 고르는 데 극도의 주의가 필요해요.”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아주 까다롭고, ‘다른 방식’의 채용 시험을 치를 생각입니다.”

우현은 즉시 연구원 선발 공고를 올렸다.

학벌이나 귀족 가문의 추천서 대신, 우현이 직접 설계한 독창적인 실기 시험만을 평가하겠다는 조건이었다. 시험 당일, 제1 특별 연구실 내부의 대형 실험동에는 아카데미의 내로라하는 연금학 학도들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지원자들 앞의 시험대 위에는 동일한 시험용 품목이 올려져 있었다.

그것은 던전 깊은 곳에서 발굴되어 빨갛게 녹이 슬고 모래가 엉겨 붙어 잠겨 버린, 복잡한 톱니바퀴 구조의 ‘고대 마도 기어 잠금 장치’였다. 억지로 힘을 주어 열려고 하거나 고열을 가하면 내부의 미세한 마력 태엽이 녹아내려 고장 나는 극도로 까다로운 물건이었다.

“시험 시간은 1시간입니다.”

우현이 초시계를 누르며 선언했다.

“잠금장치를 톱니바퀴 하나 손상시키지 않고 완벽하게 녹을 제거하여 정상적으로 작동시키십시오. 도구는 실험대 위에 놓인 범용 시약들과 마법 각인 도구들을 자유롭게 사용하시면 됩니다.”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귀족 출신의 지원자들은 자신만만하게 마법 주문을 외웠다.

화아아앗!

“고온 정화(Purification)!”

“마력 압축 세척(Mana Pressure Wash)!”

그들은 화염계 마법으로 녹을 태워 버리려 하거나, 물리적인 마력 압축파를 쏘아 보내 녹을 뜯어내려 했다. 하지만 우현이 경고한 대로, 강한 고열을 견디지 못한 섬세한 오리하르콘 태엽들이 소리를 내며 녹아내려 부러졌고, 마력 파동을 맞은 장치들은 내부 격벽이 뒤틀려 폭발하듯 으스러졌다. 여기저기서 당황한 비명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시험장 구석에 앉아 있던 한 지원자만이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허름한 무명옷을 입은 단정한 갈색 머리의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마법을 부리는 대신, 돋보기를 코끝에 대고 장치의 틈새를 꼼꼼히 관찰했다. 그녀는 이내 실험대 위에 놓인 무해한 산성 시약인 초산(Vinegar Acid) 용액과 마력을 응집시키는 결정염을 혼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농도를 정밀하게 계산한 약산성 용액을 스포이트로 기어의 틈새에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마나 유도 주문을 외웠다.

위이이잉…….

그것은 공격 마법이 아니었다. 용액의 분자들이 녹슨 산화철막 사이로 고속 침투할 수 있도록 미세한 진동을 주는 화학적 삼투압 유도 마법이었다.

놀랍게도, 기어의 표면에 끼어 있던 검붉은 녹들이 스르륵 거품을 내며 녹아내려 물처럼 흘러내렸다. 장치의 금속 몸체에는 흠집 하나 남지 않은 완벽한 화학적 제청(De-rusting)이었다.

여학생이 장치의 태엽을 가볍게 돌리자, 수백 년 동안 잠겨 있던 고대 기어가 찰칵,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매끄럽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험이 시작된 지 겨우 20분 만이었다.

우현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시험대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에는 ‘하나(Hana)’라는 이름과 함께, 귀족 성씨가 없는 평민 장학생 표식이 붙어 있었다.

“훌륭하군. 다들 마법의 강력한 힘으로 녹을 파괴하려 할 때, 왜 혼자 시약을 썼지?”

하나는 우현의 시선을 마주하며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철의 녹은 금속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생긴 화학적 변화일 뿐입니다. 마력으로 강제로 뜯어내려 하면 금속 결합 자체가 손상됩니다. 산도(pH)를 조절해 산화물만 선택적으로 용해시키는 것이 금속 본래의 격자 구조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화학적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답변이었다. 마법을 기적이 아닌 분자 레벨의 상호작용으로 바라보는 우현의 철학과 완벽히 일치하는 인재였다.

“합격입니다. 오늘부로 당신을 촉매 연구소의 수석 보조 연구원으로 임명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소장님!”

하나가 세상을 얻은 듯 밝게 웃었다.

선발 시험이 끝나고 탈락자들이 투덜거리며 돌아간 뒤, 아리아는 새로 채용한 하나와 연구원들의 보안 등록 절차를 밟았다.

우현은 새로운 연구원들에게 특수한 은색 배지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이 배지에는 착용자의 고유 마력 파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반응하는 ‘배위 발광 촉매(Coordination Luminescent Catalyst)’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실 내부의 모든 구역은 본인의 등록된 마나와 배지의 화학 반응이 일치해야만 출입문이 열립니다. 배지를 잃어버리거나 다른 마나를 가진 외부인이 접촉하면 즉시 네온 레드 빛을 뿜으며 비상 경보가 울릴 겁니다.”

마탑이 흔히 쓰는 마법 보안 진은 뛰어난 마도사들이 해킹하거나 우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질의 분자 반응을 이용한 화학적 잠금장치는 마력의 정밀한 주파수 결합을 검증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파괴 외에는 우회할 방법이 없었다.

실제로 당장 그날 밤, 수도 마탑의 사주를 받은 고년차 학생 첩자 한 명이 청소부로 위장해 연구실 기밀 보관함에 접근했다가, 배지 없이 손을 대는 순간 가슴의 침투 감지 촉매가 폭발하듯 붉은 빛을 내뿜으며 경보를 울려 헌병대에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정말 빈틈이 없으시군요, 우현 님.”

아리아가 감탄하자, 우현은 새 연구 장치를 조율하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보안이 허술한 연구소는 기술을 도둑맞는 창고에 불과하니까요. 이제 내부 단속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제국 군부의 차세대 기갑 프로젝트를 가동해 봅시다.”

하나는 우현의 지도를 받으며 새로운 반응 가마의 마력 주입 제어 장치를 조작했다. 그녀의 눈에는 현대 화학의 정밀한 체계에 대한 경외심이 가득 차 있었다. 절대합성의 연구소는 강력한 인재와 철통같은 보안을 갖추고 대륙 과학의 중심지로 우뚝 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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