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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16화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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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기적의 승리와 군부의 환호

“으, 으아아아!”

이그니스 백작의 지팡이를 쥔 양손이 사정없이 떨려왔다. 5서클 전투 마법사의 오연했던 표정은 간데없고, 그 자리는 기괴한 공포와 경악으로 얼룩져 있었다.

지팡이 끝에서 뿜어 나오던 초고온의 백색 화염선, ‘드래곤 브레스’의 위력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파괴 에너지는 우현의 얇은 3센티미터짜리 합판에 닿자마자, 허공에 작은 열기 한 조각조차 남기지 못한 채 내부로 비정상적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합판의 2층 MOF 결정 격자는 화염 마나 분자들을 기하학적으로 포집해 안정화시켰고, 3층의 전도체 층은 이 흡수된 고밀도 에너지를 합판 뒷면에 연결해 둔 소형 마나스톤 보관함으로 실시간 전송하고 있었다.

“뀨우!”

거치대 뒤에 숨어 있던 다람쥐 알렉스가 에너지가 가득 차오르는 보관함을 보며 꼬리를 신나게 흔들었다.

마침내 이그니스 백작의 마나가 한계에 도달했다.

툭.

그가 쥐고 있던 붉은 드래곤 코어 지팡이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백작은 전신의 마력이 완전히 탈진되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화염이 걷힌 연무장 시험터에는 차가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대리석 바닥은 백색 광선의 열기로 인해 붉은 용암이 되어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지만, 거치대 위에 비스듬히 서 있는 우현의 은백색 합판은 그 흔한 열 변형이나 그을음조차 묻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흡수한 열마력을 동력으로 정렬하여, 표면의 진주 진청색 광채가 더욱 눈부시고 영롱하게 빛나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합판 뒤에 연결된 마나스톤 보관함 안의 마나 결정들은 터질 듯한 5서클 화염 에너지를 고밀도로 머금은 채 적색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장갑판이 파괴 마법을 막아내는 것을 넘어, 그 에너지를 고스란히 동력원으로 환원(Regeneration)해 버린 것이다.

“오, 신성이시여……!”

관람석의 제국 장성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것은 무적의 방패다! 적의 공격을 흡수해 마장기의 기동력으로 환원하다니, 이 합판만 있다면 우리 마장기 부대는 전장에서 영원히 멈추지 않는 불멸의 군대가 될 것이오!”

수석 검수관 레온 경이 상기된 얼굴로 우현의 테이블로 달려가 장갑판을 들어 올렸다.

“최종 판결을 내리겠다! 이번 황실 군부 차기 마장기 장갑판 납품 입찰의 최종 낙찰자는…… 크로이츠 가문과 우현군이다!”

그 선언과 함께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기립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반면, 율리안과 브라운 백작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율리안은 이를 악물고 소리치려 했다.

“말도 안 돼! 저건 사기다! 연금술의 법칙을 위배한 이단……”

“조용히 해라, 브라운 군!”

수석 검수관 레온 경이 차가운 눈빛으로 율리안을 제지했다.

“성능과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네 가문의 15센티미터짜리 장갑판은 반쯤 녹아내려 무용지물이 되었으나, 우현군의 3센티미터 복합 합판은 적의 마력을 완벽하게 동력으로 흡수했다. 이보다 완벽한 장갑판은 존재하지 않는다. 브라운 가문과의 기존 납품 계약은 이 시간부로 전부 해지한다!”

그 선언은 브라운 가문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브라운 백작은 안색이 흙빛이 되어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아리아는 우현의 곁으로 다가와 기쁨에 찬 보랏빛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대승리에요, 우현군. 이제 제국 중앙 학계조차 그대를 무시하지 못해요. 우리 크로이츠 가문은 약속대로 황실의 지원을 더해, 아카데미 본관 뒤편에 제국 최초의 ‘중앙 학계 기적의 촉매 연구소’를 건립하겠어요. 그리고 그대를 정식 ‘연구소장’으로 임명할게요.”

중앙 학계 기적의 촉매 연구소장.

10대의 평민 출신 낙제생이, 아카데미와 중앙 학계를 통틀어 가장 막강한 권위를 지닌 연구소의 수장이 되는 순간이었다.

우현은 쏟아지는 영광의 박수 속에서도 그저 담담하게 알렉스를 품에 안고 진주색 은판을 어루만졌다.

자신을 파멸시키려 했던 오만한 귀족 세력의 방해를 통쾌하게 짓밟고, 현대의 분자 적층 합성 기술로 제국 금속공학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마개조할 위대한 연구소장 강우현의 신소재 연성 신화가 제국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 속에 화려하게 그 다음 장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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