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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15화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15화: 운명의 시연회와 불타는 시험장

제국 군부 무기공학 위원회의 야외 연무장 시험터는 긴장감으로 팽팽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관람석에는 제국 군부의 최고위 장성들과 아카데미의 마법과 및 연금학 교수들, 그리고 제국의 내로라하는 정재계 거물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크로이츠 공작가의 대표단과 브라운 백작가의 가솔들 역시 경기장 양편에 마주 앉아 가늘게 눈을 찌푸린 채 대치 중이었다.

시험터 중앙의 거치대 위에는 오늘 시연될 두 개의 마장기용 장갑판 프로토타입이 세워져 있었다.

우측에는 브라운 백작가 측의 장갑판이 놓였다. 두께만 15센티미터에 달하고 무게는 수백 킬로그램에 이르는, 투박하고 웅장한 타이탄 강철 주철판이었다. 전통적인 대장간 방식의 정점이라 부를 만한 견고한 자태였다.

반면 좌측에 세워진 우현의 장갑판은 이질적일 정도로 얇고 가벼웠다.

두께는 고작 3센티미터 남짓. 무게는 30킬로그램도 채 되지 않는, 표면에 묘한 진주조개 조각 같은 은백색 비취 광택이 도는 얇은 은판에 불과했다. 관람석의 장성들과 연금가들이 비웃음 섞인 웅성거림을 흘려보냈다.

“저토록 얇은 장판으로 5서클 마법을 막아내겠다고?”

“아무리 절대합성 포션의 기적을 일궈낸 소년이라 해도, 이번에는 무리야. 물리적인 두께와 밀도는 속일 수 없는 법이지.”

율리안은 팔짱을 낀 채 우현을 향해 승리감에 도취한 비열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시험관 입장!”

위원장의 선언과 함께, 붉은색 전투 마법사 로브를 두른 척척한 체격의 사내가 시험터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제국 군부에서도 소수만이 존재하는 5서클 화염 전문 전투 마법사, 이그니스 백작이었다. 그의 손에 쥐여진 지팡이 끝의 붉은 드래곤 코어가 밤하늘의 잉걸불처럼 붉게 이글거렸다.

“먼저 브라운 백작가 측의 장갑판을 테스트하겠다.”

이그니스 백작이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그의 입술이 마법 주문을 빠르게 읊조리자, 대기 중의 화염 마나가 급격히 응축되더니 집 한 채 크기의 거대한 화염 폭풍인 5서클 마법 ‘인페르노 노바(Inferno Nova)’가 형성되었다.

콰아아아앙—!

광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브라운 가문의 장갑판을 덮쳤다. 시커먼 타르 연기와 폭열의 후폭풍이 야외 시험장 전체를 뒤덮었다.

잠시 후 바람에 의해 연기가 걷히자, 브라운 가문의 장갑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갑판의 중앙부는 폭열을 견디지 못해 벌갛게 달아올라 찌그러져 있었고, 가장자리는 일부 녹아내려 타르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고 형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율리안과 브라운 백작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거드름을 피웠다. 80% 이상의 순도를 지닌 고밀도 타이탄이 아니었다면 진작 증발했을 위력이었다.

“다음, 크로이츠 가문과 우현군 측의 장갑판 테스트를 시작하겠다.”

브라운 백작이 이그니스 백작에게 은밀한 수신호를 보냈다. 최대 위력으로 흔적도 없이 날려 버리라는 노골적인 압박이었다.

이그니스 백작이 차가운 눈빛으로 우현의 얇은 은판을 겨냥했다. 지팡이 끝의 붉은 마나 코어가 터질 듯 요동쳤다.

“주문, 5서클 대화염 광선— ‘드래곤 브레스(Dragon's Breath)’.”

화아아아아악—!

지팡이 끝에서 뿜어 나온 것은 붉은 불꽃이 아니었다. 열기가 한 점으로 극도로 압축되어 푸른빛을 넘어 백색에 가까운 초고온의 화염 레이저 광선이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갔다.

광선이 지나가는 지상의 대리석 바닥이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마그마처럼 녹아내려 붉은 강을 이루었다. 관람석의 장성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침을 삼켰다. 저 얇은 3센티미터짜리 판때기는 화염이 닿자마자 기화되어 사라질 것이 뻔했다.

하지만 백색의 초고온 광선이 우현의 은판 표면에 닿는 순간.

쉬이이이이익—!

굉음도, 폭발도 없었다.

오히려 백색의 대화염 광선이 은판 표면에 가닿는 찰나, 광선 전체가 소용돌이치며 은판 내부로 급격히 ‘빨려 들어가듯’ 흡착되기 시작했다.

은판의 표면이 붉게 달아오르는 대신, 오히려 한층 더 차갑고 푸른 진주 광채를 빛내며 영롱한 마력의 물결무늬를 내뿜었다. 5서클의 무시무시한 파괴 에너지가 격자 내부의 나노 격자 속에 갇히며 질서정연한 전도성 에너지로 정렬되고 있었다.

위이이이이이잉—!

장갑판은 타오르는 화염 광선을 고스란히 집어삼키며, 기적적인 소리와 함께 빛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이그니스 백작의 얼굴이 경악으로 하얗게 질려갔고, 시험터 전체가 기이할 정도의 푸른 마나 침묵 속에 가라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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