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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88화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사망하면 하루 전으로 회귀합니다 겉표지

88화: 환영의 나비

차원문의 눈부신 은빛 광막을 통과한 연합군이 눈을 떴을 때,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1층의 차가운 돌바닥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이고 기이한 풍경이었다.

"……여기가 신들의 무덤 2층인가?"

유지원이 주변을 둘러보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사방은 온통 아름답고 짙은 보랏빛 안개로 뒤덮여 있었고, 거대한 기둥 모양의 고대 고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목들의 나뭇가지 사이로,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은빛 나비 수만 마리가 몽환적인 궤적을 그리며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스스스스――.

나비들이 날개 짓을 할 때마다 은빛의 미세한 가루(인분)가 안개 속에 흩날려 내렸고, 그 가루들은 헌터들이 둘러친 S급 마동 차단막을 가볍게 통과해 전신을 스치고 지나갔다.

"흡……! 윽……."

갑자기 일본의 카토 유이치가 머리를 감싸 쥐며 비틀거렸다. 그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핏빛으로 충혈되기 시작했다.

"아버지……? 아니, 너희들은 분명 5년 전 후쿠오카 던전 브레이크 때 내 눈앞에서 몬스터들에게 찢겨 죽었던 내 동료들인데…… 왜 여기에……."

카토는 허공을 향해 검을 치켜들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

뿐만 아니었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와 독일의 디터 역시 자신들의 과거 실패했던 기억과 내면의 깊은 트라우마의 환영을 마주한 듯,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동료들을 적대적인 눈빛으로 쏘아보기 시작했다. 2층의 수호 장치인 환각 마동 인분이 그들의 무의식을 안쪽에서부터 지배하고 오염시킨 결과였다.

"서로 무기를 겨누지 마십시오! 전부 가짜입니다!"

유지원이 서둘러 빙결 폭풍을 전개하려 했지만, 안개 속에 숨겨진 마동 파동은 그녀의 빙결 마력마저 굴절시키며 왜곡된 환상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 거대한 숲 미로는 일반적인 마력 스캐너도 먹통으로 만드는, 완벽한 정신적 감옥이자 늪이었다.

그 절박한 순간, 오직 한 사람 한강우의 차갑고 선명한 음성이 그들의 뇌리를 때렸다.

강우의 몸속에는 마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마력이 없다는 것은 정신 오염을 일으키는 마동 인분 가루가 그의 영혼에 애초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강우에게 이 몽환적인 숲은 그저 낡은 덤불이 얽혀 있는 평범하고 가치 없는 온실에 불과했다.

게다가 강우는 이미 이전 루프에서 헌터들이 서로를 베어 넘겨 자멸했던 참혹한 전멸 시나리오를 세 번이나 겪으며, 이 환각 숲의 인과 왜곡 패턴을 소수점 아래 단위까지 복원해 둔 상태였다.

"크, 큭…… 섀도우…… 네놈의 목소리인가……!"

카토는 강우의 단호한 유도 지시에 억지로 정신을 차리며, 10시 방향을 향해 발도술 검기를 뿜어냈다.

스각――!

검기가 고목을 베어 넘기는 순간, 몽환적인 보랏빛 안개 장막의 한구석이 쩍 갈라지며 숲의 중앙 거목 위에 매달려 촉수를 흔들고 있는 2층의 진짜 보스, '환영의 나비 군주'의 거대한 육체가 선명하게 노출되었다.

몸길이만 10미터가 넘는 투명한 거대 나비 몬스터는, 자신의 환각 결계가 깨지자 붉은 촉수들을 뻗어 연합군의 머리 위로 강산성 침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알겠어요! 하압!"

유지원의 극저온 파동이 나비 군주의 거대한 날개를 순식간에 은백색 서리로 얼려버렸고, 나비 군주는 날개 짓을 멈추고 괴성을 지르며 거목 아래로 추락했다.

"기다리고 있었다, 섀도우! 내 대검의 속도를 보여주마!"

백현우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대검을 길게 수직으로 내리쳤다.

콰아아앙――!

정확한 공간 참격에 나비 군주의 청동 코어가 산산조각 났고, 괴수는 비명 소리와 함께 은빛 가루가 되어 완전히 타올라 소멸했다.

나비 군주가 사라지자 사방을 뒤덮고 있던 몽환적인 보랏빛 안개와 은빛 나비 무리들이 거짓말처럼 연기가 되어 걷혔고, 평범하고 어두운 숲 유적의 잔해만이 드러났다.

"후우…… 살았군."

카토 유이치는 칼을 거두며 식은땀을 닦아냈다. S급 헌터인 그조차도 온몸을 떨 만큼 방금 전의 환각 트라우마는 아슬아슬한 위기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카토 씨. 그리고 대원 여러분."

강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숲의 끝자락, 고대의 기하학적 석조 문이 열리며 3층으로 향하는 어두운 계단이 입을 벌렸다.

보이지 않는 황제의 정밀한 정신 조율 아래, 연합군은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2층 미로를 완벽히 격파하고 3층을 향해 신속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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