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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열두 시 십이 분)5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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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어제보다 눈부신 오늘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황금빛 은행나무 잎들이 비처럼 캠퍼스 교정에 흩날렸다.

윤재는 도서관 옆 분수대 광장을 서연과 함께 나란히 걷고 있었다. 두 사람의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며 밟히는 은행잎의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손목시계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흐름을 타고 똑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정오 12시 12분.

윤재는 주머니 속에 든, 멈춰버린 형의 옛 시계를 가만히 만져보았다. 멈춘 시계는 그에게 더 이상 능력을 주지 않았지만, 그가 겪었던 그 지옥 같고도 아름다웠던 기적의 연대기 전체를 증명하는 훈장이었다.

“무슨 생각해, 윤재야?”

서연이 생글생글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니, 그냥. 오늘 하늘이 정말 맑아서.”

윤재는 서연의 손을 꼭 쥐었다. 손바닥을 통해 온전히 전해지는 서연의 체온. 과거를 되돌려 가며 억지로 그녀의 마음에 환심을 사려 했던 그 어떤 순간보다, 아무런 기적 없이 단지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걷는 지금 이 순간의 1분이 몇만 배는 더 값지고 행복했다.

서연은 윤재의 손을 더 세게 꽉 맞잡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제 과거 따위는 돌아보지 말자. 우리에겐 다가올 내일이 훨씬 더 많잖아.”

“응, 맞아.”

윤재는 하늘을 보며 길게 숨을 들이켰다.

12시 13분, 14분, 15분….

초침이 흘러갈 때마다 세상은 어제보다 조금씩 더 멀어지고 있었고, 내일이라는 가슴 벅찬 순간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비록 내일 또다시 후회할 실수를 하고, 아픈 상실을 겪게 될지라도 두렵지 않았다. 곁에는 손을 잡아주는 동료가 있고, 가슴에는 언제나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던 형의 숭고한 사랑이 등불처럼 켜져 있기 때문이었다.

“윤재 선배님! 서연 누나! 같이 가요!”

저 멀리 학생회관 계단에서 도식이 손을 흔들며 밝게 달려오고 있었다. 도식의 안경테 위로 가을 햇살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윤재와 서연은 도식을 향해 마주 서서 손을 흔들었다.

그들의 눈앞에는 12분의 좁은 굴레가 아닌, 무한하게 펼쳐진 눈부신 오늘의 캠퍼스가 가을 햇살 속에 펼쳐져 있었다. 윤재는 서연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어제보다 더 밝고 눈부신 오늘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더 이상 시간을 돌리지 않아도, 그들의 정오는 완벽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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