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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89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89화: 무너지는 석유 패권

월요일 오후 3시, 서울 강남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 펜트하우스 회의실.

고급스러운 가죽 소파 맞은편에는 백악관의 안보 브레인이자 핵심 참모인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리인으로 파견된 토머스 윈스턴(Thomas Winston) 특별 대사와 글로벌 정유 연합의 대부이자 세계 최대 정유사 에스멕스(ESMEX)의 회장 리처드 스탠리(Richard Stanley)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들의 등 뒤로 경호원들이 삼엄하게 버티고 섰지만, 도윤은 소매를 가볍게 걷어붙인 편안한 셔츠 차림으로 비서가 차려온 에스프레소를 음미하고 있었다.

리처드 스탠리 회장이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한 의장.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상온 초전도 핵융합 배터리의 개발과 달의 헬륨-3 자원화는 인류의 업적이지만, 시장의 룰을 깨뜨리는 건 전혀 다른 문제요. 현재 전 세계 원유 공급망과 정유 인프라에 묶인 자본만 수십조 달러요. 당신이 이 배터리를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양산 공급하기 시작하면, 달러 패권의 핵심인 '페트로 달러(Petrodollar)' 시스템이 단 한 달 만에 붕괴하고 세계 금융 시스템은 대공황을 맞이할 거요."

토머스 특별 대사 역시 안경을 고쳐 쓰며 묵직한 어조로 거들었다.
"미 연방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의장님. 만약 안티그라비티가 이 에너지 기술을 미 정부 및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들의 합의 없이 독자적으로 배포하려 한다면, 우리는 국가안보상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티그라비티 홀딩스의 미국 내 모든 자산 동결은 물론, 우주 통신 주파수 승인 취소까지 단행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협박이었다. 전 세계를 지배해 온 금융과 군사 패권을 무기로 안티그라비티의 기술을 빼앗거나 통제하겠다는 미국의 무자비한 본모습이 드러난 것이었다. 옆에 배석한 정채원 대표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글로벌 정유 카르텔의 총구 앞에 선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윤은 에스프레소 잔을 가볍게 내려놓더니 소리 내어 픽 웃었다.
"위협이라……. 대사님, 그리고 스탠리 회장님. 두 분은 아직도 자신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착각하시는 모양이군요."

도윤이 눈짓을 하자, 정면에 위치한 대형 투명 OLED 스크린 위로 복잡한 실시간 원자재 및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가 흐르기 시작했다.

"미국이 안티그라비티의 자산을 동결한다면, 우리 영테크가 독점 생산하는 차세대 우주선용 초전도 코일과 우주 특수 센서의 미국 수출을 즉시 무기한 중단하겠습니다. 스페이스Y의 스타크루저와 미 국방부의 군사 통신 위성 사업은 영테크의 부품 없이 단 1주일도 구동될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 개발한 안티링크 위성망을 통해 미국 전역의 금융 통신 데이터를 차단하면, 월스트리트의 초단타 매매망은 그 자리에서 마비될 겁니다."

"이, 이건 협박이오!"
리처드 스탠리 회장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아니요, 사실을 말하는 것뿐입니다."
도윤의 목소리는 한층 더 낮고 날카롭게 그들의 뇌리를 찔렀다.

[띵동! '신화급 금융 군주'의 실시간 심리 제압 발동!]

도윤은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댔다.
"과거의 낡은 석유 패권에 집착하다가 파산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우주 에너지 패권의 주주가 될 것인지 선택하십시오. 안티그라비티 우주 신탁(AST)은 이번 주 내로 30조 원 규모의 '우주 에너지 전환 펀드'를 추가 발행할 예정입니다. 귀사들이 보유한 석유 매장 자산과 정유 인프라의 가치를 평가해, 이 채권과 1대 1로 교환해 드리겠습니다. 우리 배터리 공급망의 공동 주주로 합류하라는 뜻입니다."

두 사람은 도윤의 파격적인 제안에 서로를 바라보며 굳어버렸다.
그것은 석유 재벌들을 파멸시키는 대신, 안티그라비티 우주 신탁의 하부 주주로 포섭하여 자신들의 금융 생태계 안으로 굴복시키는 고도의 지배 전략이었다.

"……우리의 석유 자산을 우주 에너지 채권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말입니까?"
스탠리 회장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렇습니다. 다만, 경영권과 배 배터리 공급의 최종 결정권은 오직 안티그라비티가 독점합니다. 낡은 공룡으로 멸종할 것인지, 새로운 우주 제국의 동반자가 될 것인지는 오늘 안으로 결정하십시오."

도윤의 무자비하면서도 매력적인 카드 앞에 미국의 윈스턴 대사와 정유 대부 스탠리는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미국 정부조차 우주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한도윤의 절대 권력을 무력으로 꺾을 수 없음을 자인한 셈이었다.

[띵동! 히든 퀘스트 '석유 제국의 굴복' 클리어 성공!]

미국 정부와 세계 정유 재벌들마저 자신의 금융 네트워크 밑으로 꿇린 한도윤. 그의 우주 금융 제국은 이제 지구 전체의 에너지 혈류를 쥐어짜며, 전 세계를 지배할 단 하나의 화폐를 창조하기 위한 최종 시나리오로 진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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