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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64화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주식창에 상태창이 떴다!

64화: 위기 예측 엔진 가동

만렙인 레벨 50에 도달하여 '글로벌 금융 군주'의 칭호를 획득한 지 이틀째 되던 날.
도윤은 강남 테헤란로 안티그라비티 타워 45층 펜트하우스 의장실에서 시원한 탄산수를 마시며 넓은 모니터 화면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망막 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하고 불길한 시뻘건 핏빛 경고 문구가 마치 경고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듯 격렬하게 깜빡이며 온 세상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 군주 칭호의 사기적인 특권인 '글로벌 금융 위기 도래 3일 전 극비 지침 알림' 기능이 정식으로 가동된 것이었다.

위이이잉-!

[경보! 인류 금융 역사상 전례 없는 글로벌 유동성 위기(뱅크런) 3일 전 감지!]

도윤은 마시던 탄산수를 내려놓고 입꼬리를 스윽 올렸다.
"드디어 빙하기가 오는군. 시장은 지금 역사적인 불장(Bull Market)이라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난리법석인데, 딱 3일 뒤면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더 처참한 지옥문이 열린다는 얘기잖아."

현재 여의도와 뉴욕 월스트리트의 모든 경제 언론들은 연준의 완화적 금리 정책 기대감과 AI 반도체 랠리에 취해 주가가 역사상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모든 개미 투자자들과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탐욕에 눈이 멀어 빚까지 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초호황기였다.
하지만 3일 뒤 미국 스타트업들의 젖줄인 SVVB가 뱅크런으로 파산 신청을 하는 순간, 이 모든 호황의 모래성은 단 5분 만에 산산조각 나 물거품이 될 터였다.

도윤은 주저 없이 비상 통신 벨을 눌렀다.
"서 변호사님, 정 팀장님. 당장 회의실로 들어오세요. 비상 상황입니다."

1분 만에 의장실로 달려온 서은우 변호사와 정채원 분석팀장은 의장실 모니터에 표시된 미국 국채 금리 스프레드와 뱅크런 시뮬레이션 수치들을 보고 동공을 흔들었다.
"의장님, 갑자기 소집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서 변호사님. 오늘 중으로 우리 안티그라비티 파트너스, 그랜드 자산운용, 그리고 가온증권이 보유한 국내외 모든 주식 지분 중 경영권 방어용 필수 지분을 제외한 모든 우량주 주식 물량을 장내 시장가로 전량 매도해 현금화하세요."
"예?! 주식을 전량 매도한다고요?!"
정채원 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의장님, 지금 코스닥이랑 나소닥 지수 모두 신고가를 뚫고 달리는 초강세장입니다! 한주테크랑 셀트온텍도 매일 수백억씩 평가 이익이 불어나고 있는데, 왜 갑자기 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들을 전부 현금화하시는 겁니까?!"
"3일 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뱅크(SVVB)가 예금 인출 불능 상태에 빠지며 파산 선언을 할 겁니다."
도윤은 찻잔을 천천히 돌리며 묵직하게 말했다.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통째로 마비되고, 나스닥 선물 지수는 하루 만에 1,000포인트 이상 폭락할 겁니다. 지금이 역사상 최고점 꼭대기예요. 놈들이 탐욕에 눈이 멀어 주식을 비싸게 사주겠다고 줄을 서 있는 바로 지금, 우리는 최고점에서 모든 물량을 개미들과 기관 놈들에게 안전하게 떠넘기고 현금 2조 원을 실탄으로 확보해 둡니다."

서은우 변호사는 꿀꺽 침을 삼켰다. 도윤의 예측 엔진 '신의 눈'이 가동되어 3일 뒤의 금융 붕괴를 예고하고 있었다. 이 남자의 정보력은 연준 의장이나 미국 대통령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했다.
"알겠습니다, 의장님. 즉시 가온증권과 그랜드 자산운용 매매 데스크에 지시하여, 오늘 장 마감 전까지 모든 우량주 포트폴리오를 매각 처리하여 예수금 계좌로 현금을 전액 환원하겠습니다. 약 1조 5,000억 원 상당의 원화 및 달러 현금이 확보될 것입니다."
"좋습니다. 그리고 목요일 밤 연준 긴급 성명 발표 직전, 우리 법인 자금 10억 달러를 나스닥 100 선물 매도 포지션에 최대 레버리지로 예약 진입시키세요. 안전자산인 금 선물에도 5억 달러 롱 포지션 진입시키고요."

"현금 15억 달러의 양방향 숏/롱 하이브리드 플레이……!"
정채원 팀장의 두 눈이 경외심으로 타올랐다.
남들이 폭락장에 전 재산이 털려 비명을 지르며 빌딩에서 뛰어내릴 때, 금융 황제 한도윤은 최고점에서 현금을 쥐고 숏 포지션이라는 낫을 들고 월스트리트의 모든 자본을 수확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화요일 오후 3시, 대한민국 주식 시장.
안티그라비티 계열 창구에서 수천억 대 우량주 주식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여의도 펀드매니저들과 경제 찌라시들은 조롱 섞인 보도를 내보냈다.
― [찌라시] 안티그라비티 한도윤, 대세 상승장에서 겁먹고 주식 전량 매도 탈출? '천재 투자자의 몰락'
"하하하! 한도윤 그 자식도 결국 럭키 개미였어. 이 미친 불장에 주식을 다 팔고 현금화하다니, 바보가 따로 없군!"
여의도의 모든 큰손들은 도윤의 현금화 조치를 비웃으며 기고만장하게 주식을 사들였다.

도윤은 모니터의 조롱 기사들을 보며 차가운 헛웃음을 지었다.
"실컷 웃어두라고 하세요. 금요일 아침이면 그 웃음소리가 곡소리로 바뀌게 될 테니까."

인류 금융 역사상 가장 잔혹하고 화려한 '글로벌 금융 위기 수확 작전'이, 테헤란로 안티그라비티 타워 위에서 차갑고 조용하게 그 거대한 낫의 날을 갈아 세우고 있었다.
세상의 종말이, 단 72시간 뒤로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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